지난 호까지 밀교의 삼밀수행법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이번호부터는 삼밀 가운데 입으로 행하는 구밀(口密)의 수행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구밀의 수행은 바로 진언(眞言)을 외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진언염송(眞言念誦)이라 합니다.
진언은 불보살의 참다운 말씀으로서 비밀어(祕密語)이자 진실어(眞實語)입니다. 심오한 뜻이 담겨 있기 때문에 비밀어(祕密語)이며, 참다운 말씀이므로 진실어(眞實語), 진언(眞言)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진언은 매우 큰 공덕(功德)과 공능(功能)을 지니고 있습니다.
밀교의 수많은 경전에는 다양한 진언들을 설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수법(修法)과 작법(作法)에 따라 여러 가지 진언들이 지송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몸담고 있는 총지종에서 주로 지송하고 있는 진언들을 몇 가지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석문의범』이나 조선조에 간행된 각종『진언집』에도 나오는 진언으로, ‘옴람’이라는 진언이 있습니다. 이 진언은 총지종의 진언 의궤법 가운데 맨 먼저 나오는 진언으로서 이 진언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과정을 갖습니다.
이 진언을 정법계 진언(淨法界眞言)이라고 하는데, 행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청정케 하는 진언이기 때문에 정법계 진언아라고 부릅니다.
『문수근본일자주경』에서 말하기를, ‘정법계 진언 옴람을 생각하거나 염송하면 능히 삼업을 청정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몸과 입과 뜻을 깨끗하게 진언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옴람은 진언행자 자신의 심신을 맑게 하는 진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인간의 몸을 대우주에 상대하여 소우주라고 말합니다. 진언행자의 몸이 곧 소우주이며, 삼라만상은 대우주입니다. 이를 법계(法界)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정법계(淨法界)라고 하면, 진언행자의 소우주와 대자연의 우주 모두를 청정하게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 가운데 먼저 행자 자신의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기도는 먼저 자신이 맑고 깨끗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옴람을 통해 자신의 몸과 입과 뜻을 청정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수행과 기도 속에 불보살의 가피를 받을 수 있으며, 몸과 입과 뜻의 삼업(三業)이 깨끗하고 맑아야 일체가 맑아지는 법이며, 청정함 속에서 소원하는 바를 이룰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살장정법경』에서 말하기를, ‘삼업이 청정해야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고, 바른 생각에서 모든 번뇌를 여의고 일체를 원만하게 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열반경』에서도 ‘삼업청정은 일체 선법(善法)의 근본이 된다’고 하였으며,『정법념처경』에서는 ‘삼업청정이 무궁한 보배이며, 삼업이 청정하지 못하면 나와 남을 파괴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대지도론』에서도 ‘삼업이 바르면 한량없는 복을 얻는다’고까지 하였습니다. 따라서 수행에 있어서 청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청정하지 않으면 기도와 불공, 수행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럼 점에서 옴람을 열심히 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 가운데 진정으로 청정한 생활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즉 옴람을 외움과 동시에 일상이 청정해야 합니다. 옴람을 외우더라도 청정하지 못한 생활을 한다면 진언의 공덕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진언을 외워도 성사가 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정법계 진언의 공덕(功德)에 대해『문수근본일자주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습니다. ‘정법계 진언 옴람을 생각하거나 외우면 능히 삼업을 모두 청정하게 하고, 일체 죄장(罪障)이 다 소멸하며, 일체 좋은 일을 능히 이루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누구라도 소원하는 바가 있다면, 수시로 옴람을 외우십시오. 그리고 평소에 몸과 입과 뜻이 청정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한 노력 속에서 자신의 삼업이 청정해지고, 일체 재난이 소멸하며, 일체 소원이 성취될 것입니다. 옴람! 옴람! 옴람! 다음호에서는 ‘옴치림’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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