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서 밀교의 구밀 수행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호에서는 구밀 수행의 다섯 번째 내용으로서 광명진언(光明眞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광명진언은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 가운데 하나입니다. 비로자나부처님은 어떤 부처님인가하면, 우주 삼라만상과 진리를 나타내는 부처님으로서 무시무종(無始無終)으로 존재하는 부처님입니다. 그래서 비로자나부처님을 법신(法身) 부처님이라고 부릅니다. 일체법, 진리로서 존재하는 부처님입니다. 일체만법이 곧 비로자나부처님인 것입니다.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 가운데 광명진언은 어떤 진언인가하면, 제불보살(諸佛菩薩)의 총주(總呪)라고 합니다. 총주(總呪)는 일체의 불보살을 총섭(總攝)하는 진언을 가리키는데, 그 진언이 바로 비로자나불의 진언인 것입니다. 비로자나불은 제불보살의 으뜸이므로, 광명진언이 바로 총주(總呪)인 것입니다. 모든 진언 가운데 으뜸 되는 진언입니다.
광명진언은 망자(亡者)의 극락왕생을 위하여 지송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체 서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광명진언을 외우거나 진언사경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모든 서원을 성취시키는 진언이며 비로자나불의 광대무량(廣大無量)한 공덕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광명진언을 완전히 갖추어서 부르면, ‘불공견삭비로자나불대관정광진언(不空絹索毘盧遮那佛大灌頂光眞言)’이라고 합니다. 줄여서 ‘불공관정광진언(不空灌頂光眞言)’, ‘대관정광진언(大灌頂光眞言)’ ‘관정진언(灌頂眞言)’이라고 부릅니다.
광명진언(光明眞言)의 인도 산스크리트어를 한글로 옮기면,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 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이라고 읽습니다.
광명진언(光明眞言)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빛이 밝은 진언’이란 뜻입니다. 무엇이 밝은가 하면, 마치 온 세상을 비추는 태양의 광명(光明)과 같이 부처님의 덕성(德性)과 공능(功能)이 세상 널리 퍼져 밝게 비추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진언을 외우면 부처님의 광명을 얻어 모든 죄보(罪報)가 소멸되고, 생자(生者)는 현생에서 일체 소원을 이루고, 재난이 소멸되며, 망자(亡者)는 극락왕생하게 된다고 합니다.
광명진언을 외울 때는 오른손을 어깨 높이로 들어 올리고 손바닥과 다섯 손가락을 활짝 펼쳐서 밖으로 향하게 하여 광명진언을 함께 외웁니다. 이때 다섯 손가락에서는 밝은 광채가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이 수인(手印)을 오색광인(五色光印)이라고 부릅니다.
오색광인의 신밀(身密)과 밝은 광채의 의밀(意密)과 광명진언의 구밀(口密)로써 삼밀을 갖추게 됩니다. 광명진언의 삼밀로써 일체가 밝아집니다.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는 광명진언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바가지에 강변의 깨끗한 모래를 담아 광명진언을 108번 외운 다음, 그 모래를 묘지나 시신 위에 뿌려 망자의 영식을 천도했다고 합니다.
그의 저서『유심안락도』에서도 ‘만약 중생이 이 진언을 외우거나 듣기만 하여도 모든 죄업이 없어지게 된다. 또 중생이 죽은 다음 악도에 떨어질지라도 이 진언을 듣게 하면 능히 해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이 진언을 108번 외워 그 모래를 시신 위에 흩거나 묘지 위에 흩어주면 비로자나부처님의 광명이 망인에게 이르러 모든 죄업을 소멸시켜 줄 뿐 아니라 서방 극락세계의 연화대로 인도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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