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서 밀교의 구밀 수행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호에서는 구밀 수행의 여섯 번째 내용으로 수호국계주진언(守護國界主眞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수호국계진언은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비로자나부처님은 우주 삼라만상에 상주하여 계시는 부처님으로 유형(有形) 무형(無形)의 일체를 몯 포함하고 있는 부처님으로서 진리의 부처님, 이치의 부처님이라 하여 이불(理佛)이라고 합니다.
비로자나부처님의 진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난호에서 살펴보았던 광명진언과 그 외에 태장계 비로나자불, 금강계 비로나자불의 진언, 비로자나총귀진언 등이 있고, 또 이번호에서 살펴볼 수호국계주진언도 있습니다.
수호국계주진언(守護國界主眞言)은 나라[國]의 경계[界]를 수호하는[守護] 중심진언[主眞言]이란 뜻입니다. 즉 나라를 수호하는 호국(護國)의 진언입니다. 불교를 호국불교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수호국계주진언은 ‘옴훔야호사’입니다. 이 진언은『수호국계주다라니경』에 근거한 것으로, 지혜의 증득과 일체 액난을 없애는 진언입니다.
『수호국계주다라니경』은 10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가운데 제3권을 보면, ‘정법을 홍포하고 좋은 정치로 백성들과 나라를 잘 다스리면 국위가 선양되어 백성들이 안락하고, 국권이 튼튼하여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다’고 설하고 있습니다.
이 진언을 외울 때는 반드시 손으로 금강계만다라의 대일여래의 지권인(智拳印)을 결하여야 합니다. 진언은 ‘옴훔야호사’, 수인(手印)은 지권인(智拳印)으로써 삼밀을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지권인은 금강계 만다라의 비로자나 부처님이 결하고 있는 수인(手印)으로서 무명망상을 능히 멸하여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는 결인입니다. 즉 부처님의 지혜(佛智)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지(佛智)에 이르게 하는 지혜의 결인이라 하여 ‘지권인(智拳印)’이라 하는 것입니다. ‘지혜의 주먹을 쥔 손모양’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서 지권인을 결하고 수호국계주진언을 외우는 것은 비로자나부처님의 지혜로써 나라를 수호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한 불공은 삼국시대 때부터 있어 왔습니다. 그것이 호국도량법회입니다. 호국도량은 진호국가의 법을 닦는 사찰로서 특히 고려시대에 많이 개설되었으며, 이 도량에서 국난을 없애고 원적(怨敵)을 물리쳐서 나라를 평안케 하기 위하여 ‘호국삼부경(護國三部經)을 강설하고 여러 가지 경법(經法)을 행하였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호국불공의 수행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밀교종단인 총지종에서 수호국계주진언과 지권인의 수인으로써 나라를 위한 불공하고 있습니다. 그 불공이 진호국가불공(鎭護國家佛供)입니다. 1년에 두 번 상․하반기로 나누어서 각각 49일 동안 불공하고 있습니다.
이 불공의 뜻은 ‘외적의 침입이나 환란(患亂)을 진압(鎭壓)하고 나라를 수호하는 데 있습니다. 총지종에서는 수호국계주진언 ‘옴훔야호사’를 외우면서 나라를 위한 불공을 올리고 있는데, 항상 다음과 같은 서원(誓願)을 발원합니다. 부국강병, 국태민안, 조국평화통일, 산업발전, 재난불생입니다. 이와 함께 진호국가불공을 올리는 49일 동안에는 나라를 비방하거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을 삼가합니다, 그 이유는 나라 불공을 행하는데, 올바른 행이 아니오 바른 실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랏일을 잘 못하거나 그릇되면 바르게 판단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서원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수호국계주진언과 지권인의 수인은 개인차원에서는 지혜의 증득, 국가차원에서 나라를 수호하는 원대(遠大)한 서원을 발원하는 불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언수행자나 자녀 가운데 특히 국가고시나 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이 진언과 수인으로써 수행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위한 불공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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