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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 |
어느덧 봄빛 물오르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봄빛을 만나려 제가 사는 남쪽 바다로 구경삼아 오시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너무 외출을 자제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추위라는 환경 속에서 언젠가 다가올 희망을 품었듯이, 봄을 맞은 사람들의 얼굴은 너무나 편안해 보입니다.
삶은 그런가 싶습니다. 어려움이 있을수록 그 사람의 품은 희망은 더욱 크고 아름답습니다. 지난 겨울 그만큼 추웠던 시절인가 봅니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은 봄을 맞으려 남쪽으로 몰려오고 있는가 봅니다. 어쩌면 지난 겨울은 춥기보다는 사람은 마음이 불편했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접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보면서, 우리 마음은 늘 불안하고 언제 바이러스가 나에게 전파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조렸던 것입니다. 혹시나 나로 인해 내 주변에 있는 분들이 전파되면 어떨까 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긴장하고 또 긴장하다 보니 이제는 자칫 그 긴장마져 놓치는 경우도 있는가 봅니다. 다행히 지난달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안에 온 국민들이 접종할 수 있다고 하니 마음이 놓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평등합니다. 비록 타고난 환경과 노력에 따라 피부 색깔과 얼굴 모습, 언어와 생활습관, 빈부와 유무식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인간성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잘살고 못사는 것 차이 역시 평등 앞에서 참으로 의미가 없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우리나라가 참 살기 좋은 나라임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경제적으로 힘들고 코로나19 방역치침에 따라 사업이나 수십년 운영해온 상점들을 접는 분들도 늘어나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얼마나 사회적 환경이 좋은지 이번 사태를 통해 경험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차별이 있습니다. 혹여 상대 외형만을 보고 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모든 것이 물질적인 가치로 기준을 세우다 보니, 차별이 존재합니다. 어찌 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차별이 영원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부의 세습은 우리의 가치관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평생 모은 월급으로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를 마련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과연 이 현상이 바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로 인한 고통의 무게는 삶을 포기 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로 너무나 많은 문제점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입니다. 남보다 잘살면 내가 저지른 잘못된 관행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그릇된 가치관을 갖고 잘못을 해도 반성을 할 줄 모르는 사회적 구조로 변하게 되었다는 뉴스를 들을 때마다 참담함을 느끼게 됩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사람과 사람에 대한 차별이 더욱 엄격했습니다. 수천년이 지나도록 인도 사회는 사람차별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점을 잘 알고 계신 부처님께서는 사람과 사찰 차별에 대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초기 경전인 <증일아함경>에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모든 강물이 바다에 이르면 강으로서의 이름이 없어진다. 모든 사람도 진리라는 바다에서는 평등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평등합니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사람일지라도 장점은 있으며, 아무리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단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서로 간의 장단점을 우리 사회에서는 상대방을 누르고 자신에게 이익되게 하는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를 세우기 위해 남을 밑으로 세우는 우리 사회 구조를 바로 바꾸기 않고서는 우리 사회는 올바른 길로 갈 수가 없습니다.
불자들은 늘 자신을 관조하고 바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를 점검합니다. 이 점검이 바로 수행의 시작입니다. 따라서 나로 인해 이웃의 불편이 없는지, 나로 인해 사람들이 아파하지 않는지 잘 살피고 바른 인생의 길을 걷도록 해야 합니다. 한날 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도 각자의 인격체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많은 사람들의 인연고리로 만난 이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산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그 시작점이 바로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참다운 극락세계를 발원한 불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로부터 시작된 우주의 새로운 출발이 우리 사회를 극락정토로 만들고 행복을 창조하는 부처의 씨앗이 심어지게 될 것입니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6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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