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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연 회장은 부처님께 무엇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깨닫게 해달라는 감사한 마음으로 사찰을 찾는다 |
어느새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새삼스럽지만 ‘부처’ 하면 떠오르는 말씀 중 ‘자비(慈悲)를 빼놓을 수가 없다.
“부처님을 사랑하는 불자로서 부처님의 말씀인 ‘자비’를 뿌리칠 수 없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풀이를 보니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괴로움을 없게 하는 것이 곧 자비다.
독실한 불자이자 대표적인 불자가수인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이 몇몇 매체의 인터뷰 요청을 사양(거절)하고 ‘주간불교’와 만난 이유가 바로 불교의 ‘자비’에서 비롯된 인연의 결과였다니 당연히 오늘의 만남과 지금 이 자리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소중한 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지금은 대한민국 내노라하는 가수 수 천명의 회원을 거느린 업무가 결코 한가하지 않은 막중한 회장의 위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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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연회장이 퇴임하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
이 회장은 법명이 ‘法蓮華’다.
“진흙에서도 강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되라”
봉은사에서 명진스님이 법명을 주시면서 한 말씀이다. ‘K가요’ 35년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행로를 상상하니 이 회장에게 딱 드러맞는 법명이 이 말 말고 또 있을까.
연꽃은 불교와 아주 밀접하다. 그러고 보니 불자 이자연과도 인연이 깊다. 연꽃은 어디서나 청초하고 아름답고 신비롭다. 연꽃의 상징은 신성시하기까지 한 불염성‘不染性’이다. 흙탕물에서 자라면서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처염상정(處染常淨), 즉 자성(自性)을 더럽히지 않는 것이 연꽃만이 지닌 신비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연꽃을 가리켜 삼라만상의 오묘한 법칙이 숨겨져 있는 만다라화(曼茶羅華)라고 했다. 12만명(?)으로까지 추산되는 가요판(?)에서 정상급 가수로 우뚝 서고 여성으로서는 첫 회장(제6대)까지 오르게 된 비결, 이것은 곧 ‘불염성’에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경북 군위 태생인 이 회장은 목은 이색(牧隱 李穡) 선생을 조상으로 둔 한산 이씨 자손이다. 40대 때 뇌막염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건축업을 하던 아버지는 조상의 뜻을 이을 훌륭한 판사나 교수를 기대했다. 50대 늦깎이에 수능시험을 치르고 아버지 산소를 찾았다. 2009년의 일이었다.
이후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건국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초빙교수가 돼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니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지 않은 딸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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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자연 회장은 KBS 양승동 사장과 만나 지난해 단축됐던 가요무대 방송시간을 60분 편성복원하는데 합의했다 |
‘가수의 꿈’ 팔공산 갓바위 가서 빌고 빌어
엄마 몰래 <전국노래자랑> 출연, 우수상 받아
“우리 집안은 가수의 길이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어렸을 때 엄마 손 잡고 자주 가던 팔공산 갓바위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믿었을 때 가수를 꿈꿨습니다.”
어머니 따라 한 달에 한 번 가는 팔공산 선본사는 ‘해동제일 소원성지’로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수가 바위를 뚫듯 간절히 기도하면 원하는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갓바위 부처님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절을 가는 어머니와, 엄마 손에 잡혀 따라가는 딸의 마음은 말 그대로 동상이몽(同床異夢)이었다.
어머니는 가수 지망생 이자연이 제발 가수를 하지 못하도록 소원을 빌었고, 엄마 따라 절에 가는 어린 딸 이자연은 제발 가수의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를 했으니까. 결국 모녀지간 서로 다른 동상이몽 소원 성취 기도는 이자연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엄마와 이자연은 항상 그리워하는 운명의 주인공 사이다.
“목표를 향해 가니 힘든 줄도 모르고 삶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돌 걷어차며 등교하듯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바깥에서는 처음 보자마자 노래 계속하라고 했는데 집에 들어오면 ‘정말 꿈 깨라’라는 소리만 들었습니다.”
가수 하려고 장롱 열어놓고 노래 연습하던 이자연은 1987년 <당신의 의미>로 데뷔한 이후 지금은 우리나라 최초로 여성 대한가수협회장이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어렸을 때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서 이수미의 <여고시절>로 우수상을 차지했지만 어머니로부터 벌써부터 엄마를 속인다며 빗자루로 매를 맞아야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코로나19’ 이후 미스, 미스터 트롯서 뽑힌 신인, 그 중 김태연 등 어린 재롱둥이들을 바라보면 당시 우수상 받고 매를 맞아야 했던 처지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참 잘 생기셨다.”
절에 가서 만나본 부처님이 왜 그리 멋있고 잘 생기셨을까. 당시 이자연은 대웅전에 앉아 계신 부처님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불교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금도 일이 있으면 봉은사를 찾는다. 절간에 가는 것도 부처님께 무엇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진리를 깨닫게 해달라는 감사한 마음으로 절을 찾을 뿐이다. 탐욕과 집착이 있으므로 마음이 괴로운 중생들의 일반 의식 자체와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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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한가수협회 방문하여 이자연 회장과 가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협의를 했다 |
<찰랑찰랑> 발표하자마자 행운 이어져
올해 초 <친구야>, 선배들의 우정 노래 담아
가수생활 35년을 맞이한 이 회장은 직접 작사한 남진, 김광진 두 선배의 60년 우정을 그린 <친구야>를 올 초에 내놨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인연이라고 말한다. 불가에서 선남자선여인(善男子善女人)의 연도 매우 중요하지만 하루 동안의 길 동행도 큰 인연이다.
“오늘의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선배님들의 덕분이고 선배님들이 주신 선물입니다”
이자연 회장은 선배 나훈아, 남진 등과의 관계를 ‘행복한 인연’이라고 정의했다.
“1987년 나훈아 선배님이 작사·작곡한 <당신의 의미>라는 곡은 나훈아 선배님의 선견지명이 있어서 당시 궁시렁대면서 작곡 값(?)도 안주고 오히려 달래가면서 이 노래를 시켰기 때문에 히트 칠 수 있었다” 며, “선배님이 제게 주신 이 노래는 35년이 지난 지금도 중학생들까지 부를 정도이고 특히 군부대에서는 애창곡 1위를 고수하고 있는데 역시 나훈아 씨는 대단한 선배이자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찰랑찰랑>은 1995도 이호섭 씨가 결혼선물로 멜로디를 선물했는데 박건호 선생이 작사를 한 노래가 이 회장에게 행운의 곡이 됐다.
이렇게 탄생한 <찰랑찰랑>은 발표하자마자 결혼, 대학교 입학, 협회 회장 등등 마치 찰랑대는 위스키처럼 행운이 다가왔다.
“여자 회장이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나훈아는 후배 이자연이 과연 대한가수협회장이 된다면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그러나 염려는 회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기우가 돼버렸다.
“역대 회장 중 가장 잘 뽑았다”
초대 회장 남진은 이자연이 협회장이 되면서 그동안 엄두도 못냈던 각종 사업을 힘있게 추진하자 ‘예쁜 후배’라며 찬사를 보냈다.‘명함만 가지고 자기 장사하는 사람’, ‘마이크 놓으면 생계가 안되는 회원’ 등등 가수협회 회원들의 여러 모습은 선배와 후배가 어우러져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는 후배의 열정 앞에 모두가 신뢰와 박수를 보냈다.
그 사이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가 협회를 방문하는 등 위상도 높였고 대외적인 인식도 새롭게 만들었다.
문체부 산하 기부받는 단체로 위상 격상, 산림청과 나무심기 동참 업무협약 체결, 연15회 ‘찾아가는 희망 콘서트’ 개최, Kpop 30세까지 병역 연장, 트롯으로 알려진 한국가요의 ‘K가요’ 명칭 특허 및 정립화 시도, ‘코로나19이기자’ 캠페인송 전개, 마스크 3만매 전달 등등 ‘코로나19’ 비상사태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회장’으로 가수협회의 면모를 일신시켰다.
“연탄불에 셋방살이, 살기 힘들어도 그래도 지금보다 마음은 부자였다.”는 <가요무대>를 아끼는 한 네티즌의 댓글에서 <가요무대> 프로그램 성격을 알 수 있다.
다시찾은 60분의 가요무대, 후배가수들에게 꿈의 무대 심어주고자 최선 다할터
이자연 회장은 KBS 양승동 사장과의 끈질긴 만남과 실무진과의 협의를 통해 지난해 단축됐던 <가요무대> 60분 편성 복원결정은 이자연 회장이 1년 동안 KBS 문턱이 닳도록 찾아가서 방송관계자들을 만났지만 어려울 것이라는 말에 대한가수협회 명예를 걸고라도 이루어 내겠다는 각오로 양승동 사장을 자주 만나 설득시킨 값진 결과이다.
이자연 회장은 “매서운 한파가 지나고 따뜻한 봄을 맞은 기분”이라며, 10분이라는 시간은 3~4명의 후배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는 소중한 꿈의 무대이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할 정도로 ‘K가요’식구들에게는 획기적인 성과로 자리매김 된다. 5월3일부터 10개월 만에 복구된 60분 편성은 <가요무대>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200회 이상 출연, 출연 순위 8위) 이 회장과 회원들의 값진 쾌거이자 새롭게 방영되는 ‘다시찾은 60분의 가요무대’방송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희망 잃지 말고 건강만 지키세요”
숙원사업 100% 달성한 첫 여자 회장
‘회장님’이라는 호칭이 쑥스럽기까지 했던 가수 이자연, 힘든 시기에 선 후배를 챙기고 불 속에라도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가는 희생정신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일매일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확인하고, ‘약속을 지키자’는 좌우명의 소유자다. 약속을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가수협회장 출마 당시 공약을 내세우지 않은 후보로도 눈길을 모았지만 공약 없이 현장 뛰는 실무회장으로서 숙원사업 100% 달성한 회장이 됐다는 점에서 협회 식구들은 이 회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별명을 보자.
‘자연공주’. 의상 차림새가 공주 같고, mbc게임프로에 나갔다가 “미스코리아 진 같다.”는 소리를 듣고부터 붙여졌다.
또순이, 무명 때 너무 부지런해서 얻어졌다.
“희망을 잃지 말고 건강만 지키면 과거와 같은 일이 돌아옵니다.”
1983년부터 87까지 길옥윤 선생과 일본 전국 투어를 할 때 교포들은 이 회장의 노래에 눈물 흘려가며 환호했다.
“최선을 다하고 진실된 삶을 살고 발음, 발성 등이 맛깔스럽다.”
故 길옥윤 선생은 일본 전국투어와 NHK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자연을 이렇게 평가했다.
달라이 라마는 “우리 인생의 최고 목표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도울 수 없다면 최소한 해치지만 마라.”라고 역설했다.
늦깍기 학사, 석사, 박사 과정, 그리고 가수협회 살림과 가수의 길을 열심히 걷고 있는 부지런한 만학도 또순이의 그 모습이 아름답다.
글 / 모악재 joo@kbs.co.kr · 사진 / 이한규 lhk0108@jubul.co.kr
http://www.bulgyonews.co.kr/news/36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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