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제3의 물결’을 쓴 미국의 인류학자 엘빈 토플러는 인류가 지구상에 출현한 후 인류의 일상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꾼 혁신의 물결이 2번 있었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바야흐로 3번째 물결의 파도 위에 있다고 하였다.
인류는 신석기시대 이래 혁신적인 농경기술을 이용하여 식량을 재배함으로서 자급자족의 시대를 열었으니 그것이 제1의 물결이고, 두 번 째는 19세기 이후 유럽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에 의한 기술혁신으로 제1의 물결에서 나타난 농민을 공장의 근로자로 바꾸며 대량생산에 의한 대량소비 시대를 열었으니 그것이 제2의 물결이라고 하였다.
엘빈 토플러는 우리는 지금 제3의 물결 위에 살아가고 있다고 하였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컴퓨터의 사용과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세계의 지식과 정보를 실시간의 분, 초 단위로 교류하며 생활하게 되었으며 지식과 정보를 더 많이 소유한 사람이 더 많은 부를 누리는 사회가 되었다고 하였다.
엘빈 토플러는 인류의 탄생에서 신석기 시대까지 걸린 시간이 몇 백만 년, 신석기시대에서 산업혁명의 시대까지 걸린 시간이 약 1만 년이며, 산업혁명에서 제3의 물결인 현대까지 걸린 시간이 100년 남짓하다고 하였다. 즉, 그러한 시간의 단축 현상으로 보아 제3의 물결의 파도를 타고 있는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다른 세상을 맞게 될 것이므로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이 물결에 재빨리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경고가 섞인 미래를 내다보았다.
필자는 엘빈 토플러의 이야기를 하려고 서두를 꺼낸 것은 아니다. 지금부터 필자가 말하려고 하는 제4의 물결을 이해하기 위하여 장황한 서두를 꺼낸 것이다.
이제는 진부해져 버린 주제인 코로나19에 대하여 말해 보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다시 말하여 코로나의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우리는 과학 잡지 등에서 개기일식 때 달에 가려진 플레어라는 태양의 핵융합반응에 의해 생성된 폭발성 불꽃을 보고 그것이 홍염(紅焰)이라는 한자어 보다 코로나라는 영어식 표현을 더 가까이 했었고 검은색 달 주변으로 가느다란 금빛의 휘황찬란한 테두리를 보고 그 환상적인 광경에 넋을 잃곤 했다.
2020년 1월, 아니 더 정확히는 2019년 12경 중국의 우한에서 발병된 코로나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생겼다는 보도를 보았고 그 신종바이러스의 모양이 코로나 현상과 닮았다고 하여 코로나 19로 명명하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코로나라는 아름다운 우주의 현상쯤으로 여기면서 낭만적으로 코로나 사태를 맞았던 것도 사실이다.
다른 좋은 이름도 있을터인데 하필이면 환상적이고 꿈을 실어주는 아름다운 우주 현상인 코로나에 이 흉측한 바이러스의 이름을 차용(借用)하므로서 환상을 깨버린 무식한 작명가(?)의 횡포에 일응 항변하면서 이 글을 쓰려고 한다.
우리는 과거 사스나 메르스 증후군 같은 신종독감에 걸렸던 적이 있고, 이 신종독감에 이미 예방주사를 맞은 경험으로 ‘신종독감 = 별거 아니다’는 정신적 면역체계가 형성되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2020년 구정 무렵부터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다소 생소한 말이 그야말로 전세계적인 확산과 유행을 거치면서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완전히 뒤집어 버렸으니 필자는 이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현재를 ‘제4의 물결’이라고 명명(命名)하려 한다.
여기서 필자는 인구 3억1,000만명의 미국에서 1일 최대 확진자가 100만명이라는 사실과 그 인구의 1/6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하루 확진자가 35만명을 넘나드는 세계 최고의 발생율을 비교하거나 미국에서는 거의 간접강제의 방법으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데 반하여 우리는 강제적인 방법으로 영업 시간 제한을 하는등 하여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방역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보다 확산세가 더 빠르고 가파름에도 (지금은 쏙 들어 갔지만) 소위 ‘K-방역’을 자랑하는 위정자들의 편향된 홍보를 지적하거나 탓하고자 함은 아니다.
제3의 물결 시대에 사는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제4의 물결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이 화려한 문명의 시대, 혁신의 시대에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혁명적으로 바뀌어 버렸으니 앨빈 토플러도 이 제4의 물결이 이러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생활양식이나 산업구조를 일시에 바꾸어 버렸다.
우선 대인 접촉이 없는 독단 생활형의 개인 활동의 결과 사람들은 하루 종일 집안 콕 박힌 ‘집콕’으로 컴퓨터를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고 TV로 세상을 바라보며 게임기가 친구를 대신하고 있다.
집안에서 하루 종일 생활한다고 해서 가족과 원활한 대화와 애정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1일 확진자 숫자가 40만을 넘어 60만이 된 지금 어느 집이나 집안에 감염환자가 없는 집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으니 아내는 남편을 감염자로 의심하게 되고, 남편은 아내를 세균덩어리로 보아야 하며 자식은 어버이를, 어버이는 자식을 또한 그렇게 보는 나머지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각자 격리된 생활을 하면서 심지어는 같은 집안에서도 대면을 꺼려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는 기막힌 현실 앞에 거저 망연해질 뿐이다.
(다음호에 계속)
http://www.bulgyonews.co.kr/news/3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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