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6년 부처님오신날이 지난 뒤, 갑작스럽게 찾아온 여름 날씨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특히 5월 가뭄으로 인해 전국 산하에는 물 부족이 심각합니다. 전라지역 일부에서는 논에 물을 대지 못해 벼를 심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걱정이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식량 대난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더욱 우리나라 식량 확보가 걱정이 됩니다.
수행승이 이리 걱정이 많다 보니, 저를 보고 그 많은 걱정을 어디에 두었다고 묻는 도반 스님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클클하고 웃지요. 저 역시 그 많은 걱정을 왜 하는지 생각해보곤 합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서, 제가 했던 걱정들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 못하니 더욱 답답해지는 것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입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은 우리 지구촌에 많은 문제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가을부터 본격적인 에너지 대란이 시작 된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이 바로 식량 대난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계 각국은 자신의 에너지와 식량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 자원과 식량을 외국에서 수입해야 할 국가들은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국력이 적은 나라일수록 심각한 문제에 놓여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수많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희생된 군인들의 희생은 안타깝지만, 그 전쟁으로 인해 민간인의 죽음과 다친 모습을 볼 때마다 남의 일이 아닙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지역입니다. 우리나라도 저런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침략의 야만성을 버리지 못한 북한 정권은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핵 개발을 계속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으로부터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다 싶이하니 뭐라 말할 필요조차 없을 지경입니다. 너무 살기 어려운 북한 주민을 생각하면 돕고싶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미사일 도발을 늦추지 않는 북한 정권을 보면 이제는 단호하게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역시 걱정거리라 할 수 있겠지요. 이 걱정거리가 부질없는 것이라 생각 하면서도, 또 마음 한쪽에서는 또 다른 걱정거리를 달고 살아가는 노승입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나름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들꽃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환하게 미소짓게 합니다. 그리고 자연과 어울려 자라난 나무들과 들풀들도 싱그러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움은 풍경을 선사하게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지요. 길가 나뒹구는 돌멩이는 어느 집에 돌담으로 사용하고, 어떤 돌은 모양이 너무 뛰어나 수석의 가치를 높이는 상품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가장 사랑하는 꽃은 아기꽃입니다. 더욱이 우리 주변에 아이 웃음 소리가 줄어가는 이 시점에는 아기 모습만으로 우리는 행복한 미소를 떠올리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아이 웃음소리는 천상의 하늘나라 음악 소리보다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분명 저만 이럴까요? 아닙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한결같이 느끼는 마음일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아기의 천상의 웃음소리가 우리나라 곳곳에 울려지기를 바랍니다.
이렇듯,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이나 자연 대상들은 하나같이 존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물건이든 이 세상에 있기까지 그 쓰임새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길에 버려진 쓰레기는 처음부터 버려진 물건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버려지기 전에는 어떤 사람에는 가장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이었을 것입니다. 또는 한번 사용하고 버려진 일회용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쓰임새가 다하면 당연히 버려진 쓰레기였지만, 우리는 그 활용 이전에 사랑하고 애용했던 그 시점을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펴보면 이 세상에 나온 인간을 비롯한 모든 물상들은 모두 이 세상의 주인공인 존재들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사람을 위주로 생각하다 보니, 그 존재성에 대해 조금은 낮추는 경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한 물건들은 우리 인간보다 더 뛰어난 지구촌을 구성하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지구촌에서 인간의 역사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보다 지구촌을 아름답게 보존해야 할 책무가 우리 인간에서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사람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겠지요. 사람의 가치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그 가치가 무궁합니다. 이 지구촌에 존재한 것으로만 존중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지구촌에 온 것은 혼자 잘나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온 필연적인 인과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수많은 인연의 과정 속에서 온 소중한 존재들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떤 이들은 제 혼자 잘났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이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사람들이 지구촌의 모든 존재들을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상호 의존하고 함께해야 우리는 빛이 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소중함을 인정하고 화합하면 세상은 날마다 봄날이고 평화가 도래될 것입니다. 사랑의 향기가 온 누리에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우리 지구촌 존재들이 모두 행복하도록 우리 불자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주간 불교를 사랑하는 불자 여러분들의 마음이 확대되어 이 세상은 평화로워지고 행복해질 것이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늘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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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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