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에 설립된 경북여자고등학교(교장 김차진)가 2026년이면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이 많지 않은 시대에 근대여성교육의 시작을 알린 학교로 대구·경북지역 학부모들은 상급학교 진학이 가능한 여학교 설립을 위해 여론을 조성하였고 지역 유지들은 이를 총독부에 건의하여 설립한 한강 이남의 최고 여성 교육기관이다.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경북여고동창회(회장 김정숙)에서는 다양한 행사와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1일부터 서울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는 경북여고생들이 1930년대에 제작한 자수 작품 7점이 전시되고 있다.
작품으로는 자모관음, 비천상, 고려꿩, 신라고대모양, 해금강 등이 전시 중이며, 전시기간은 5월 1일부터 8월 4일까지이다.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2층에 전시중인 작품
경북여고 역사관장 석귀화 선생(42회)은 “100주년이 다가오는 경북여고에 축하메시지라도 보내듯 역사관 이층에 전시하여 보관 중이던 관음보살님이 4만 경북여고 동문들에게 축복을 내리듯 서울나들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1930년대에 제작된 조선남·여학생 작품전에서 특상 등을 받은 귀한 작품들로 6·25 때 대부분 소실된 다른 학교와 달리 보관 상태가 우수하다. 경북여고의 일제 강점기 명칭인 <대구공립여고보>생 공동 제작으로 4~6명의 이름이 개재되어 있다.
▲자모관음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역사관장 석귀화(42회), 오경수(42회) 동창
역사관장 석귀화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은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특히 지방은 더욱 그랬습니다”라며, “이 때문에 대구·경북 지역 학부모들은 상급학교 진학이 가능한 여학교 설립을 위한 여론을 조성하였고 지역 유지들은 이를 총독부에 건의하기도 했습니다”라고 했다.
1924년 대구시민들은 시민대회를 개최하여 최극용, 서병조 등은 “대구에 관립 여자보통학교 설립에 대해 우리 부민은 적극적으로 이를 기도 실행하기로...”결의하였다. 당시 대구여고보 설립의 조건으로 도 당국에서는 5만원의 기부금을 요구하였던 바 이에 기성회에서 2만4천원을 모금하고 장길상(前 경일은행장)은 1만2천원을 기부했다. 부족한 1만3천원으로 인해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버티자 경산 안병길 1천원, 경북 영양지역 유지들이 6백원, 그 외 지역민들이 십시일반 모금하기도 했다.
▲역사관을 찾은 재경회장 서정숙(41회) 동문과 김정숙(44회)회장
1926년 3월 21일 최종 설립인가를 받아 4월 15일에 옛 대구여자고등보통학교의 가교사를 수리하여 개교하게 되었다. 학교 신축은 8만여원을 들여 現 경북여고 자리에 공사를 시작하여 완공 후 1927년 11월 20일에 이전을 했다. 처음 모집인원은 160명이었으며, 전국에서 지원자가 많아 최고로 경쟁률이 높았다. 그만큼 여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적 변화 때문이었다.
대구광역시 남산동 경북여고 역사관에는 이와 같이 근대 여성교육의 시작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아 교육연구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덕수궁=이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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