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차 향기여! 해와 달을 품고 있네
한재 이목 저자(글) · 삼이 원학 번역
불광출판사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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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학 스님이 7월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한재 이목이 당대의 사상적 흐름과 달리 자연을 존중하고, 불가적 세계관 속에서 인간의 평등성과 도야의 가능성을 차를 통해 노래한 점에 깊은 감동을 받았죠. 차(茶)는 단순한 기호 식품이 아닌 인간의 인성을 단련시켜 주는 수행의 도구이자, 인생의 참된 벗으로 자리할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한재(寒齋) 이목(李穆, 1471~1498)이 지은 「다부(茶賦)」를 옮기고 풀어 쓴 원학 스님의 고백이다.
차에 대한 글을 꼽으라면 대부분 ‘다성(茶聖)’으로 일컬어지는 초의 선사의 「동다송(東茶頌)」을 언급한다. 그러나 그보다 340여 년 앞선 조선 전기, 한재 이목은 「다부」라는 글을 남겼다.
무오사화라는 사건에 휘말려 스물여덟 해의 짧은 생을 살다 간 그는 고요하고 맑은 정신세계를 좇았던 문인(文人)이었다. 자연과 차(茶)를 벗 삼고자 했던 한재는 「다부」에서 차의 기원과 역사, 덕성, 음다의 예법까지 차에 관한 제반 지식을 문학적 수사와 함께 응축해낸다.
조선 전기의 억불숭유(抑佛崇儒) 분위기 속에서, 그는 불가적 세계관을 끌어와 인성의 평등성과 자연과의 합일을 노래했다. 당대 문인으로서는 드물기만 한 열린 정신의 소유자였다.
이 책은 바로 그 「다부」를 다인(茶人)이자 수행자인 원학 스님의 눈으로 새롭게 풀어낸 해설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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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마음속 차 향기여! 해와 달을 품고 있네' 표지 |
오랜 시간 차를 마시고 가르치며 살아온 원학 스님은 2001년, 다회(茶會)에서 우연히 「다부」에 대한 강의를 맡게 됐다. 처음 접한 「다부」를 1년 반 동안 강독하며 점차 이 글이 담고 있는 사유의 깊이와 맑은 정신세계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언젠가 이 글을 제대로 옮겨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바람을 품게 됐다.
“이미 번역본이 존재했지만, 대부분은 한학자의 관점에서 해석한 것이어서 ‘차’를 수행과 삶의 실천으로 삼는 다인의 시선에서는 아쉬움이 많았죠. ‘다우(茶友)’로서, 또 ‘끽다거(喫茶去)’의 삶을 실천하는 한 수행자로서 차의 본질과 그것이 담아내는 정신성을 중심에 두고 「다부」를 새롭게 번역하고 해설하고자 했습니다.”
원학 스님은 한문에 능한 학자의 눈이 아니라, 차를 삶의 벗으로 삼아온 이의 시선으로 「다부」를 다시 읽었다. 그리고 이를 오늘의 언어로 옮기면서 학술적 해석을 넘어서 ‘삶의 향기’를 전하고자 했다. 단순히 한문을 현대어로 옮기고 해설한 것이 아니라, 차를 통해 삶을 배우고, 사람을 대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는 수행자의 눈으로 풀어내고 관련 시문과 고사를 보완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그래서 이 책은 차를 수행의 한 방편으로 받아들이고 삶 속에서 실천해 온 저자가 그간의 다생활(茶生活)에서 체득한 성찰의 기록이기도 하다.
주변으로부터 정인군자(正人君子)란 말을 듣는 원학 스님은 수행자다운 곧은 기개와 계행, 정연한 논리와 달변, 문화적 예술성을 지니고 있는 등 신언서판(身言書判) 모두가 반듯하다는 평을 듣는다. 현재 경북 경산에 있는 삼화사 청묵예원에서 다도회 모임을 주관하고, 전통산수화 지도와 창작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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