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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1/03/29 12:30:57  이한규
산이 부른다
캠핑문화에 대하여...

세상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명()이 있으면 암()이 있게 마련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나라 경제는 급전직하 엉망이 되었음에도 불황을 모르는 곳이 있으니 바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캠핑장 이야기다.

오늘부터 3회에 걸쳐 요즘 젊은 사람들의 캠핑문화를 살펴보고 아울러 우리 젊었을 때의 캠핑을 뒤돌아보면서 젊은 그들에게 시기와 함께 질책도 하는 시간을 가져 보려 한다.

 

필자는 경남 산청 지리산 자락의 한적한 산촌에서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록 산촌이라고 하지만 요즘에야 촌티 나는 촌이 어디 있는가? 구석구석까지 잘 만들어진 도로가 있고, 도시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그야말로 그림 같은 집과 그 집 뜨락에 세워진 경운기나 트랙터, 콤바인같은 농기계에는 눈을 살짝 감아버리고 고급승용차만 쳐다본다면 이곳은 산촌이 아니라 잘 나가는 누구네 별장 쯤으로 보이는 그런 집들이 즐비한 곳이다.


이곳은 맑은 산이 펼쳐진 산청(山淸)이 아닌가. 산이 맑으니 물도 맑고 산 맑고 물 맑으니 공기조차 좋은 이곳에서 주중에서 좋아하는 책이나 읽고 여기 신문사, 저기 잡지사에 보낼 글을 쓰면서 유유자적하다가 심심이 머리 꼭지를 비집고 올라오는 주말이 되면 하나씩, 둘씩 찾아오는 캠퍼들을 만나니 심심할 턱이 없는 소일꺼리까지 갖추어진 곳이다.


세 살 꼬마에서부터 떠꺼머리 중학생, 새침떼기 여고생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들을 만날 수 있고 처음 보는 그들과 일박이일 또는 이박삼일 동안 수시로 얼굴을 마주 보는 이웃사촌이 되어 아이에게는 아이가 되어 놀아주고 젊은 부부들과는 또 나도 젊은이가 되어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거꾸로 나의 생각이나 문화를 전수하게 되는데 나의 문화라는 것은 결국 문학 얘기가 되어 내가 쓴 소설의 줄거리를 들려주고 내가 쓴 시를 설명하는 국어선생님이 되어 버린다.

고객들인 손님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캠핑을 즐기고 갈 때 지리산 맑은 바람 한 바가지를 떠서 차안에 실어 주고,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갈 수 있도록 해 준다.


요즘 젊은이들 캠핑문화의 트렌드는 단연 물질 만능에 젖은 럭셔리한 고급 문화임에 반하여 60년대와 7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낸 우리 중늙은이들의 눈에 비친 그들은 별천지 세상에서 신선놀음을 하러 온 사람들같이 보일 뿐이다.

그들은 승용차나 RV차량의 뒤에 컨테이너를 달고 들어오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저게 뭔가 싶었지만 버튼 하나를 누르면 단순한 사각형으로 보이던 컨테이너 꼭대기 부분이 스르르 올라가면서 창문과 도어문이 생기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멋진 침대가 있는 침실은 물론이고 싱크대도 있고 심지어 화장실까지 만들어지는 요술상자다. 어디 그뿐인가 버튼을 누를 필요조차 없이 처음부터 온갖 실내 장식이 다 갖추어진 아방궁인 캠핑카를 몰고 오는 손님들 앞에서 거저 부러움이 가득한 시샘이 일 수밖에 없다.

일반 캠핑족은 또 어떠한가? 가방에서 꺼낼 때는 그냥 텐트로만 보이던 단순하던 천조각이 전기를 꽂고 버튼을 누르면 공기가 주입되면서 순식간에 멋진 거실과 안방이 구분되는 투룸의 텐트가 눈앞에서 세워지기도 한다.

어디 그뿐인가. 한 차 가득 싣고 온 가재도구를 살펴보면 가스레인지에 냉장고, 3단 찬장에 식탁과 식탁 의자는 물론이고 근사한 쇼파까지 가지고 와서 그곳에 앉아 티브이를 시청하거나 와이파이를 이용하여 업무를 보기도 하고 고교생 딸의 숙제까지도 해결하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신세계를 펼쳐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캠핑장에 차를 갖다 대는 순간 멋진 별장 한 채를 뚝딱 지었고, 그들 옆에 또 다른 캠퍼가 들어오고, 연이어 또 다른 가족이 들어오면 허허벌판이었던 캠핑장은 어느 틈에 10여 가구, 20 가구가 이사를 온 전원마을 한 동네가 들어서게 되는데 이게 요술마을이 아니고 무엇이랴.


아무리 요술집이 만들어 진다고 해도 밥을 해 먹고 잠자리를 만들려면 할 일이 태산이다. 엄마는 먼저 그릇이나 주방기구를 옮겨 정리를 해야 하고, 아빠는 텐트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고정을 시켜야 하는데 엄마의 부탁에 세 살배기 코찔찔이 딸은 앙증맞은 손으로 그릇 몇 개를 챙겨 주는 심부름도 마다 않고, 미운 여섯살이기만 하던 개구쟁이 소년은 놓으면 날아간다는 아빠의 엄살에 텐트를 고정시키는 줄 한쪽 끝을 앙팡지게 잡아 주면서 눈은 연신 먼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있는 정겨운 한 가족의 모습은 그것이 또 이 자연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밤이 되면 불멍이라고 해서 장작불 앞에 모여 앉아 밤을 구워 먹기도 하고 고기도 구우면서 사랑을 깊여 간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캠핑 문화에 대한 사설은 이쯤에서 잠깐 접어 두고 우리가 젊었던 시절의 캠핑문화로 돌아가 보자.

70년대 초반 학교에 다니던 우리들 젊은 시절의 캠핑은 지금에 비하면 원시인들의 고난의 행군 그 자체다. 그래도 우리는 빨간 등산 모자를 멋지게 쓰고 종아리 부분이 잘룩하게 드러난 니커바지에 알록달록한 등산 양말, 무게나 크기가 항공모함급은 되는 통가죽으로 만든 등산화를 신었고, 양털로 만든 풍성한 남방 위에 주머니가 10개쯤은 달린 등산조끼를 입으면 등산복 세팅은 대충 마쳐진다. 이제는 등산장비를 챙겨야 한다 

(다음 호에 계속)

 

김용수 선생은

시인, 수필가, 소설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국보문인협회 회원, 남강문인협회 회원

저서:하루꼬의 바나나, 삼월이 오면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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