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는 동국대학의 미술학과 1기생으로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라는 목표와 가치와 생명력을 교육받은 1세대 작가로 근, 현대 불교미술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시대정신을 담보한 창의적인 불사들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내용을 도서출판 푸쉬킨하우스에서 책으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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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가 본인의 저서인 불교미술의 시대정신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저자인 손연칠 동국대 명예교수는 4월 25일 서울 인사동 한정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여 년간 불교미술 현장에서 활동하며, 근·현대 불교미술과 한국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위한 미술교육의 문제점을 찾아 지향해 왔지만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라며, “미술의 생명력은 시대정신에 있다. 시대정신은 창의성을 담보하는데 불교미술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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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미술의 시대정신' 손연칠 손문일 지음 푸쉬킨하우스 2만5000원 |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불교미술의 창의적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나 이웃 종교인 한국 교회미술과는 많은 차이가 드러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찍부터 시대정신에 따른 창조적 미술 운동을 선도해 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현대사회에서 불교미술의 시대정신에 대한 문제점들을 끊임없이 지적해 왔지만 전국적으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불사는 과거의 양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전통에 갇혀 획일화 되고 옛 것을 흉내내기에 급급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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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중 작가의 동국대학교 여래입불상(1964)은 젊은이들이 숨쉬는 교정답게 움직이는 불상을 만들려고 했으나 끝내 뜻을 못이룬 비화가 있다 |
일본과 중국의 근, 현대 불교미술과 한국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위한 미술교육의 차별점을 지적하고 일본과 중국의 현대 불교미술을 자세하게 소개됐다. 또한 이웃 종교인 한국가톨릭 교회미술의 시대정신에 따른 창조적 변혁에 대한 미술 운동을 소개하고 국내와 유럽의 대표적인 사례들도 싣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자국의 전통미술인 불교미술에 대한 자긍심으로 미술교육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 가는 과정과 그들 두 나라가 국립예술대학뿐만 아니라 많은 미술대학에서 개교 이래 지금까지도 불교미술의 전통과 계승에 대한 교육현장의 실상들을 싣고 있으며 그들 두 나라와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비교하며 서로 상반되는 문제점들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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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동주 작가가 만든 동국대학교 부속여자중학교 상상법당은 미디어 아트로 진여법계로 젊은 신세대에 맞게 전통형식의 탱화 대신 고해상도 LED 스크린을 설치한 동영상이 약 20분 가량 상영된다 |
이 책은 근대에 들어와 시대정신을 담보한 최초의 불상으로 법주사 미륵대불'을 대표적으로 꼽고 있다. 회화로는 의곡사 괘불탱'과 '부인사 선덕여왕초상' 벽화가 있었고 '흥천사 감로탱도 있다.
이때가 1938-1939년, 같은 해에 법주사와 의곡사, 부인사, 흥천사 등 4곳에서 동시에 이뤄졌는데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 전통 불교미술에 대하여 공부했거나 이들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한국 근대 불교미술의 역사가 바뀌는 최초의 순간들이다. 법주사 미륵대불' 이후, 8년이 지난 1947년 수덕사 만공탑'이 조성된다. 다시 12년이 지난 후 '호미 든 관음상', 다시 5년 후에 '동국대입불상'이 세워진다. 그리고 13년이란 긴 시간이 흐른 후 '천안 각원사대불'이 세워지고 또 20년이 지나서 성철스님 사리탑'과 '홍은사 벽화가 같은 해에 조성된다.
1939년을 시작으로 최근에 조성된 제주 선래왓절과 부산 '쿠무다 하늘법당 및 동국대부속
여중학교의 '상상법당'까지 80여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동안 시대정신에 따른 창의성이 깃든 불사는 겨우 20여 곳에 불과하다는 심각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불교미술과 함께 절대적인 관계에 있는 건축 부분에서는 '만해마을법당'과 '탄허기념박물관 제따나와선원' 고운사 '안동청소년문화센타 등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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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사카 골불사의 일주문과 역사상은 건축과 조각의 현대적 상징성이 잘 조화되고 있는데 불교미술 전공학생들과 반듯이 들리는 답사코스이기도 하다 |
손연칠 명예교수는 "불교미술의 목적은 시대에 따라 포교와 교화에 적합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 왔다."며, “대부분의 사원들은 그동안 현대미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통이라는 미명 하에 구시대 미술에 안주함으로써 이 시대의 불교미술은 현대미술사에서 이미 도태된 지 오래 일 뿐만 아니라 젊은 신세대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 갈 뿐이다."라고 역설한다.
한국 불교미술의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지금처럼 기성세대의 눈높이 중심으로 진행된다면 새로운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포교가 어려울 것이다. 사찰공간은 문화의 정체성을 표상하는 물리적 실체이므로 전통적인 공간을 유지하면서도 도심속의 융·복합적 공간으로서의 전환이 필요하다.
미술의 생명력은 시대정신이고 시대정신은 창의성을 담보한다. 불교미술도 마찬가지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불교미술의 창의적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나 이웃 종교인 한국 교회미술과는 많은 차이가 드러난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찍부터 시대정신에 따른 창조적 미술 운동을 선도해 왔기 때문이다. 불교미술 역시 시대정신에 따라 창의성을 담보하지 않으면 역사적으로 그 가치를 분별하여 냉혹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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