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천지 가득한 5월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합니다. 산천초목 곳곳이 아름다운 꽃밭으로 마음 한편을 기쁨으로 설레게 합니다. 이런 좋은 날 아기 부처님이 고통으로 가득 찬 사바세계에 오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자비와 지혜의 광명을 안으시고 무명에 가려 신음하는 우리 중생을 구제하시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외치시며 이 사바세계에 출현하신 것입니다.
아기 부처님이 탄생하던 이때 하늘에서 오색 구름과 무지개가 피었으며, 가릉빈가(迦陵頻伽)가 아름다운 소리로 왕자의 탄생을 축하하고, 아홉 용이 나타나 몸을 씻어 주었습니다. 아기 부처님은 태어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그 걸음마다 연꽃이 피어올랐고,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인류 최초이자 최고의 탄생게를 외셨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탄생게로 잘 알려진 ‘천상천하유아독존 삼계개고아당안지’라는 사자후입니다. 이는 ‘우주 안에서 오직 나만이 높다. 삼계가 모두 괴로움이니 이제 내가 그들을 편안하게 하리라’라는 뜻입니다.
부처님이 네 방향으로 걸었던 것은 각각 사생(四生)을 상징하고, 일곱 걸음을 걸었던 것은 육도(六道)를 넘어선 해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삼계도사(三界導師) 사생자부(四生慈父)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삼계의 중생을 해탈의 세계로 인도하는 모든 중생의 자애로운 어버이라는 말씀입니다. 어버이 부처님에게 모든 중생은 결국 자식과 같으며, 자식을 훈육하는 심정으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전하시는 것입니다.
인류의 최고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연유는 무엇일까요? 그 의문점은 바로 법화경에 잘 나와 있습니다. <묘법연화경 방편품>에서 ‘부처님께서는 하나의 큰 사명(使命)을 위하시어 이 세상에 출현하셨나니 그것은 오직 모든 중생에게 지혜 문을 열어 보이시고 깨쳐 들어오게 하려 하심이라’라고 하여 부처님께서 이 사바세계에 오신 참뜻을 천명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개시오입(開示悟入)이라 합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이 법에는 부처 되는 길만 있다. 성문의 길을 가서 아라한이 되고, 연각의 길을 가서 독각승이 되고, 보살의 길을 가서 보살승이 되는 게 아니다. 이승(二乘), 삼승(三乘)이 없고, 오직 부처 되는 길 하나밖에 없다.’
바로 이것을 일불승(一佛乘)이라고 합니다. 즉, 부처 되는 길 하나밖에 없다고 하는 ‘회삼귀일(會三歸一)’이라는 가르침이 나옵니다. 여래의 가르침에는 오직 부처 되는 길 한 가지밖에 없다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의 전체 요지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회삼귀일의 가르침을 온갖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부처님과 다르게 자신의 욕심으로 더큰 욕망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탐하면 더욱 가지려고 하고, 나만의 위익을 위해 남을 해치며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칩니다. 이것이 전도된 가치관으로 인한 고통인 줄 모르는 것이 이 시대의 아픔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가장 중요한 것이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고 중생을 부처되게하는 길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이들을 제도하기 위해 이런 저런 수행을 하면 하면 아라한이 되고, 다른 방법으로 수행을 하면 독각승이 되고, 이런 수행을 하면 보살승이 된다고 하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들은 미래세에 모두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더욱 정진하고 자신을 닦아나가면 ‘그 모든 길은 오직 부처가 되는 길 한 가지다’라는 점입니다.
오늘 우리들은 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농부로, 어떤 사람은 노동자로, 어떤 사람은 선생님으로, 또 어떤 사람은 수행자로 살아갑니다. 서있는 위치와 살아가는 방법이 다를 뿐 우리들은 부처되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그 길을 확신하고 마음을 바로 청정히 하여 진실된 불제자가 되어 정진하면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경전마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깨달음으로 가는 길뿐입니다. 지금 우리가 서울로 가기 위해 대전을 걸쳐 가기도 하고, 인천에 살면 동쪽으로 가고, 강릉에 살면 서쪽으로 가지만 서울로 가는 길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자신이 뭘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고 정진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바르게 가고 있음을 알게 되고, 혹시 다른 길로 접어들면 다시 서울로 가는 길을 따라 가면 됩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스스로 반성하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 믿음의 자리가 오늘 부처님오신날이 되는 날이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더욱 정진하고 정진할 따름입니다. 모두 성불에 오르는 그 날까지 불퇴심을 내지 말고 앞으로 무소의 뿔처럼 정진해 나아갑시다.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