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매화 꽃물 드는 날
푸르던 추억과
흘러온 세월 사이에 서면
흑백사진 속
초롱하던 눈망울들이
오래된 우정을 데리고 온다
종점은 저만치인데
예고 없이 멈춰 선 정거장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너에게
희미한 등불 하나라도
밝혀 줄 수 있다면
봄볕이 융단처럼 깔린 창가에서
모래펄 속 물새 알이 깨어날 날을
우리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 보자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사바라지만
작별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노니
소중한 이승의 끈을
다시 한 번 단단히 여미자
홍매화 꽃잎이 흩날리는 창가에서
꽆잎 하나 띄운 찻잔을 들고
나는 너의 봄을 기다린다
오늘따라 차향은 조용히 젖어 오고
지는 꽃잎 사이로
다시,
봄이 오고 있구나
■시인 眞性華 이은숙(李恩淑) 프로필
•경남 진주출생
•월간 국보문학 詩부분 신인상
•한국문학신문 기자
•(사)국보문인협회 이사
•국보문학회원
•신서정문학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