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불교


			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25.5.9 (금)

전체기사 l 독자게시판

처음으로 > 담원 김창배의 선화화첩기행

http://www.bulgyonews.co.kr/news/37693

발행일시: 2023/09/25 11:03:56 이한규

생각나는 대로 적다述懷謾吟

어제 와서 서쪽으로 갔다가 또 동쪽으로 가니 다음 해는 어느 곳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네. 배를 채우는 진귀한 음식은 차와 멥쌀이고 몸에 지닌 것은 바리대와 한 벌 옷 마음 닦고 욕을 참아 너와 내가 없고 입은 유마거사 비야리굴에 걸어 시비를 끊다 맑은 새벽 졸음에 깨어 한가로이 의자에 기대 희미한 달빛 아래 가을빛이 만연하네.

"昨來西住又東飛不意明年那處歸濡腹珍羞茶與糲隨身道具鉢兼衣心行忍辱無人我口掛毘耶絕是非清晨睡起閑凭几滿目秋光月色微")

이 詩에서 다송자는 한말과 일제하의 혼미한 시대상을 읊으면서 동서로 떠도는 신세인 것을 쓸쓸하게 노래하고 있다. 그 어려운 시절 다송자는 차 한 잔과 좁쌀로 허기를 채우고 옷 한 벌, 발우 하나에 가난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세태를 비판하지 않고 계율에 철저하며 그러한 수행으로 是와 非의 분멸조차 떨쳐 버리고 산다.

문화예술학 박사 담원 김창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