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엄한 불교 의식으로 ‘세계 평화와 국민 대화합’ 기원
1천 여 참석 대중 마음속에 깊은 울림 남겨
도올 김용옥 “범패 속 화합 정신 연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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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당작법 중 |
제37회 세계 평화와 국민 대화합을 위한 영산재가 6월 6일 서울 신촌 봉원사 특설도량에서 여법하게 봉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봉원사 대중 스님을 비롯한 영산재보존회 회원 등 200여 명의 스님들과 400여 명의 신도, 그리고 일반 시민, 외국인들과 그 밖에 방송·신문 기자, 사진작가와 유튜버 등 1천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오전 10시 사이렌 소리와 함께 현충일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펼쳐진 영산재 정기시연은 타종에 이어 시련, 대령, 관욕, 괘불이운, 식당작법의 순으로 오전 일정이 진행됐다.
오전 의식의 마지막 순서이자 영산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식당작법(食堂作法) 시연에는 사물(종·목어·운판·북)을 비롯한 각종 법구가 동원되었으며 법고, 바라, 착복 등의 작법무가 베풀어졌다. 관람객 모두가 엄숙하고 장엄한 의식을 숙연한 마음으로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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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원사 주지 현성 스님 |
영산재보존회 회장 봉원사 주지 현성 스님은 축사를 통해 “고려시대부터 봉원사를 중심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는 영산재는 부처님의 법화경 설법 장면을 재현하는 의식일 뿐만 아니라 국태민안과 세계 평화 번뇌와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법회로 이어져 왔다. 산사에 울려 퍼지는 장중한 범패의 음성이 일상 속 고단함을 씻고 여러분의 삶에 평안과 행복으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드린다”라며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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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현충일을 맞이해 제37회 신촌 봉원사 영산재가 봉행됨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영산재의 장엄한 범패와 무형문화재로서의 가치는 세대를 이어 전해져 온 우리 불교의 정신적 유산이며 인류의 정신문화에 기여하는 세계적 보물이다. 오늘 시연이 영산재가 지닌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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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올 김용옥 박사 |
행사에 참석한 외빈들도 영산재에 담긴 의미에 주목하며 각자의 메시지를 전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은 김도형 문체부 종무실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태고종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영산재를 통해 모두가 치유와 화합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했다. 도올 김용옥 박사는 태고종이 전승해온 범패의 장엄함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깊은 가치를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범패 속 화합 정신을 연구해서 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서대문갑 김동아 의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지속되면서 가자지구 어린이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영산재는 더욱 의미가 깊다”라며 “저부터 영산재의 정신을 받들어 정치 일선에도 반영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오후부터는 영산 상단에서 울려 퍼지는 ‘할등’을 비롯한 범패와 바라춤 등 전통 불교의례의 ‘음성공양’을 시작으로, 부처님께 예경을 올리고 법계에 공양을 올리는 ‘영산작법’, 유주무주의 영가들에게 정성과 공양을 베푸는 ‘시식’, 그리고 재단에 모신 불·보살 및 영가들을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봉송’ 의식이 엄숙하고도 장중하게 봉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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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참 대중들 |
이날 봉원사 관음회 신도들은 불보살께 여섯 가지 공양을 올리는 ‘육법공양’을 정성껏 올리는 등 재의 공덕을 함께 나누는 신심을 발휘했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8시간 동안 수행과 신앙이 어우러진 장엄한 법석은 영산재의 소중한 가르침을 되새겨주면서 참석 대중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 영산재(靈山齋)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인도 영취산(靈鷲山)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하신 성스러운 법회, 곧 영산회상(靈山會上)의 장면을 이 도량에 시공을 초월하여 재현하고 그 회상에 모인 제불보살께 공양을 올리는 불교 의식이다. 이는 살아 있는 이와 이미 떠난 이가 함께 법문을 듣고 고통을 여의며 안락을 얻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의 경지에 이르도록 인도하는 자비의 실천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부처님의 법 안에서 다시 하나 됨을 기원하는 불교의 가장 장엄한 의례 중 하나이다. 이러한 영산재는 현재 대한민국 국가무형유산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불교의례를 넘어 한국 전통예술과 철학, 신앙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영산재는 지난 30여 년간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와 영산재보존회의 각고의 노력으로 꾸준히 전승‧발전해와 이제 명실상부한 한국불교의 대표 의식으로 알려졌으며, 그 시연은 봉원사의 가장 큰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다. 범패, 바라춤, 작법무 등으로 구성된 이 의례는 불교의식의 음악적‧예술적 정수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불교의 깊이 있는 전통과 미학을 현대 사회에 널리 알리고 있다.
(기사·사진 제공 = 황영상 봉원사보 편집장)
http://www.bulgyonews.co.kr/news/3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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