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용·김정남·이부영 등 박종철 고문살해사건 폭로 주역들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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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5년 5월 4일 서울 종로 포석정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여익구 초대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민중 고통의 해방’을 외치며 불교계 사부대중 연대 조직으로 출범한 민중불교운동연합(민불련)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정확한 창립일은 1985년 5월 4일이다.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6월 6일 오전 10시 조계사 극락전에서 열린다. 민불련 초대 여익구 회장 13주기 기제사(1부)에 이어 민불련의 지난 40년을 돌아보는 회고의 자리(2부)다.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 민불련 초대 고(故) 여익구 의장 부인 공화춘(동국약품상사 대표) 여사, 서동석 전 민불련 3기 의장 등 이날 행사의 초청인들은 모시는 글을 통해 “1985년 반민주 군사독재정권에 저항해 창립된 이후 민불련과 함께 해주신 여러분과 지난 40년을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참석하시어 함께 축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민불련은 1991년 5월 활동중단과 조직 정리를 선언할 때까지 반독재 민주화 운동사에 불교의 족적을 남겼다. 민불련은 창립 이후 불교계 내 불교정토구현전국승가회 창립(1986년 6월 5일)에 기여해 불교 내 민주화와 진보적 의제를 담당하는 구심점이 되었다.
민불련은 ‘불교자주화’를 모토로 당시 불교계의 족쇄였던 불교재산관리법 폐지 운동에 동참했고, 10.27법난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정부의 사과를 끌어내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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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5년 5월 11일 종로구 인사동 오송빌딩 601호에서 진행된 민불련 사무실 현판식. 왼쪽에 합장한 채 서있는 이는 당시 민통련 의장 문익환 목사다. |
민불련의 여정은 창립부터 순탄치 않았다. 창립총회 장소였던 서울 종로구 한글회관은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됐다. 자리를 옮겨 뒤풀이 장소였던 포석정 식당 2층(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뒤편)에서 여익구 의장을 중심으로 한 1기 집행부를 구성하고 고은 시인의 만세삼창으로 약식 총회를 마쳤다. 하지만 무장경찰과 사복경찰은 이곳에도 무단 난입해 전일곤 불자 등 청년회원 다수가 다치고, 참석자 150여 명은 종로경찰서에 강제 연행돼 이날 밤 늦게 서야 전원이 풀려 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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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5년 5월 4일 창립총회장에 난입하는 전투경찰들. 전일곤 회원이 다리가 부러지는 등 여러 명이 중상을 입었고, 150여 명이 종로경찰서에 강제 연행됐다. |
1986년 5월 광주민중항쟁 이후 최대의 가두시위인 ‘5.3인천항쟁’에선 서동석 집행위원장, 성연 스님, 문화부 간사 진철승, 회원 김승진 등이 구속되고, 여익구 의장은 수배됐다.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같은 해 9월 해인사 전국승려대회 후 서울 개운사 농성, 이듬해 3월 박종철 열사 조계사 49재 약식 봉행 등에 이어 제2기 고광진 의장을 선출하고 집행부를 구성했다.
2기 집행부는 1987년 6.10항쟁에서 국민운동본부 주관의 국민대회 참가와 민주헌법쟁취불교공동위원회 주관으로 조계사에서 구국법회를 열고 독재타도, 호헌철폐, 민주헌법쟁취 등을 외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1987년 12월 고광진 2기 의장 사퇴, 이듬해 1월 서동석 의장 권한대행 체제에 이어 1989년 5월 민불련 제3기 총회(서울 강남구 강남포교원)에서 서동석 3기 의장선출과 함께 새집행부가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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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불련이 적극 참여한 ‘5.3인천항쟁’에선 서동석 집행위원장, 성연 스님, 문화부 간사 진철승, 회원 김승진 등이 구속되고, 여익구 의장은 수배됐다. |
하지만 정부의 집요한 탄압에 수모는 계속 이어졌다. 1989년 6월 29일 치안본부 대공분실(홍제동) 요원들은 민불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하고 3기 집행부 전원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연행,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의장 서동석은 징역 3년, 기획국장 이남재와 조직국장 김영균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했고, 사무국장 차민제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5.3인천항쟁’과 관련해 도피중이던 여익구 의장도 검거돼 집시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민불련은 기획위원장 김경호(진솔)와 민불련 회원, 구속자 가족 등이 비상체제로 3기 조직을 운영하다 이남재, 김영균이 만기 석방된 후 조직을 발전적으로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1991년 5월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민불련 활동의 주역들은 불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서동석, 2004년), 민중불교동지회(회장 서동석, 2005년), 민주주의불자회(2015년)로 이어가면서 10년 단위 창립 기념법회, 불교민주화인사 합동천도재, 세월호 유가족 위로 농성, 녹색병원 전태일의료센터 건립 동참 등의 활동을 지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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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왼쪽)이 기자간담회에서 창립 40주년 기념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앉은 이는 서동석 3기 의장 |
한편 민불련 창립 40주년 기념식에는 전병용, 김정남, 이부영 등 박종철 고문살해 은폐조작 사건을 세상에 알린 주역들이 참여하기로 해 관심을 모은다.
1987년 박종철 고문살해 은폐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된 고문 경찰관들이 고문치사 은폐조작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부영 의장(당시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은 그 내용을 쪽지에 기록해 한재동 교도관에게 전달했고, 한재동 교도관은 다시 이부영 의장을 숨겨준 협의로 수배 중인 전 서울구치소 교도관 전병용 선생에게 전달했다. 전병용 선생은 이를 김정남 수석에게 전달하고, 김정남 수석은 다시 함세웅 신부에게 전달해 박종철 고문치사의 은폐조작 진상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1987년 6월 10일 6월 항쟁이 일어났고, 이는 대한민국의 민주화의 기점이 됐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8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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