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회 보살계 수계대법회서 계율 서원…화엄경 독경·자비나눔도
10월 한 달 국화·등불 전시…천년 가을 풍경 속 불교문화 선보여
 |
| ▲ 지난해 봉행된 개산종조 및 역대조사 다례 |
천년 넘게 법등을 이어온 해인사가 개산 1224주년을 맞아 창건의 정신을 되새기고 계율과 나눔의 의미를 새기는 자리를 마련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 법보종찰 해인사(주지 혜일 스님)는 오는 16일 개산종조 및 역대조사 다례를 봉행하고, 16~17일 제66회 보살계 수계대법회를 연다. 10월 한 달 동안에는 국화와 등불을 활용한 가을 전시도 펼쳐 천년 도량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방문객들에게 선보인다.
개산종조 및 역대조사 다례는 16일 오전 10시 대적광전에서 시작한다. 해인사의 개산조인 순응·이정 스님의 사상과 가르침을 기리고, 법보종찰의 수행 전통을 이어온 역대 조사들의 뜻을 되새기는 자리다. 대적광전 법요식에서는 삼귀의와 헌향·헌다·헌화, 불전예경, 고유문 낭독 등이 이어진다. 이후 조사전에서는 종사영반과 다례를 봉행하고, 비림에서는 역대 조사들에게 향과 차, 꽃을 올리며 탑비순례를 통해 예경한다.
 |
| ▲ 지난해 봉행된 보살계 수계대법회에서 주지 혜일 스님(가운데)이 전계대화상으로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
오후 4시부터는 제66회 보살계 수계대법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참가자들은 경내 전각을 참배하고 저녁 예불을 올린 뒤 오후 7시 보경당에서 해인삼매 법문을 듣는다. 전계대화상 무관 스님을 비롯해 팔만대장경연구원장 경암 스님, 율학승가대학원장 금강 스님이 차례로 법문한다. 이어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철야기도를 이어가며 자신의 수행과 신행을 돌아본다.
17일 오전 9시30분에는 탑마당에서 불공의식을 봉행한다. 육법공양과 헌향·헌다·헌화에 이어 해인총림 방장 스님의 수계법문을 청하고, 오전 11시부터 보살계 수계의식을 진행한다. 해인사 주지 혜일 스님이 전계아사리, 경암 스님이 갈마아사리, 금강 스님이 교수아사리를 맡는다. 동참자들은 관정과 연비를 통해 계율을 받아 지니고, 일상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불자로 살아갈 것을 서원한다.
수계의 의미는 경전 독송과 나눔으로도 이어진다. 오후 1시에는 제2차 대방광불화엄경 완독대법회의 제17회 독경과 축원·회향게가 열리고, 독경에 맞춰 꽃비를 뿌리는 산화락으로 법석을 장엄한다. 자비나눔기금 전달식도 마련된다. 계율을 지키겠다는 개인의 다짐을 이웃을 향한 실천으로 확장하는 자리다. 이어 화엄시식과 장경판전 순례를 거쳐 해인도 요잡과 소전의식을 봉행하고 계첩을 배부하며 법회를 회향한다.
개산을 기념하는 가을 풍경도 해인사를 찾는 이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국화전시 ‘천년의 가을 : 해인사 국화향에 물들다’는 일주문과 대적광전 일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일주문에는 ‘천년의 길’이라는 이름의 국화로드가 조성되고, 대적광전 계단에는 국화 화분이 놓인다. 연꽃과 코끼리, 탑 등을 형상화한 국화 조형물도 선보인다.
해인사의 개산 1224주년 기념행사는 과거를 기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개산종조와 역대 조사를 추모하는 다례에서 출발해 계율을 새기는 수계, 화엄경 독송, 자비나눔으로 이어지는 일정은 수행의 전통이 오늘의 삶에서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천년 도량의 가을 풍경 속에서 불자들에게는 신심과 수행을 돌아보는 시간이, 방문객들에게는 해인사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만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인사=김영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