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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산문도회 대표 법등 스님과 인호 스님, 여암 스님이 부처님 전에 <서운대종사문집> 증보판을 봉정했다. |
11월 8일 다례재 및 준공 기원법회에 1000여 명 참석
서운대종사문집 증보판 봉정, '처무규정' 원본 등 수록
인천·경기 서부 전법 거점으로 복합문화포교공간 활용
강화 전등사(주지 여암 스님)가 11월 8일 조계종 총무원장을 세 차례 역임한 서운 대종사의 30주기 다례재와 역사문화교육관 준공 기원 대법회를 함께 봉행했다.
이날 전등사 무설전과 역사문화교육관 일원에서 열린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원로의원, 종회의원, 본사 주지 스님들과 정관계 인사 등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 10시 무설전에서 봉행된 서운 대종사 30주기 다례재에서는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이 의식을 집전했다. 제산문도회 대표 법등 스님이 행장을 소개하고, 법등 스님과 인호 스님, 여암 스님이 부처님 전에 <서운대종사문집> 증보판을 봉정했다.
이번에 발간된 <서운대종사문집>은 1997년 발간된 <서운선사법어집>의 증보판으로, 제목으로만 전해지던 <처무규정> 등사본 원본과 서운 스님이 봉은사 토지 매각에 반대한 과정 관련 증언, 보고서, 기사 등이 새롭게 수록됐다. 여암 스님은 문집 발간에 기여한 김광식 동국대 교수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서운 대종사는 1960년과 1962년, 1983년 등 세 차례 총무원장을 역임하며 불교정화운동을 이끌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력을 바탕으로 직접 철필을 긁고 등사기를 밀어 <처무규정>을 펴내 종무행정의 기초를 닦았다. 또한 1968년 봉은사 주지로 재임할 때 종단의 봉은사 토지 매각 방침에 반대해 대웅전 앞에 장작을 쌓고 스스로 화장하겠다고 천명한 일화는 대종사의 '애종심(愛宗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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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은 테이프 커팅으로 불사의 원만한 회향을 축하했다. |
다례재에 이어 전등사 역사문화교육관 준공 기원 대법회가 봉행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내빈들은 테이프 커팅으로 불사의 원만한 회향을 축하했다.
총사업비 84억 원이 투입된 역사문화교육관은 연면적 884㎡에 지하 1층, 지상 1층의 한옥 2개 동으로 구성됐다. 지하층에는 다목적문화홀과 어린이법당, 북카페, 교육실 및 강의실, 휴게공간 등이 마련되고, 지상층에는 템플스테이에 사용될 방사가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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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치사를 하고 있다. |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치사에서 "천년의 불광을 간직한 삼랑성의 품 안에서 전등사역사문화교육관의 준공을 맞이했다"며 "이 도량은 전등사의 오랜 역사와 수행의 맥을 이어, 전통의 향기 속에서 새로운 불교문화의 꽃을 피우는 법등"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어 "교육관은 한국불교의 정신을 체험하고 익히는 공간으로서, 명상과 선, 다도와 예불, 그리고 전통문화교육이 함께 이루어질 것"이라며 "청소년에게는 자비와 지혜의 씨앗을 심고, 어른들에게는 수행과 성찰의 공간이 되며, 나아가 세계인에게는 한국 선명상의 깊이를 전하는 법의 도량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진우 스님은 "오늘의 준공은 서운 대종사 30주기를 기리는 뜻깊은 인연"이라며 "서운 대종사께서는 평생 위법망구(爲法忘軀), 즉 법을 위해 몸을 잊는 삶을 걸어가신 분으로, 세 차례 총무원장을 역임하시며 종단의 근간을 세우셨고, 정화의 불길 속에서도 청정한 수행과 원력으로 한국불교의 뿌리를 바로 세우신 큰 어른"이라고 추모했다.
진우 스님은 "서운 대종사께서 남기신 열반송 '차가운 달, 빈 산이 진리의 몸이로다'라는 구절은 곧 대종사께서 온 생애로 보여주신 불심의 결정체"라며 "비움 속에 충만함이 있고, 고요 속에 진리가 깃든다는 그 말씀은 오늘 새롭게 문을 여는 전등사역사문화교육관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육관은 서운 대종사께서 일생을 통해 밝히신 법의 등불을 이어받아, 수행과 교육, 그리고 전통과 현대를 잇는 선문화의 중심 도량이 될 것"이라며 "삼랑성의 바람이 불법의 향기로 번지고, 서운 대종사의 원력이 이 도량의 뿌리가 되어 모든 중생이 고통을 벗고 평화를 누리는 세상이 열리기를 발원한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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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등사 주지 여암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전등사 주지 여암 스님은 인사말에서 "전등사 역사문화교육관이 만들어지면서 300만 인천시민과 인천을 찾는 800만 관광객들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교육관을 통해 인천과 수도권 서부를 대표하는 사찰로서 우리 전통문화를 전 세계로 펼쳐 나가는 전진기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회 부의장과 박용철 강화군수도 축사를 통해 교육관 개관을 축하했다. 여암 스님은 박흥식 강화경찰서 불자회장에게 총무원장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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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등사 역사문화교육관 준공 기원법회가 봉행됐다. |
오후에는 역사문화교육관에서 '이목당 서운 대종사 30주기 기념 세미나'가 열렸다. 전등사 회주이자 조계종 원로의원 장윤 스님은 여암 스님이 대독한 인사말에서 "서운 대종사께서 끼친 영향에 비해 법손으로서 애종심을 가지고 전등사 운영을 해왔는지 새삼 돌아보며 반성하게 된다"며 "오늘 세미나에서 새롭게 드러난 서운 대종사의 위법망구하는 애종심이 우리 문도뿐 아니라 종단적으로도 귀감이 되어 널리 알려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화암사 회주 정휴 스님은 기조 강연에서 "장윤 스님의 지극한 효심, 한 사람의 큰 힘이 역사 속에 잠들어 있는 서운 스님의 큰 가르침을 일깨워서 오늘 여러분에게 다시 그 진면목을 보이게 했다"며 "큰스님 영전에 죽비 한 자루를 올려서 아직까지 미망과 미혹에 사로잡혀 있는 저희들을 한 번 뿌리쳐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세미나는 홍사성 불교평론 주간의 사회로 김광식 동국대 교수가 '서운 대종사의 큰스님론'을, 박부영 불교신문 전 편집국장이 '서운 대종사의 총무원장 활동·성격'을,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봉은사 토지의 매각과 이목 서운의 대응'을 각각 발표했다.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과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박희승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한편 서운 대종사 30주기 사진전 '차가운 달, 빈 산의 진리'가 대조루에서 12월 31일까지 열린다. 서운 스님의 출가부터 입적까지 주요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으며, '처무규정' 등 스님이 남긴 희귀 자료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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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운대종사 진영 |
이목당(二木堂) 서운 대종사(瑞雲大宗師)
서운 대종사는 1960년과 1962년, 1983년 등 모두 세 차례 총무원장을 지냈다. 1903년 경북 칠곡군에서 태어난 스님은 20대부터 불교청년운동에 참가해 김법린, 최범술 등과 교류하며 만해 스님과 석전 스님(박한영)에게 불교와 독립정신을 배웠다.
1932년 29세 때는 거사로서 파계사 성전암에서 금오 스님, 전강 스님과 함께 정진하고 제산 스님, 석우 스님, 적음 스님, 금봉 스님으로부터 선기(禪機)를 인가받았다.
1950년 마곡사에서 제산 스님을 은사로 입산 득도한 스님은 1954년 효봉 스님, 동산 스님의 부름을 받아 정화운동에 투신했다. 1960년 5월 25일 스님은 통합종단 출범 이전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에 추대돼 불교정화운동을 이끌었다. 1962년 비구-대처간 통합종단 출범 이후에는 총무원장 직무대행으로서 현재 조계종의 태동기에 산파 역할을 했다.
1983년에는 세수 8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종도들의 추대로 다시 총무원장을 지내며, 종단의 안정과 승가의 화합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현재 종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스님은 불교신문 사장, 동국대 이사장, 조계종 감찰원장, 전등사 조실, 조계종 원로의원 등을 지내고, 1995년 11월 15일 새벽 전등사에서 법랍 45년, 세수 93세로 원적에 들었다.
스님이 후학들에게 남긴 열반송은 다음과 같다. "형상이 없지만 두드리면 곧 신령스러움이 있고(無形之卽有靈) / 삼독으로 화탕지옥에서 한평생을 지냈다(三毒火湯過平生). / 이제 몸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니(脫却體露還本鄕) / 차가운 달, 빈 산이 진리의 몸이로다(寒月空山屬眞人)."
최승천 기자
http://www.bulgyonews.co.kr/news/39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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