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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6/10/01 15:37:18  김종열
[기자칼럼] 산문을 넘어 세상의 아픔 속으로, 제38대 총무원의 '연기적 실천'

개인의 고통을 사회 구조적 문제로 확장하는 불교의 새로운 백 년


마음 안보 위한 선명상 보급으로 갈등 치유의 중도적 해법 제시


연기법 바탕으로 소외된 이웃 향한 대사회적 자비 실천 본격화


공의와 공심으로 불합리한 관행 끊고 청정 교단 이끌 리더십 기대



 대한불교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취임 일성은 명확했다. 그것은 산문 안에 머무는 고요한 불교가 아니라, 세상의 아픔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실천적 불교로의 전환이다. 10월 1일 열린 취임법회는 종단의 안정을 딛고 도약하려는 진우 스님의 굳은 의지와 한국불교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백 년의 이정표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눈여겨볼 대목은 우리 사회가 겪는 다양한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진우 스님은 취임사에서 물질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사람들의 마음이 저절로 행복해지지 않는 현대사회의 모순을 짚었다. 분노와 갈등, 진영과 세대의 대립이 커지는 원인을 정신문명의 부재에서 찾았다. 이는 개인의 고통을 단순한 불운으로 좁히지 않고 사회 구조적 문제로 확장하여 통찰한 결과다.


 해결책으로 제시한 '선명상'의 대중화는 깊은 의미를 지닌다. 선명상은 단지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개인적 수양에 머물지 않는다. 일체중생이 얽혀 있다는 진리를 깨닫고, 스스로 마음의 주인이 되어 대립을 줄여나가는 중도적 지혜의 실천이다. 진우 스님이 선명상을 특정 종교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마음운동'으로 확산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불교가 현대인의 정신적 위기를 치유하는 든든한 사회적 방파제가 되겠다는 다짐이다.


 이러한 연기적 세계관은 자비의 행동으로 이어졌다. 취임식 현장에서 네팔 대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구호금 10만 달러를 전하고, 소외된 이웃과 연대하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에 1억 원의 기금을 전달한 행동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가 오늘 누리는 것은 오직 나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라는 취임사 구절처럼, 모든 생명이 평등한 인연으로 묶여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어려운 이웃의 손을 먼저 잡겠다는 약속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내부적인 혁신 의지 또한 돋보인다. 진우 스님은 공의로 묻고, 공감으로 하나 되며, 공심으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와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히 바꾸고, 출가에서 열반까지 종단이 책임지는 승려 복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스님들이 수행과 전법에만 전념할 수 있는 청정승가를 만들고, 변화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길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으로 삼겠다는 결단이다. 


 이제 한국불교는 거대한 문명의 전환점 앞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불안과 외로움에 떠는 중생들을 향해 자비의 손길을 내밀고, 인류에게 새로운 정신문명의 길을 제시하겠다는 제38대 총무원의 원력이 흔들림 없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냇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 사부대중 모두가 공심으로 화합할 때 한국불교의 진정한 도약은 완성될 것이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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