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회상·가곡 명인 총출동…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이수자들이 정통 정악 선봬
만해 한용운의 한시도 가곡으로… 시와 음악으로 되살리는 독립운동가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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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해 스님 진영 |
한글날인 10월 9일, 만해 한용운의 시와 우리 전통음악이 한자리에서 만난다. 세계유산 남한산성에 자리한 만해기념관(관장 전보삼)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제30기 만해학교’를 개최한다. 1990년대부터 30여 년간 이어져 온 만해학교가 30기를 맞아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이수자 등 정악 명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
올해 만해학교의 중심 무대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대표 풍류음악인 ‘영산회상’과 전통 성악곡 ‘가곡’이다. 공연은 영산회상과 가곡의 전승과 보급에 힘써온 일요광주풍류회가 맡는다.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이수자, 국립국악원 정악단 출신 예술인, 대학 교수 등 정악계 명인 13명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국가무형유산 대금정악 보유자 임진옥, 피리정악 및 대취타 명예보유자 사재성이 참여한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예술감독을 지낸 송인길, 정악단 지도단원 출신 전은혜, 서울시 무형유산위원회 위원 서인화, 영남대 명예교수 곽태천도 함께한다. 국가무형유산 가곡 이수자 이승윤·이오규·김윤서와 대금정악 이수자 노붕래, 국립국악고 교사 조희춘, 한양대 강사 권미선, 단국대 대학원 국악학 박사수료 김계희도 무대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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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해기념관을 찾은 학생들이 만해 스님 일대기 영상시청을 하고 있다.(사진=만해기념관, 이하 같음) |
첫 무대인 영산회상은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법회를 뜻하는 이름에서 유래했다. 불교 성악곡에서 출발해 기악 합주곡으로 발전한 음악으로, 거문고·가야금·대금·해금·피리·장구 등이 어우러져 깊고 고요한 선율을 빚어낸다. 승려이자 시인이었던 만해 한용운의 수행과 정신세계를 전통음악의 선율 속에서 되새겨보는 자리다.
이어지는 가곡은 시조시를 관현악 반주에 맞춰 부르는 전통 성악곡이다. 201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 음악의 대표적인 장르이기도 하다. 이날 공연에서는 초수대엽과 이수대엽으로 시작해 언락·우락, 편락·편수대엽을 거쳐 남녀 창이 함께 부르는 태평가로 마무리하는 가곡 한 바탕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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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만해기념관을 찾은 학생들이 전보삼 관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만해 한용운의 한시를 가곡으로 선보이는 무대다. 독립의 염원과 민족정신을 시로 표현했던 만해의 작품을 전통 성악의 호흡으로 만나는 시간이다. ‘님의 침묵’으로 널리 알려진 만해를 문학 작품의 주인공이 아니라 ‘소리’로 기억하는 이색적인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보삼 관장이 ‘만해의 ‘님’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기조강의를 하고, 범진 스님은 ‘노래와 시로 만나는 만해의 복종’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님의 침묵』 초간본을 비롯한 만해기념관 소장 자료를 직접 살펴보고 전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전보삼 관장은 “우리 정악을 지켜 온 최고의 명인들이 만해학교 30기를 맞아 귀한 걸음을 해주셨다”며 “한글날에 만해의 시와 우리 소리가 어우러지는 하루를 통해 독립운동 정신을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해학교는 만해 한용운의 생애와 사상, 독립운동 정신을 강의와 문학, 예술을 통해 알리는 만해기념관의 대표 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 행사는 국가보훈부 ‘2026년 현충시설 기념관 활성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참가 대상은 성인으로, 선착순 40~5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 및 문의는 만해기념관(031-744-3100)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