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원문과 한역 대조…잘못된 번역 바로잡아
빨리 율장
마성 지음
도서출판 팔리문헌연구소
70,000원
붓다의 출가 제자인 비구와 비구니는 반드시 율장(律藏)을 배워야 한다. 원래 불교승가(佛敎僧伽)는 율장의 바라제목차를 근거로 조직된 수행 공동체이고, 승가갈마(僧伽羯磨)에 의해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율장은 어떤 단체의 정관(定款)이나 회칙(會則)과 같아서, 단체의 회원이라면 반드시 정관이나 회칙의 내용을 완전히 숙지(熟知)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회원이 지켜야 할 의무가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율장에서는 바라제목차의 학처(學處, sikkhāpada)를 ‘마땅히 배워야 한다[應當學]’라고 명시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수행자라 할지라도, 율장은 배우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율장은 수행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불교에서는 몇몇 승려를 제외하고, 율장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는다. 한국불교의 종단이 율장에 의해 운영되지 않는 점과 더불어 한국불교의 율장에 대한 이해는 다른 나라 불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다. 한국불교의 승려들이 율장을 공부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행위가 계(戒, sīla)와 율(律, vinaya)에 어긋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책은 빨리 율장 가운데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 pātimokkha)의 계문(戒文)을 해석한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빨리율(Vinaya Piṭaka)을 기본 텍스트로 삼고, 다른 한역 율장과 범문계경(梵文戒經) 등을 비교하면서 바라제목차의 계문(戒文)을 번역하고 그 의미를 자세히 해석한 것이다. 빨리율에 따르면, 비구계는 227개이고, 비구니계는 311개이다. 여기서는 비구가 지켜야 할 227계의 계문을 하나도 빠짐없이 자세히 소개했다.
 |
| ▲ 저자 마성 스님 |
빨리 율장에서는 인연담, 계문, 계문 해석 순으로 조직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계명(戒名), 계문(戒文), 제계 인연, 계문 해석 순으로 서술했다. 독자들이 바라제목차의 계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빨리율과 사분승계본의 계문을 동시에 나열해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불교에서는 법장부에서 전승한 사분율에 의지해 구족계(具足戒, upasampadā)를 받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에서는 사분율에 익숙한 한국의 독자들을 위해 빨리율의 계문에 대응하는 사분승계본의 계문을 병기(倂記)했다. 그러나 대응하는 사분승계본이 없을 때는 다른 율장으로 대체했다. 이러한 편찬이 이 책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율장에 대한 이해｣는 서론에 해당한다. 즉 율장이란 무엇인가? 현존하는 율장과 계본, 빨리 율장의 구조와 편제 등을 다루었다. 이 부분은 전체 율장에 대한 개요이기 때문에 율장을 공부하는 학도는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할 부분이다.
제2장 ｢바라제목차의 의미와 조직｣은 율장의 구조와 바라제목차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즉 바라제목차의 의미와 바라제목차의 조직 및 오편(五篇)·칠취(七聚)의 의미를 설명한 부분이다. 그리고 제3장부터 제10장까지는 이 책의 핵심인 바라제목차의 계문을 해석한 것이다.
초기불교학자인 저자 마성 스님은 “이 책을 저술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저서는 히라카와 아키라(平川彰)의 비구계의 연구, 사토 미츠오(佐藤密雄)의 율장(律藏), 전재성 역주 빅쿠비방가-율장비구계 등”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선학(先學)들의 연구 성과를 참고하였으나, 결코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저자 나름대로 빨리 원문과 한역을 대조하면서 잘못된 번역은 바로잡고, 올바르게 해석하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이 책의 품격과 가치가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097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