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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1/08/20 13:38:26  이한규
장인을 찾아서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7호 안치용 한지장'
한지는 장인의 손길 100번을 거쳐야 비로소 명품이 탄생된다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우리 종이 한지(漢紙)는 아흔아홉 번의 손질 거쳐 마지막 장인이 만져서 완성된다 하여 백지(百紙)라고 했다. ()이라는 뜻은 열의 열곱 절, 온갖 수치를 가리키고 무한과 무궁의 숫자를 뜻한다. 한 겹 한 겹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지는 한지는 장인의 100번의 손길을 거쳐야 비로소 명품으로 평가받는다.

 

 
▲천년을 이어가는 전통한지를 만드는데 일백번의 손길이 가야 아름다운 한지가 나온다는 안치용 한지장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한지를 고려지(高麗紙)라고 해서 조선종이의 품질을 극찬했다. 일찍이 송나라 손목(孫穆)은 계림유사에서 고려의 닥종이는 빛이 희고 윤이 나서 사랑스러울 정도라고 평했다.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이라 함은 우리나라 전통 종이의 제조 기술을 보유한 장인을 말하는데 흔히 '닥종이'라고도 불리는 '한지'는 닥나무 껍질을 주원료로 하여 만든 한국 고유의 수초지(手抄紙, 손으로 만든 종이)를 의미하는데, 조선 시대 말엽에 전래된 서양식 기계 종이와 전통 종이를 구분해 부르게 되면서 생긴 말이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7호로 지정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전통한지의 올바른 보존과 전승을 위해 지난 728일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보유자로 안치용(安致聳, 충북 괴산군) 씨를 비롯해 김삼식(경북 문경시), 신현세(경남 의령군)씨 등 3명을 인정했다.

한지장보유자로 인정된 안치용 씨는 독실한 불자로 현재 괴산한지박물관 관장이며,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한지장보유자로 1981년에 입문하여 지금까지 41년간 한지 제조에 종사해 온 장인으로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고() 류행영 씨로부터 숙련도가 높은 전통 한지 제조 기술을 전수받았다.


 
▲건조한 후 조심스럽게 다뤄야 좋은 종이가 탄생된다

 

8월의 무더위가 한창인 말복, 괴산군 연풍면 괴산한지체험박물관서 충북무형문화재 17호 한지장 안치용 장인을 만났다. 마당 한켠에 우뚝 선 제주 돌하루방을 연상케 하는 석상, 거기에는 고려지장군(高麗紙將軍)’이라 씌어져 있었고 이곳에 굳이 종이장군을 세운 뜻은 천년의 맥을 이어가는 고려지와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상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작업실에는 안치용 한지장이 개발한 자신이 개발한 한지들, 즉 입체문양 한지 등 특허 15건 등을 접할 수 있어 한 평생 한지 사랑의 유별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곳에는 전국방방곡곡을 발품을 팔아가며 수집한 한지 관련 유물 2000여 점과 2000여 점이 넘는 민속품이 빼곡히 전시돼 있었다.

한지는 닥나무 채취하여 닥나무 찌기(닥무지), 닥나무 껍질 벗기기, 백피 만들기, 잿물 만들기, 닥섬유 삶기, 닥섬유 두드리기, 닥풀 만들기, 지료와 닥풀 섞기, 물질하기, 탈수하기, 건조하기, 도침하기 등 약 20여 가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물과 불, 잿물, 황촉규액(닥풀) 등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를 조화롭게 활용하면서 질긴 속성을 가진 닥나무의 섬유를 손상시키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두께가 얇아도 질겨 강도가 높고 보존성이 좋은 종이가 탄생된다.


 
▲물질을 하는데 정성을 다해야 우리의 한지를 만들수 있다

 

한지의 특징을 몇 가지 이야기 하면, 질기고 오래 간다, 색이 변하지 않는다, 먹물이 번지지 않는다, 통기성 보온성이 뛰어난다, 촉감이 부드럽다 등등 열 손가락 손꼽아도 모자랄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신라시대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 <백지묵서화엄경(白紙墨書華嚴經)>,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등이 한지의 우수성으로 천년을 견뎌

 

우리 고유의 제작방식으로 탄생하는 한지는 질기고 잘 찢어지지 않고, 천 년이 지나도 색이 변하지 않는다. 1200년이 훌쩍 넘은 통일신라시대 불경을 보면 한지의 훌륭함을 잘 알 수 있다.

조선 후기에 활동한 문신(文臣) 신위(申緯, 1769~1847)가 남긴 종이는 천 년을 가고 비단은 오백 년을 간다(紙一千年 絹五百)’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한지는 그 제작방법의 특성상 보존성과 내구성이 우수하다.


▲한지를 건조하는 일이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순간이고 긴장이 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신라 시대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를 비롯하여 <백지묵서화엄경(白紙墨書華嚴經)>,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등은 천년을 견디는 한지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유물(국보)들이다.

 

안치용 한지장은 닥나무는 물에는 약하지만 물에서 바깥으로 나왔을 때의 강도는 천, 면보다는 강합니다라고 한지의 특성을 설명해 주었다.


▲다양한 개발을 통해 제작된 전통한지

  

3대째 가업을 이어 전통 한지를 고집하는 안치용 한지장

 

충북 괴산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 한지를 만들고 있는 안치용 한지장은 충청북도 제천과 강원도 원주에서 한지공장을 운영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부터 일찌감치 한지를 접하며 살았던 것이 평생의 업으로 이어졌다.

당시 스물네살의 청년이 한지가 사양산업으로 서서히 접어들 무렵 겁도 없이 자신만의 한지를 만들어보겠다고 이 업계에 뛰어들었던 것은 누나가 당시 괴산으로 시집을 가서 한지 사업에 손을 댄 것이 인연이었다.

 

▲괴산한지박물관 전경
 


단순히 가업을 이어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좋은 한지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한지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주재료인 닥나무의 질이기 때문에 제천, 단양, 원주 등 닥나무 산지라면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습니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연구하다 보니 다른 한지 제작자들과 교류가 생겼고, 폭넓은 시야와 안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한지장 1호 유행영 선생의 유일한 한사람의 제자 안치용 장인

 

그 과정에서 중요무형문화재 한지장 1호인 유행영 선생을 만나 유일하게도 한명의 제자 가 되었고, 당시 익히고 배운 것들은 추후 한지 장인으로서의 길을 걷는 데 큰 자양분이 되었다.


▲이 지방 사람들이 예로부터 ‘고려지장군(高麗紙將軍) 석상 앞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제례를 올렸다
 

 

1981년 조령산과 칠보산, 박달산으로 둘러싸인 산골마을인 연풍면 신풍마을에 한지 공방을 차렸다. 지리적 기후적 특성상 예로부터 참닥나무가 잘 자라 한지를 만들기에는 최적의 지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30여 년간 이 지역을 거점으로 한지제작업체와 한지연구회를 설립하는 등 끊임없이 한지 개발에 골몰했고, 그렇게 쌓인 세월은 지난 2007년 그를 충청북도 무형문화재로 탄생시켰다.   


▲본인이 한지로 직접 만든 예복을 입고 혼례식을 올렸다
 


연구를 거듭해 황토와 식물로 한지를 천연염색하는 방법을 개발해 벽지와 장판, 공예용 한지와 포장용 한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표면에 물방울 모양 등의 입체 무늬를 입힌 한지는 큰 반향을 일으켰죠. 그렇게 부단한 연구와 개발을 거듭하다보니 10여 개의 전통한지 제조 관련 특허를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황토벽지 등 기능성 한지 16종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지 개발, 현재 입체문양, 돋을문양, 색염색 방법, 한지 수의 등 특허만 15개 보유

 

 
▲한지공예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의식을 알리고 있다

▲우리의 한지를 이용해 다양한 한지공예가 만들어지고 있다


안 장인은 1984년 황토벽지 등 기능성 한지 16종을 시작으로 다양한 한지 개발에 나섰는데 현재 입체문양, 돋을문양, 색염색 방법, 한지 수의 등 특허만 15개나 된다. 이렇게 개발된 돋을문양 한지는 공예나 포인트 벽지, 책표지, 찻상 등에 활용되고 있고 입체문양은 서랍장, 컵받침, 장 옆이나 앞면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한지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먼저 한지의 특성을 제대로 알려야 합니다. 미래세대를 이끌 아이들에게 한지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특히 중요하죠. 체험이 가능한 박물관을 열게 된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습니다. 앞으로는 박물관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도 한지의 우수성을 알릴 예정입니다.”

 

한지체험박물관 주변에는 안 관장이 평생 모은 한지 관련 유물들이 곳곳에 쌓여있는데 박물관 3개 가량은 더 개원할 정도의 분량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한지 개발에 평생을 바쳤으니 이제 안치용 한지장의 아름다운 큰 꿈이 곧 맺어지지 않겠는가 전망해 본다.

 


충북 괴산 / 글·사진 이한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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