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 문화유산 ‘국보’ 지정기준에 적합“
이광표 교수 “진관사에 태극기 전문박물관 세우자”
김시덕 교수 “남티롤고고학박물관을 모델로”
오전엔 백초월 스님 순국 81주기 추모 다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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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관사 태극기와 백초월’ 주제 학술세미나 개회식. |
“현재 보물인 진관사 태극기를 ‘국보’로 지정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없다.”
태극기 전문가인 송명호 전 중부대 교수는 6월 29일 오후 진관사 함월당에서 열린 ‘진관사 태극기와 백초월’ 주제 학술세미나에서 국가지정 문화유산 ‘국보’ 지정기준을 살펴본 결과를 제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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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제발표 중인 송명호 전 중부대 교수 |
‘진관사 태극기의 재조명-보물에서 국보로’를 제목으로 한 제2주제 발표에 나선 송 교수는 먼저 진관사 태극기는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크며, 항일의 뜻을 심어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덧그린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태극기라는 점을 들었다. 이어 태극기에 고이 접어 사서 칠성각 주불단 뒷벽에 숨겨서 보존해온 점도 소개하면서 “이러한 배경과 의미는 당시 사찰에서 보여준 독립 의지와 항일투쟁의 한 단면이자 태극기 제작기법 등 변천 과정을 연구하고 국가 정체성 및 애국심을 고취하는 교육 자료로 매우 귀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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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관사 태극기 |
송 교수는 또 일제강점기 초기, 일장기에 먹붓으로 덧칠한 유일한 태극기로 제작 연대가 100년이 넘은 점과 항일 의지의 표현으로 일장기 위에 먹붓으로 태극문양과 4괘를 덧칠해 만든 점을 언급하면서, 이 태극기를 만든 동기가 일제의 감시 대상이었던 그 당시 신문류 19점을 수입해 칠성각에 숨기기 위해서였는데 여기에 학계의 긴요한 자료가 포함돼 있어 그 가치를 더해준다고 언급했다.
송 교수는 이어 진관사 태극기가 항일 승려 백초월과 관련이 깊은 점을 설명하면서 진관사 태극기를 ‘국보’로 지정하는데 어느 기준에도 미흡한 부분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송 교수 발제에 논평을 맡은 김상엽 경기도 뮨화유산위원은 “3·1운동 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초기의 태극기 중 현존하는 것이 불과 몇 점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진관사 태극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면서 “진관사 태극기의 국보 승격을 위한 노력과 함께 승격 이후의 선양 방안, 기념시설 등에 대한 논의도 점차 구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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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제발표 중인 이광표 서원대 교수 |
이에 앞서 ‘진관사 태극기의 기억과 향유: 태극기 박물관의 필요성’ 제목의 제1주제 발표를 한 이광표 서원대 교수는 “진관사 태극기의 발견 과정과 내용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흥미롭고 의미있는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스토리는 대중과 공유가 이뤄질 때 존재 의미를 더욱 심화하고 확장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태극기 박물관”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태극기 박물관의 두 가지 역할을 제시했다. 하나는 진관사 태극기를 보존·연구하고 전시·활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내 유일의 태극기 전문 박물관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
이 교수는 “진관사 태극기 박물관은 한국 근대기 태극기의 기원과 전개 양상, 태극기 존재 의미와 상징성, 태극기에 얽힌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 등을 한자리에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보물이나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극기와 관련해 일목요연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 발제에 대한 논평에 나선 김시덕 을지대 교수는 진관사 태극기 박물관의 모델로 이탈리아 남티롤고고학박물관을 지목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현대의 박물관은 아우라가 있는 유물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와 스토리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핵심요소다. 스토리를 강조한 박물관으로 ‘아이스맨(Ice man) 미라’ 하나로 일약 스타가 된 남티롤고고학박물관을 살펴보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진관사 태극기 역시 ‘아이스맨’ 못지 않은 매력을 가졌다. 중심에는 보물로 지정된 태극기가 있고, 태극기를 둘러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역사에서 찾지 못했던 각종 신문이 발견되었다. 태극기와 관련 유물이라는 관계는 ‘외치’라는 ‘아이스 맨’과 장신구, 도구라는 관계와 유사한 상황”이라면서 남티롤고고학박물관을 진관사 태극기 박물관의 적절한 모델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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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술세미나 개회식에서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날 학술행사는 김상영 중앙승가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개회식에서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의 인사말,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과 김미경 은평구청장,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의 축사, 백초월 스님의 종손자 백외식씨의 감사의 인사 등이 진행됐다. 제3주제 발표(백초월의 독립이념-호국불교에서 민족불교, 세계주의로)는 김광식 동국대 교수가, 논평은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맡은 데 이어 종합토른을 끝으로 전체 행사를 회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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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관사 함월당에서 봉행된 초월 스님 순국 81주기 추모 다례재(앞줄 왼쪽부터 진관사 회주 계호 스님,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 조계종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 |
한편, 이날 오전에는 백초월 스님의 순국 81주기 추모 다례재가 진관사 함월당에서 봉행됐다. 다례재에는 회주 계호 스님과 주지 법해 스님,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 김미경 은평구청장, 백초월 스님의 증손 백외식 씨 내외와 중국 안중근 선양회 장현운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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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초월 스님 순국 81주기 추모 다례재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
http://www.bulgyonews.co.kr/news/39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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