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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은 사회노동위원회 주최로 6월 20일 봉은사 법왕루에서 '평등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를 열었다. |
산재 유가족·성소수자·이주노동자 등과 소통과 연대 강조
"불교는 실천, 고통받는 이들 향한 자비심이 보살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사회 곳곳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 불교의 자비와 평등 정신을 실천했다. 진우 스님은 6월20일 봉은사 법왕루에서 '평등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를 개최하고, 빈곤과 차별 없는 평등세상을 위한 불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법회에는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아리셀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 태안화력 산재사망 유가족을 비롯해 요양보호사, 콜센터 등 감정노동자, 한국옵티컬과 세종호텔 고공농성 노동자, 이주노동자, 발달장애인 부모, 전세사기 피해자, 성소수자, 차별금지법 활동가, 홈리스 대표 등 사회적 약자 40여 명이 참석했다.
진우 스님은 법문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삶에 작은 위로와 연대의 불빛을 밝히기 위한 자리"라며 "보이지 않는 고통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돌봄과 성찰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오늘 우리가 이 법당에 모인 진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스님은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 시유불성이라,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부처와 같은 존엄한 가치를 지니며 어떤 생명도 결코 하찮지 않다고 말씀하셨다"며 불교의 생명존중 사상을 강조했다.
특히 진우 스님은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올 초 제주항공 참사, 태안화력 산재사고, 제빵공장 산재 등 어떤 죽음은 너무 부당하고, 어떤 생명은 너무 쉽게 버려진다"며 "빵 한 조각 생산이 사람 목숨보다 중요해진 현실, 이윤이 인간 존엄을 짓밟는 시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스님은 "불교는 교훈이 아니라 실천"이라며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자비심, 그들을 대신해 외치는 용기가 바로 보살행"임을 역설했다.
법회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참석자들이 각자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공동대표 호림 씨는 "2004년 40%가량이 불교가 성소수자에게 비우호적이라고 답했지만, 2021년에는 18.5%로 줄었다"며 "차별금지법 같은 중요한 의제에 불교가 목소리를 내준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화성 아리셀 산재 유가족 대표 김태윤 씨는 "유가족들은 아직도 우리 가족이 왜 죽임을 당했는지 알지 못한다"며 진상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주노동자 대표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고용허가제로 인해 사업주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을 토로하며 제도 개선을 호소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를 대표한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발달장애인 부모의 한결같은 소원은 아이가 나보다 하루 먼저 죽는 것"이라는 절절한 현실을 전하며 사회적 돌봄체계 구축의 시급함을 알렸다. 전세사기 피해자 김량화 대표는 "정부가 만든 전세사기 특별법 피해자들만 3만명에 달한다"며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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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를 마친후 점심공양과 함께 간담회를 가지고 고충을 함께 나누었다. |
진우 스님은 1시간여 동안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우리 사회가 자본, 이윤 확대보다는 이제 공동체가 더 건강하게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며 "불교는 어려운 조건에 있는 분들과 더불어 소통하고 함께 연대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은 이날 이주노동자 치료 및 긴급구제 기금을 우다야 라이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평등한 세상을 염원하는 발원문을 낭독하며 법회를 회향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그동안 각종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사회적 약자와 연대해왔으며, 앞으로도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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