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속의 향기
청전 지음
담앤북스
16,800원
“나는 운명적으로 라다크 지방 봉사활동이 그리 고맙다. 많은 곰빠와 스님들을 매년 방문하며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절에 갈 때마다 제1순위 먹거리는 바나나다. 요즘은 도로가 닦여 시내의 과일들이 산골짜기 마을까지 들어간다. 사미승들에게 쥐여 주는 바나나 한 개로 좋아하는 그들의 환한 얼굴을 보는 게 그리 흐뭇하다. 거기다 이젠 스틱볼 사탕도 챙겨 간다!(227쪽)
청전 스님은 1987년 7월 1일 인도에 첫발을 디딘 후 달라이 라마와의 인연으로 다람살라 한자리에서 38년을 지냈다. 1987년 인도에 도착해 처음 참배한 라다크의 곰빠(절). 곰빠에서 삼배를 올리는데, 절을 한 번 하고는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온몸으로 느낀 법당 바닥의 퀴퀴한 냄새는 무수한 전생부터 맡아 온 바로 그것이었다. 전생 한때 이곳의 승려였음을 알아차리고 매년 라다크의 곰빠와 학교와 마을을 누비며 수행길을 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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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이라마와 함께 한 청전 스님(왼쪽) |
그는 이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방편으로 2000년부터 의약품, 생필품 나눠 주기 봉사를 시작했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히말라야 산기슭의 4,000~5,000미터 고개를 몇 개나 넘고, 다시 말과 나귀에 물건을 실어 마을까지 나르는 일이었다. 또한 평생을 히말라야 산기슭 곰빠에 머물고 있는 라다크와 티베트 스님들을 모시고 몇 차례나 인도 및 해외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등 순례봉사도 해오고 있다.
청전 스님은 몇 년 전부터는 봄 가을은 한국에서, 여름 겨울은 라다크와 다람살라에서 지낸다. 달라이라마가 보리심(이타행)의 실천이 불자로서 행해야 할 첫 번째 덕목이라고 했듯이 청전 스님도 남을 배려하는 게 바로 수행임을 강조한다. 카스트의 모순과 빈부 차이가 켜켜이 쌓여 있는 인도 땅. 그래서 더없이 좋은 수행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달라이라마가 그곳에 존재하는 한 다람살라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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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전 스님(왼쪽)이 라다크의 틱세 곰빠에서 한 노스님 무릎에 파스를 붙여 드리고 있다. |
이 책은 삶의 근본을 묻는 청전 스님의 인생 철학, 출가의 이유, 그리고 수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은 개인적 수행기이다, 달라이 라마와 관련된 감동적인 이야기, 히말라야권 곰빠와 오지 마을에 전해지는 자비의 활동 등 38년간 다람살라와 한국을 오가며 펼쳐진 구도의 여정이 청전 스님 특유의 맑고 따뜻한 인사로 전해진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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