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생명…“무엇을 먹는가는 어떤 생명을 받아들이는가의 문제”
흙·물·바람·햇빛과 농부의 손길이 한 끼를 만든다
국수와 당근 요리 소개하며 “직접 만들어 먹는 마음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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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이 동국대 명사 특강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동국대, 이하 같음)) |
한 끼의 밥상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음식은 단순히 허기를 달래는 먹거리가 아니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삶을 잇는 매개라는 이야기가 동국대 강의실에서 펼쳐졌다.
동국대학교(총장 윤재웅)는 건학 120주년 기념 교양 강좌 ‘참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Ⅱ’ 5주차 명사 특강에 대한민국 1호 사찰음식 명장 선재 스님을 초청해 지난 9월 29일 ‘그대는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를 주제로 강연을 열었다. 선재 스님은 이날 학생들에게 매일 마주하는 식탁을 통해 생명과 자연, 삶의 의미를 돌아보자고 했다.
선재 스님은 ‘음식은 곧 생명’이라는 뜻의 ‘식즉생명(食卽生命)’을 설명하며 불교 경전인 『열반경(涅槃經)』의 ‘여식하식(汝食何食)’이라는 물음과 연결했다. “나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히 메뉴를 고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떤 생명을 거쳐, 어떤 과정을 통해 내 앞에 놓였는지를 살피는 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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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재 스님이 강연에 앞서 학생들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
특히 “배추를 먹는다는 것은 온 자연, 온 우주를 먹는 것”이라고 했다. 배추 한 포기와 닭 한 마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흙과 물, 바람과 햇빛, 그리고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다. 스님은 “배추가 자라는 땅과 물이 건강해야 배추도 건강할 수 있다”며 “그것을 먹는 사람의 건강 역시 자연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음식에 대한 관심은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음식을 배우며 자란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음식은 몸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음식이 만들어지고 나누어지는 과정 속에 사람과 사람의 기억, 문화와 삶이 함께 담긴다는 의미다.
강연 말미에는 학생들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요리법도 소개했다. 국수에 당근을 함께 넣어 조리하면 당근의 자연스러운 단맛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재 스님은 특별한 재료나 복잡한 기술보다 스스로 만들어 먹으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특강은 익숙한 ‘한 끼’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했다. 학생들은 식탁 위 음식이 자연과 생명, 사람의 노동이 이어진 결과임을 되새기며, 자신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