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보시· 봉사 통한 참회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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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흘간의 출가열반절 기념용맹정진을 마친 정토회 회원들이 회향법문 전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있다. |
3월 31일, 기자가 서초동에 있는 정토회관을 찾은 날은 ‘출가 열반절 기념용맹정진’의 회향법문이 있는 날이었다. 이날 참가한 74명의 회원들은 열흘간의 수행을 무사히 마치고 평온한 얼굴로 법륜스님(정토회 지도법사)의 법문을 경청했다.
법륜스님은 유심정토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정토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세계를 말합니다. 보통 정토라고 하면 극락정토, 미래정토, 유심정토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극락정토는 여기가 괴로우니 좀 더 나은 곳을 찾아가야 하니 일종의 타방정토라고 할 수 있죠. 미래정토는 가장 대표적으로 미륵정토를 말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미래의 부처님이 오는 거죠”라며 “극락정토는 내가 그곳으로 가야되고 미륵정토는 부처님이 오시길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수행을 해야 합니다. 내가 있는 곳을 수행처로 삼으면 그곳이 곧 정토이며 이를 유심정토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부처님의 법은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법륜스님은 “아무리 명상을 오랫동안 하고 절하고 불교사상을 많이 알아도 지금 내가 괴로우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절에 들어온지 몇 년이 되었는데 혹은 내가 출가한지 이만큼 되었는데 아직 도를 얻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이가 있다면 그건 도를 욕구로 보는 겁니다”라며 “도라는 것은 이루는 게 아니라 지나온 시간의 원력을 바탕으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것입니다. 집에 가면 절이 그립고 절에 가면 집이 그립다면 그것은 원리전도몽상이죠. 도라는 것은 이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걸 깨닫는 것이지 지나간 시간을 부여잡고 후회하는 게 아닙니다”라며 수행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정토회는 88년 설립 이후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을 위해 잘 쓰인다’를 모토으로 수행, 보시 봉사의 정진을 이어오고 있다. 18년간 진행해오고 있는 천일결사 프로그램은 30년을 목표로 하는 정토회의 가장 대표적인 수행프로그램이다. 천일결사에 입제한 회원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참회문정독, 108배 정진, 10분 명상, 법문 읽기, 1천원 이상의 보시, 수행일지작성 등의 과제를 해 나가고 있다.
3년 동안 천일결사 프로그램에 참여해온 해온 강두석(51) 회원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아내와 함께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108배를 통해 나를 내려 놓다보니 욕심이 사라지고 가정생활과 직장생활 모두에서 인간관계가 원만해졌습니다. 또 부부가 함께 수행을 하다보니 서로의 마음을 더 잘 헤아려주게 되었고 부부싸움 할 일도 사라졌죠”라며 천일결사를 통해 얻은 보람을 이야기한다. 또 강회원은 운동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108배는 좋은 운동효과도 가져온다고 귀띔했다.
108배를 꾸준히 하고 있는 서정현(37)회원은 “천일결사를 통해 가장 크게 얻은 것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전에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밖을 탓했는데 이제는 원인을 안에서 살피며 나를 살펴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화나는 마음이 빨리 내려지고 매사에 있는 그대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라며 수행이 가져온 변화를 이야기 했다. 또 서회원은 “이곳에 와서 도반들과 수행하고 법문 듣고 마음나누기를 하다보면 큰 에너지를 얻어서 돌아갑니다. 그러다 보면 매사에 적극적이게 되고 인간관계도 훨씬 더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죠”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토회서울법당 자재 상임법사(68)는 모든 괴로움은 내 마음이 일으킨다는 것을 강조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일이 일어나면 경계 탓을 하며 세상이 바뀌기 전에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꾸준한 수행을 하면 괴로움의 원인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을 수 있다”며 “부처님은 내가 지은대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걸 믿어버리면 상대방을 원망할 수가 없습니다. 법을 관념적으로 아는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내 모습을 관찰하며 모든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거죠. 상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안으로 돌이켜 부처님 법을 따르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모든 일이 풀리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라며 참회정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토회는 현재 정토서울법당을 중심으로 대구 울산 부산 LA 등 국내외 17개의 법당이 운영 중에 있고 매주 법회와 마음나누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 또한 문경정토수련장의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 명상수련, 백일출가 등의 프로그램들은 불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수행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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