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연령· 계층 회원 모여
기공 무예 등으로 건강 찾아
7월 7일 저녁 7시 30분시 종로구 운니동에 위치한 골굴사 서울포교원에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업 시작전, 미리 수련복을 갈아입은 회원들은 저마다의 시간을 즐기기 시작한다. 고요히 참선을 하는 회원, 몸풀기를 하는 회원, 편히 누워 있는 회원 등 제각각의 방법으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여유를 즐기고 있다.
원장 혜각스님의 지도 아래 선무도를 수행하고 있는 서울지원은 현재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초·중·고급반의 단계로 나누어 6개의 선무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선무도는 참선-요가-기공-무예의 단계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안정과 몸의 건강을 찾아주고 있다는 수행이라고. 혜각스님은 “선무도는 참선을 통해 마음의 고요를 찾고 요가를 통해 굳은 몸을 푼 다음, 영동입관(기공)을 통해 심신의 에너지를 순환하는 단계를 거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형(무예)으로 몸을 단련해 건강을 찾는 것은 물론 호신으로서도 그 역할을 할 수 있죠”라며 선무도 수련에 대해 설명했다.
인도에서 시작된 선무도는 삼국시대 신라 눌지왕 때 고구려 육로를 통해 동해 남부 지역에 유입되었다. 스님은 “선무도는 흔히 위빠사나라고 불리는 수행법입니다. 본래는 불교금강영관이라 해서 부처님 당시부터 전수되어 온 수행법입니다. 깨달음을 위한 실천 방편으로 인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던 요가와 명상을 아우르는 관법수행이라 할 수 있죠”라며 선무도의 역사를 설명한다. 이어 스님은 “선무도는 불교의 호국사상이 바탕이 된 신라 화랑의 교양과 무예의 교관들이 승려들이었죠. 이후 나라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스님들이 승병이 되어 전쟁에 나갈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렇게 무예를 익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이후 1960년대에 양익스님께서 흩어진 불교관법 수련을 모아 정리한 것이 오늘날의 선무도입니다”라고 전했다.
저녁 8시, 드디어 수련이 시작되었다. 10대에서부터 50대까지 학생, 직장인, 연극배우 등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회원들이 모여 선무도 수련에 접어들었다. 5분 정도의 참선으로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 선요가를 통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후 무예에 해당하는 1승형과 2승형이 시작되었다. 장지르기, 권족앞차기, 권족옆차기 등 여느 영화에서 봤을 법한 날렵한 동작들이 이어졌다. 동작이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심인법으로 시작과 마무리를 알렸다. 8시 45분경 승형이 절정에 이르자 지치는 회원들이 생겼다. 몇몇 회원들의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그래도 동작은 크고 힘찼다. 오늘 일터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겠다는 의지로 힘찬 발짓을 가했다.
혜각스님은 “하나의 동작을 하더라도 동작에 맞게 다리를 잘 펴고 허리는 집어 넣어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승형 동작들은 반복적인 수행을 통해 불균형한 몸을 바로 잡아주는 효과가 있죠. 물론 초보자는 호흡 교정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몸상태를 바로잡아 주는 것도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선무도는 급과 단으로 나누어 단계마다 승급심사를 한다. 그래서 5급에서 1급까지를 수료하면 그다음부터는 1단에서 5단까지로 차례차례 그 단계를 높혀간다. 9년째 선무도를 하고 있다는 한재용(18)군은 어렸을 때부터 집근처에 있는 선무도 도량을 기웃거리다가 심취하게 되었고 현재는 2단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는 실력파 수련생이다. 한군은 “처음에는 방학 때마다 경주 골굴사 템플스테이에서 선무도 수행을 했어요. 그러다가 차츰 여기 선원에 나오게 되었고 지금은 꾸준히 수행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입시학원은 안 다니고 선무도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태에요”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연극배우 안치욱(36) 씨 역시 6년째 선무도 수행을 하고 있는 3단 베테랑이다. 안씨는 “하면 할수록 유연성을 기를 수 있고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대인관계도 좋아지고 특히 연기를 할 때 집중력을 높일 수 있어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제 선무도 수행 5개월에 접어들었다는 박장희(34)씨는 “수행을 통해 마음의 중심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회사생활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수행으로 풀다보니 화가 사라지고 이해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하루의 수행이 끝나면 모두가 보이차 한잔을 하며 모두를 마무리 한다. 서로 담소를 나누고 또 다식을 나눠 먹으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수행했던 시간의 즐거움을 함께한다.
혜각 스님은 “현대인들의 정신적 고뇌와 신체적 질병의 원인이 되는 갖가지 스트레스와 육체적 불균형을 선무도 수련을 통해 되찾을 수 있죠”라며 “우리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을 잘 살피고 정화하여 조화로움을 추구하다 보면 누구나 몸과 마음이 활짝 열리며 우주와의 일체를 이루는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라는 말로 오늘의 수련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혜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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