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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11/08/13 11:32:32  김치중
“교회·성당도 불교용어”
<상용어 지명사전> 펴낸 박호석 법사

불교유래 어휘 1천여 개 발굴

불교 지명도…4년 작업‘결실’

"불교문화·역사 소중함 깨닫길"

8월 초 불광출판사 회의실에서 기자를 만난 박 법사는 “사전 출판을 계기로 불자들이 불교문화와 역사에 자긍심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금은 분야가 전문화됐지만 과거에는 사찰 장엄하는 사람은 불화(佛畵)·단청(丹靑)·조각(彫刻)을 모두 혼자서 할 줄 알아야 했죠. 이 모두를 할 줄 아는 사람을 ‘금어’(金魚)라고 합니다. 2006년 입적한 만봉스님이 대표적이죠. 이와 달리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어축(漁軸)’이라고 하죠. 어축이 변해 일을 대강, 대충 할 줄 안다는 ‘얼추’가 됐죠”

 

최근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로명 새 주소 사업’ 전면 폐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도로명 새주소 사업으로 인해 기존 불교 관련 도로명과 함께 지명까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 기존 도로명 사업이 재고되지 않는 한 불교계는 도선동(道詵洞), 신사동(新寺洞), 미아동(彌阿洞), 화계사길, 보문로 등 사찰에서 유래한 지명과 도로명을 잃게 된다.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우리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반가운 책이 7월 출간됐다. 주인공은 박호석 법사(前 농협대 교수·62). 4년간의 작업 끝에 출간된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 지명 사전(불광출판사)〉은 정부의 도로명 새 주소 사업을 불교계가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쾌하게 풀었다. 참으로 반가운 책이다.

 

“전직 승려 출신 목사가 기독교계 신문에 ‘다반사’ ‘심금’ 등이 불교에서 유래된 말이라며 기독교인들은 쓰지 말라는 글을 게재한 것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했죠. 이건 아니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인터넷 검색을 통해 50~60개 단어를 찾고 자신감이 생겨 작업을 시작했죠”

 

사전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어와 지명 이름 중 불교에 뿌리를 두거나 영향을 받은 어휘 1,170여개를 담아냈다. 박 법사는 우리가 기독교 용어라고 알고 있는 ‘교회’‘성당’‘장로’도 불교에서 유래됐음을 명쾌하게 밝혀냈다.

 

사전에 의하면 기독교의 교의를 가르치고 펴고, 예배나 미사를 보기 위한 건물이나 조직‘을 칭하는 말로 정의된 ’교회‘가 부처의 가르침을 믿는 사람들이 예불하고 법문을 듣는 모임’에서 유래됐다고 적고 있다.

 

‘성스러운 집’이란 의미로 천주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성당’도 사실 본래는 법당 또는 불당을 가리키는 말이다. 장로는 어떠한가? 사전에서는 장로를 “지혜와 덕행이 높고 나이가 많은 비구를 통칭하는 말로 젊은 비구가 늙은 비구를 높여 부르거나 스승에 대한 존칭으로 쓰였다”고 정의했다. 교회에서 교회운영에 대한 봉사와 교도를 맡아보는 사람을 명한 용어가 아니란 것이다.

 

박 법사는 상용어와 함께 불교에서 유래한 지명도 소개했다. 그는 “상용어 정리와 함께 이참에 지명정리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에는 부록으로 실으려 했는데 불광출판사에서 내용이 좋다고 보완하자고 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과거 전국 도로 명을 한문으로 소개한 지도책을 버리지 않고 소장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지역 이장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명 유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딱 한번 장학금을 받았지만 박 법사는 1969년 덕산 이한상 거사가 창립한 ‘대한불교삼보장학회’에서 장학생을 선발됐다. 장학회에서는 송석구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 161명에 달하는 불자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현재 그는 2014년 삼보법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 추진을 위해 위원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불교와 관련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그때 장학금을 받은 인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박 법사. 그러한 이유에서 일까? 그는 1972년 군 장병 시 부처님오신날 부대 내에서 아무런 행사가 없자 사단장에 소원수리를 내 군 법당이 들어서게 만들었다. 군대 입대 전 대불청 충북지부장을 맡는 등 신행활동에 전념했던 그는 부대에서 군종병으로 활동했다.

 

인터뷰 내내 불교 관련 지명과 관련한 제보 전화를 받느라 진땀을 흘린 박 법사. “나보다 훌륭한 불자들이 많은데 괜한 책을 내 만심(慢心)만 는 것 같다”며 끝까지 겸손을 잃지 않은 그는 “사전 편찬이 잘못된 정부의 도로 명 새주소 사업 개선은 물론 불자들에게 불교문화와 역사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호석 법사는…

충북 괴산 출생. 충북대 농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농촌진흥청 농업기계화연구소 농공연구사 등을 역임하고 농협대학 농공기술과 교수를 끝으로 현직에서 은퇴했다. 현재는 육군 제1공병여단 법왕사, 육군 군수지원사령부 제11보급대대 관음사 지도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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