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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국제선명상대회 국제컨퍼런스 및 폐막식'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
조계종, 국회서 국제선명상대회 컨퍼런스 개최
진우 스님 "명상, 교육 본질 되살리는 실천" 기조연설
국내외 석학 4인 발표, 명상 기반 전인교육 모델 제시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10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25 국제선명상대회 국제컨퍼런스 및 폐막식'을 개최했다. '깨어나는 교육, 연결되는 우리–전인적 발달을 위한 교육 전환의 제안'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국회 정각회 및 마음챙김포럼, 국회의원 25명과 조계종이 공동 주최했으며, 400여 명의 교육계 종사자, 교사, 명상지도자, 사회정서교육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BBS불교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온라인 생중계도 함께 진행됐다.
컨퍼런스는 명상의 시간으로 시작해 미래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의 개회 인사가 이어졌다. 일감 스님은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들은 지식을 통한 경쟁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며 획일적이고 강요하듯이 가르친 교육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며 "한국의 학생들은 장구한 역사 속에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답을 찾는 반복적 훈련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상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은 명상을 통해 스스로의 존귀함을 깨닫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주호영 국회부의장, 이헌승 국회 정각회장, 조승래 의원(마음챙김포럼 대표), 김영배 국회 정각회 부회장, 정원주 중앙신도회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다.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축사에서 "현대 교육은 지식과 기술을 가르쳐 직업인 양성에 많은 성취를 이루었지만, 정작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답하는 지혜를 가르치는 데는 소홀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세상과 더 긴밀히 연결되었으며, 더욱 부유해졌지만, 덜 행복해졌고, 더 외로워졌으며, 자신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경 스님은 "'깨어나는 교육'이란 자기를 바로 찾고, 각자의 안에 본래 갖추어져 있는 지혜와 자비의 성품을 일깨우는 교육"이라며 "선명상은 교실에서 배우는 지식을 넘어, 자신의 내면을 깊이 성찰하여 스스로 깨닫게 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교육이며 학습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한국 전통 명상과 공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명상과 공교육의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진우 스님은 "명상은 인간의 내면 성찰을 넘어 교육의 본질을 되살리는 실천"이라며 "전 세계 아동과 청소년이 불안과 우울의 확산, 디지털 중독, 관계 단절 등 공통의 심리·사회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교육계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해 "치열한 경쟁 중심의 학업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은 성적과 입시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 결과 청소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불안과 우울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우 스님은 한국 불교 명상의 전통이 특정 종교의 교리를 넘어서는 보편적 인간 이해와 심리적 성찰의 지혜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한국 수행 전통의 핵심에는 '선(禪)', 곧 선명상(禪瞑想)이 있다"며 "이 전통의 근저에는 '연기(緣起)'의 가르침이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존재는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존재한다는 깨달음"이라며 "우리 학생 한 명 한 명이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가족과 교사, 친구들, 그리고 사회 전체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한국의 수행 전통은 더 이상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대 교육의 위기를 치유할 수 있는 실천적 지혜이자, 과학적으로 검증된 교육 자원으로서 재조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명상은 선택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공교육이 반드시 포용해야 할 보편적 교육 자원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밝혔다.
컨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석학 4인의 발표가 이어졌다. 킴벌리 A. 쇼너트 라이클 교수(일리노이대학교 심리학과)는 '새로운 교육으로의 전환: 통합적 교육으로서 사회정서학습의 과학적 배경과 실제'를 주제로 사회정서학습의 최신 연구 및 학생의 공감력·회복탄력성·사회적 책임을 기르는 통합교육 모델을 선보였다.
김누리 교수(중앙대학교 유럽문화학부 독일어문학과)는 '경쟁사회를 넘어 공감사회로: 사람다움을 위한 교육' 발표를 통해 경쟁 중심 사회가 초래한 교육의 한계를 짚고, 인간다움을 회복하기 위한 교육의 방향 전환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공감과 연대의 회복이야말로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오후 세션에서는 로버트 로저 교수(미국 에모리대학교 명상과학과 자비기반 윤리 연구센터 연구책임자)가 '전인적 발달을 위한 교육에서 명상의 의미와 역할'을 발표했다. 로저 교수는 "명상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교사에게는 성찰의 시간을, 학생에게는 공감과 자기 이해의 공간을 선물하는 교육의 내면적 혁신"이라며 "이를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통합적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혜주 스님(동국대학교 아동청소년교육학과 교수)은 '마음과 마음을 잇는 교육: 관계 중심 통합적 사회정서교육(RISEL-T)' 발표를 통해, 명상이 단순한 개인 수양을 넘어 교사와 학생, 공동체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교육적 매개임을 강조했다. 혜주 스님은 명상과 사회정서학습(SEL)을 결합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 현장에서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워크북과 교사용 지도서를 발표했다.
KAIST 명상과학연구소장 미산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대담에서는 각 연사가 '명상 기반 교육의 제도화'와 '관계 중심 교육모델의 공신력 확보' 방안을 중심으로 토론했다. 연사들은 "명상은 휴식이 아닌 관계를 복원하고 공동체를 강화하는 교육적 자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폐막식에서는 올해 4월 봉은사 개막으로 시작된 '2025 국제선명상대회'의 7개월 여정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이어 선명상 앰버서더 감사장 전달과 어린이·청소년 선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한 혜주 스님에게 공로패가 시상됐다.
미래본부 사무총장 일감 스님은 폐회사를 통해 "명상은 마음의 평화를 회복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길"이라며 "'UN 세계 명상의 날 한국위원회' 구성을 공식 제안하며, 명상이 인류 보편의 평화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명상이 교육 속에 스며드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제시되었다"며 "앞으로도 명상 기반 전인교육의 확산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와 실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4월 서울 봉은사에서 개막한 '2025 국제선명상대회'는 전국 각지의 다양한 명상·교육 프로그램을 거쳐 7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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