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원 스님 “6·25 때 받은 은혜, 지금 갚을 차례…모금 활동 계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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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캄보디아 국경 인근 피난민촌에 전달된 긴급 생필품들 |
태국과의 무력 충돌로 삶의 터전을 잃은 캄보디아 피난민들을 돕기 위해 한국의 불교계 국제구호기구가 긴급 구호 활동에 나섰다.
스님들이 중심이 돼 2010년 설립한 국제구호기구 사단법인 나누우리(이사장 재홍 스님)는 캄보디아 국경 인근 피난민촌에 쌀과 생수, 의약품, 의복 등 긴급 생필품을 1차로 전달했다고 12월 23일 밝혔다. 지원은 12월 18일 나누우리 캄보디아 사무소를 통해 이뤄졌으며, 모금 상황에 따라 2차, 3차 추가 지원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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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난민들은 학교 운동장이나 사찰 공터, 국경 인근 빈터에 모여 천막 생활을 하고 있다. |
현지 상황은 참혹하다. 나누우리 이사 묵원 스님은 “피난민들은 학교 운동장이나 사찰 공터, 국경 인근 빈터에 모여 천막 생활을 하고 있다”며 “천막조차 없는 사람들은 땅바닥이나 경운기 위에서 밤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물과 식량,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1950~60년대 6·25전쟁 당시 우리 피난민들의 모습이 그대로 떠올라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특히 낮과 밤의 큰 일교차로 감기와 호흡기 질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약이 없어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묵원 스님은 “지금은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번 지원에는 캄보디아와 한국의 특별한 역사적 인연도 작용했다. 묵원 스님은 “캄보디아는 6·25전쟁 당시 자신들도 가난했음에도 우리나라에 쌀을 무상으로 지원해 준 고마운 나라”라며 “그 쌀로 우리 부모 세대가 연명했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캄보디아가 범죄단체 국가라는 이미지로만 소비되면서 국제사회와 국내에서까지 외면받고 있다”며 “하지만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범죄와 무관한 평범한 국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권력층과 범죄 세력의 문제로 무고한 시민 전체가 고통받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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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코리아 통영지회에서 캄보디아 전쟁고아 구호지원금을 전달했다. |
현재 캄보디아에서는 정부 차원의 피난민 지원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묵원 스님은 “먹을 것과 물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학교와 사찰 주변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나누우리는 쌀과 의약품뿐 아니라 현지 식생활에 맞춰 젓갈 등 기본 반찬류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묵원 스님은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 가 직접 전달하는 것보다, 그 비용으로 더 많은 가구를 살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국내에서 모금한 후원금을 최대한 신속하게 현지로 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지역 사찰과 신도, 지역 봉사단체들의 후원 의사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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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고종 경남교구 남부분원에서 캄보디아 이재민 돕기 성금을 전달했다. |
묵원 스님은 “우리 역시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국제 원조로 살아남은 민족”이라며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자 인간으로서의 도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막촌에서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는 캄보디아 이웃들에게 이번 지원이 다시 살아갈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누우리는 ‘고마움을 잊지 않는 나눔’이라는 원칙 아래 캄보디아 전쟁 피난민을 위한 식량·의약품 지원과 모금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구호 활동 참여 및 후원 문의는 사단법인 나누우리(055-641-7731).
http://www.bulgyonews.co.kr/news/39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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