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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5/11/20 13:32:00  이한규
석별(惜別)


온갖 바위 나무들 서늘함 깃들었네 (千岩萬木一凉生)

바람소리인가 비 오는 소리인가 (不是風聲卽雨聲)

다릿가 연기버들 산 그림자 어둑한데 (橋頭烟柳山猶暗)

거울처럼 맑은 물엔 모래마저 비치네 (鏡裏流沙水自明)

헤어지고 구름사이 북쪽 길로 돌아서니 (惜別人歸雲北路)

그대는 책 읽으러 해남으로 향하네 (讀書君向海南城)

조주스님 인품을 다시 묻지 마시게 (趙老品題且莫問)

스님이 와도 답 못하는 차 이름이 창피하이(僧來不答愧茶名)

 

 ‘책 읽으러 해남으로 향하네’라는 구절에서 해남으로 떠나는 동료와 헤어짐을 아쉬워하면서 읊은 시임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대흥사에 공부하러 가는 스님을 배웅하면서 지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송시고』에는 만남과 이별에 관련된 많은 시가 있는데, 이 시도 그 중의 하나이다.

 여기서 직접적으로 조주라는 이름은 보이지 않지만, 조로(趙老)는 아마도 조주종심을 가리킬 것이다. ‘조로품제차막문(趙老品題且莫問)’을  ‘조주스님 인품을 다시 묻지 마시게’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조주의 끽다거 공안을 나에게는 묻지 말게’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행승이지만 다송자는 끽다거 공안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님이 와도 답 못하는 차 이름(茶松)이 창피하이’라고 자조했던 것은 아닐까?


 

문화예술학 박사 담원 김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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