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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0/10/23 10:59:29  이한규
조기형의 맛 이야기(13)
茶 맛의 표현

맛의 결실은 감동이다. 감동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표현이다. 맛의 표현은 몸짓으로 하거나 글로 쓰거나 말로 진행된다. 맛의 표현이 섬세하면 그 맛을 간접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맛의 감각 반응에서 진행되기에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하게 된다. 맛을 표현하는 형용사는 있어도 표현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맛을 표현할 때는 신조어가 자주 등장한다. 맛은 음식과 비교하면 미약하게 작용하기에 섬세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맛을 표현하는 사람들은 집중하는 방법에 대하여 고급의 정보를 사용한다. 그래서 맛의 깊이를 파악할 수 있고, 그 반응을 찾아서 언어로 옮길 수 있다. 맛의 표현이 섬세해지면 맛의 기준이 상세하게 정리된다. 각각의 맛에 따른 특색에 따라서 맛의 기준이 달라질 것이고, 맛있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이다. 맛은 역사와 전통을 통해 권력으로 연결되었다. 맛을 지어내는 방법에 따라서도 권력이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맛의 권력에 추종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맛에 길들어졌다. 맛의 원리를 찾으면 맛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맛의 기준 또한 자유로워진다.

 

보이 맛 표현의 사례

맑은 적갈색의 보이차가 투명하게 불빛에 반사되며 부딪히듯 자잘한 포물선으로 꿀렁이는데 경계선 움직임에 따라서 빛으로 선을 그어준다.

 

젖은 생미역과 다시마의 설익은 비릿한 냄새와 짚 냄새의 쿰쿰함이 섞이며 연한 흙 내음이 발효되는 세월의 맛이 몸에 온기를 돌리며 이완시켜준다.

 

차를 따르는 소리가 몸에 시냇물이 흐르는 듯 촉촉하게 젖어 든다.

단맛 뒤 쌉쌀함이 있지만, 약간의 쓴맛 뒤에 밋밋하지 않은 간간함이 따른다.

 

목으로는 싸라락 거리며 쓴 기운이 어리어리하다. 혀에 텁텁함이 조금 남지만,

단맛이 입안을 정돈한다.

 

삼킨 뒤에까지 혀 안쪽과 목구멍 입구 양쪽으로 쓴맛이 쓸렁거리고, 얼굴에 열이 오르고, 몸은 나른하다.

 

아래 글은 이렇게 표현된 보이차의 맛을 조금 더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맛의 표현은 읽어볼수록 맛의 인식에 도움을 준다. 맛을 인식할 때 어떻게 하는 방법이 좋은지는 여러 방향의 주장이 있다. 맛의 인식을 깊게 누릴 수 있는 사람도 표현에 훈련되지 않으면 맛의 현상을 언어로 옮기기 어렵다. 그런데 맛의 표현사례를 자주 접하게 되면 맛을 깊게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많아지면 언어로 옮기는 데 어렵지 않다. 맛 표현이 다양해지면 茶道 산업은 새로운 문을 열게 될 것이다. 맛 표현의 의미를 알아보는 이가 많지 않은 이유는 이러한 정보를 접하지 못해서이다.

 

이번에는 위에 요약한 보이차 맛을 조금 더 섬세하게 표현한 사례이다. 3명의 맛 평가사들이 감각의 유형을 나누어서 표현하였다. 서로 중복이 되지만 약간은 다르게 표현된다. 몸의 반응에는 이보다 훨씬 깊은 경험이 있었지만 제외하였다. 맛이 주는 감동의 깊이는 너무도 깊어 그 경험을 표현하는 것에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茶道 전문가들이 모여서 맛의 깊이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좋은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맛으로 인한 감동지수를 높이는 방법이 를 통할 때 빠르고 깊다. 이러한 속성이 알려지면 茶道에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한잔할 때마다 몸과 마음의 변화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맛의 표현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를 접하면 맛의 깊이는 더욱 확장된다. 이러한 맛의 표현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언어의 표현한계로 인해서 사전에 없는 의태어를 사용하였다. 맛이 주는 느낌을 파악하고 그 맛이 주는 감동이 몸과 마음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확인하였을 때 를 즐기는 격이 높아진다.

 

맛 평가사 1

동그란 진한 갈색 컵 받침 위에 놓인 찻잔이 귀엽고 앙증맞다. 컵 안의 검은 점들이 흰색의 잔을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맑은 적갈색의 보이차가 투명함으로 인해 반사가 힘을 더해 선명도를 높여준다. 찻잔을 손으로 받치고, 들어보니 흔들림으로 잔잔한 물보라를 일으킨다. 차가 잔의 표면에 닿으면서 다닥다닥 소리를 내듯이 부딪친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자잘한 포물선을 그리며 꿀렁인다. 찻물의 은은하게 고운 자태는 찻잔을 들어 올리는 손의 각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움직일 때마다 반사하는 빛도 다르게 보내준다. 찻물의 흔들림은 윙크하듯 다양한 모양으로 윤을 반짝이며 답례를 한다. 감사의 표시로 신호를 보내는 듯하다. 적갈색 투명함 위에 머금은 빛은 이리저리 흔들의자 타듯 움직인다.

 

찻잔이 오목하게 깊어서인지 찻물의 가운데는 좀 더 색이 진하고, 컵 가장자리로 갈수록 연한 투명함이다. 찻잔과 찻물의 경계선은 찻잔의 움직임에 따라서 자리를 옮겨가는데 잔과 찻물의 접촉하는 라인 따라 빛으로 선을 그어주고 있다. 첫 잔을 음미해본다. 젖은 생미역 줄거리의 비릿한 냄새가 진하게 올라온다. 둔한 탑탑함이 섞여 있다. 손과 발에 온기가 서린다.

 

둘째 잔을 음미해본다. 짚 냄새로 느껴지고 둔한 게 쿰쿰하고, 떫은 향이 미약하게 스친다. 손과 머리가 잘잘 하면서 순간 멍해지고 후두부에 초승달 모양으로 깊게 쇠 빛이 쪼이듯 도드라진 자극이 생긴다.

 

셋째 잔을 음미해본다. 젖은 다시마 냄새가 난다. 텁텁하면서 목 넘김에 따뜻함이 길게 늘어진다. 머리부터 자잘함이 목을 지나 어깨를 살짝 지난다. 후두부의 자극은 여전하다.

 

넷째 잔을 음미해본다. 연한 흙냄새가 퍼진다. 잠시 입안에 머금고 있으니 입천장이 심하게 아리 아리, 얼얼 따꼼 따꼼 하다. 팔뚝 다리 등 피부 근육이 계속 잘잘거리며 온몸에 온기를 펼쳐주니 이완 속에 있게 된다.

 

다섯째 잔을 음미해본다. 냄새는 갈수록 중독이 되어서 느껴지는 것이 연해지는 듯하다. 연하게 흙냄새와 다시마가 섞인 냄새다. 집중이 지속되니 한 대 맞았을 때처럼 잠시 멍한 상태가 지속되고 목 뒤에 어깨부터 후두부까지의 근육에 기운이 위로 뻗친다. 강하게 자극이 올림으로 오고 골반 쪽으로 에너지가 강하게 잘잘 되며 휘저으니 발끝까지 자잘한 전율이 이어진다

 

여섯 잔을 음미해본다. 달달함이 입안 가득 입천장까지 진하게 배어서인지 연한 다시마 향과 진한 단내가 코로 올라온다. 턱 라인에서 볼까지 뜨끈한 기운이 올라오더니 관자놀이 직전까지 올라가면서 홍조가 후끈 느껴지고 얼굴이 따갑다. 충만감이 몸 전체를 다스리고 몸이 가벼워진다. 음악이 흐르니 리듬에 따라 살짝 머리가 진동된다.

 

미세하게 이마가 살짝 조인다. 배 쪽에는 살짝 쓰린 듯한 아리함으로 굵게 뭉쳐지고, 정수리는 계속 화한 느낌이다.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함이 올라온다. 몸 표면은 저릿저릿한 전류감이 계속 흐르고 전신이 이완되어 이대로 졸고 싶다.

 

맛 평가사 2

차를 따르는 소리가 뿌르르륵 뽀르륵 하면서 몸에 시냇물이 흐르는 듯 촉촉함이 젖어 든다. 마음이 잔잔하게 흔들리며 강으로 흐르는 듯 잔을 잡는다. 매끈하고 둥근 물빛의 흔들거림에 시선을 맡기고, 오랜 세월의 차와 태양과 흙의 역사를 감사함으로 받아들인다.

 

묵직하고 단단한 찻잔의 온기가 아랫입술을 누르면서 윗입술을 적시는데 뜨듯하고 진하게 입으로 미끄러져 흐른다. 쁘르르릅 쁘릅하며 입안에 찰랑 찰랑 부드럽게 밀려오는 뜨듯한 차는 입안을 적시며 혀 아래쪽으로 모인다.

 

먼저 알알함이 촥 퍼지는데 씁쓸함도 확 오른다. 드디어 세월이 마음에서 빠져 나와 내 몸을 만나더니 다시 흐른다. 출렁이며 입을 적시는 가벼운 둔탁함이 느껴진다.

그 뒤로 떫음이 혀 위에 착 따라붙는다. 나눠서 삼키는 동안 공기가 살짝 닿는 혀 상단은 알알거린다. 뜨듯한 차가 목구멍과 식도를 데우며 넘어가는 데 잠시 후 혀에서 침이 나온다. 찻잎의 세월은 쓰기도 하고 절대 달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한다.

 

두 번째 잔을 음미하였다. 삼키고 나서 잠시 뒤 혀끝에서 침이 시큰하게 나온다. 살짝 들근함도 뒤에 느껴지는데 침 인지 차인지 모를 맛이다. 어깨가 편안하게 내리 앉는다. 배가 뜨듯해지며 속이 약간 싸하다. 머리도 살짝 지끈하다. 가볍지 않은 흙과 태양의 스토리가 어떻든 나의 세포는 무심하게 그냥 그러함으로 받아내고 있다.

 

세 번째 잔을 음미하였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맛은 놓쳤고, 이내 정신이 돌아오니 부드러운 액상의 둔탁함이 느껴진다. 귀 뒤쪽으로 열기가 오르는 듯하고 조용함이 몸 아래로 미약하게 흐른다.

 

네 번째 잔을 음미하였다. 삼킨 뒤에 혀 안쪽과 목구멍 입구 양쪽으로 쓴맛이 쓸렁거린다. 입천장이 쓰고 싸하다. 삼킨 뒤엔 약간의 쓰큼 시큼함 뒤로, 침이 들근하게 솟는다. 얼굴에 열이 오른다. 뜨듯한 차가 펼쳐 내는 그림을 따라가다 보니 몸이 일렁이고 몽롱함이 함께한다.

 

다섯 번째 잔을 음미하였다. 혀 밑에서 살짝 시큰하고 달달함도 느껴지며 텁텁함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순간순간 뭉글뭉글한 구름이 만들어내는 춤으로 일렁인다.

 

여섯 번째 잔을 음미하였다. 뒤에 살짝 비린 맛이 느껴지고 살짝 탁한 흙 맛이 툭 올라온다. 비린 잎사귀의 냄새 같은 억센 잎의 맛이 느껴진다. 계속해서 따르는 찻물의 쁘르르륵 소리가 깊어질수록 침수하듯 아래로, 아래로 무게 없는 진공의 강으로

나를 데려간다. 코안쪽으로 틉틉한 향이 들어가서인지 머리가 살짝 지근하고, 머리 뒷꼭지가 간질거린다. 온기 때문인지 등이 나른해진다. 몸의 느낌이 멀어지듯 아련하다.

머리가 살짝 울렁이고 눈을 감고 싶다. 마음이 조용한지 몸이 조용한지 무거움이 내려앉는다.

 

 

맛 평가사 3

첫맛은 단맛이 치고 올라오는데 혓바닥 전체가 쌉쌀함으로 퍼진다. 약간의 쓴맛 뒤에는 밋밋하지 않은 간간함으로 눌러진다. 목으로는 싸라락 거리며 쓴 기운이 어리어리하고 뭉게뭉게 넘어간다. 뒤끝은 단맛이 이끌고 나간다. 목 넘김 할 때 목젖에서 둔탁하게 싹싹거리며 자극이 느껴진다. 식도까지 싸릿함이 내려가는데 배 안에는 따뜻한 기운이 퍼지고 팔다리가 이완되기 시작한다.

 

두 번째 잔을 마시니 쓴맛이 부드럽게 퍼지고 목 뒤쪽으로 단맛이 조금씩 올라오며 퍼진다. 혓바닥 중심으로 침이 돌며 단맛이 좀 더 확대되어 내려앉는다. 목젖이 살짝 찌릿하게 자극이 되는가 싶더니 입천장이 화~해져서 부드럽고 가벼운 기운으로 올라간다. 금방 얼얼한 기운이 생겨 혀가 살짝 마비되면서 점점 침이 나오고 있다.

 

이내 텁텁함이 혀 위에 잔잔하게 덮어지며 쓴맛이 퍼진다. 다음으로 단맛이 나타나 입천장을 치고 올라가 포근한 기운으로 양 볼 쪽으로 달게 퍼지고, 입가로 번진다.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배 안에서는 즈륵즈륵 거리다가 슬며시 꿀렁임이 있다. 손발은 지르륵 거리고 발바닥이 얼얼하다.

 

세 번째 잔을 음미해보니 쓴맛이 싸라락 거리며 입안을 자극하고 혀끝이 예리해 지면서 얼얼함이 느껴진다. 혓바닥 밑에 부드러운 알싸함이 톡 쏘는 듯한 쓴맛으로 올라온다. 혀에 꾸물꾸물한 기운이 모이는가 싶더니 가슴으로 특특 거리며 번지고, 두근거림으로 바뀐다. 쓴맛이 전체적으로 자잘하고 넓게 퍼지는데 슬슬 텁텁함이 올라오고, 엷은 단맛이 나타난다. 아랫배는 편편하고, 단단함이 느껴진다. 단전에는 힘이 들어가는데 어깻죽지에 힘이 빠지며 더운 기운을 머금고 있다. 얼굴이 이완되고 표정이 부드러워지며 머리가 맑아진다.

 

네 번째 잔은 쌉쌀한 맛이 계속 느껴지고, 깊어진다. 쓴맛 뒤에 미세한 텁텁함이 있지만, 주르륵 침으로 녹아내려 금방 사라지고 단맛이 입안을 정돈한다. 입안이 가볍고 화 한데 그 기운이 싸륵싸륵 입천장 위로 올라온다. 찻물로 배를 채운 듯 포만감도 함께 올라온다. 점점 상체에 힘이 들어가고 다리 장딴지 근육이 이완되고 손바닥과 발바닥이 얼얼거린다.

 

다섯 번째 잔은 씁쓸한 맛 끝에 목에 건조함이 다가와 목젖이 칼칼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둔탁한 단맛이 목젖 밑에서 치고 올라와 단침이 고이고 입안을 부드럽고 차분하게 만든다. 목구멍과 가슴 쪽으로 쓰륵륵 기운이 밀려간다. 어깨가 한층 이완되어 내려앉고 손발 전체가 부르르 거리며 저릿하다.

 

여섯 잔째 마시니 가슴이 열리고, 약간의 두근거림이 있다. 달고 씁쓸함이 넘어가는가 싶더니 목에서 다시 씁쓸함이 올라오고 잠시 이를 에리게 한다. 달달하면서 간간한 맛이 감칠맛으로 이어진다.

 

혀 전체를 미세하게 쏘는 듯 자극이 있는데 침이 쓴맛을 희석시키고 단맛으로 어우러지게 하는 여운을 남긴다. 하체는 무겁게 이완되면서 어깨가 쑥 빠져 내려앉고 상체의 자세가 바로 잡힌다. 발바닥은 무겁게 바닥을 내리누르고 있다. 눈꺼풀이 가벼워진다. 몸 전체가 자륵 자륵 거리는 미세한 느낌으로 퍼져 나간다. 생각은 없어지고 의식이 확장되며 몸이 점차 정지된 듯 고요해진다.

 

보이차의 맛을 섬세하게 표현한 사례는 보이차를 즐길 때 감동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다. 이러한 맛 표현정보를 많이 쏟아낼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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