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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0/12/31 12:23:05  이한규
주저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

신해사 회주 무공 스님


길지 않은 제 인생을 돌아보면서 가장 힘들어했던 시절이 지난해 2020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살았던 그 생활 리듬이 한순간에 깨져 버리고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야 했던 시기를 인정하지 못했던 것이 저로서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저 역시 출가 사문이라 세속을 등지고 살아가는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출가 사문이전에 신해사 회주라는 신분이 있어 찾아오는 불자님들과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럴수록 출가수행자인 저는 제 자신을 돌아보고, 장애를 과정으로 삼아 수행정진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이 마음이 초발심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을 잃는다면 저 역시 탐욕을 가장 우선하는 사람들과 뭐가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안타까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누구에게도 만나고 스칠 인과의 과정이라 생각하기에, 수긍을 하면서도 참으로 참담했습니다. 세계 사람들은 코로나19라는 큰 공업(共業) 속에서 헤매고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 공업이 잘 풀어지도록 이 세상 사람들이 합심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견디고 인내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이 우리 스스로가 지구환경에서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저야 산속에서 살아가니 만날 사람 덜 만나고 수행한다고 하지만, 세상살이하면서 엮기고 엮여 살아가는 사람들은 경제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하니 제 가슴이 먹먹해지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말로 그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겠습니다.

참아라, 인내하라, 세상이 이런데 참아야지, 이 정도의 말 밖에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스스로 서글퍼졌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방안이 없는데 저 역시 참담한 심정입니다.

오랜만에 눈보라가 날립니다. 참으로 귀한 눈소식입니다. 남쪽이라 겨울에도 눈 대신에 비가 내립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조금 춥다는 생각했는데 눈이 내리는 것을 보면서 제 자신이 조금은 어릴 때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 풀립니다. 늘 부처님의 제자로 살고 있음을 가장 큰 은혜로 생각합니다. 부처님의 크신 공덕을 찬탄한 찬불게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옵니다.

 

천상천하에 부처님 같으신 이 없으시고 시방세계에서도 견줄 이 없도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 내 모두 보았으나 그 어느 것도 부처님에 비할바 아니네.”

 

부처님의 공덕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구구절절하게 찬탄하는 게송입니다. 이처럼 위대한 부처님이시지만 경전 그 어느 곳에도 형상으로 나타난 나를 의지하라는 대목은 없습니다. 부처님은 상징적인 대상으로 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이를 제자들에게 엄하게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특히 <열반경>에서는 아난이 열반 직전에 있는 부처님께 법을 청하자, 죽음에 이르고 있는 부처님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고 수행하라고 하셨지요. 참으로 의미 있는 가르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들은 자신을 소중히 여깁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우리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자기 자신의 소중한 모습을 아끼면서 참다운 수행자의 모습을 갖고 진리를 행해 수행할 때 그것이 가장 좋은 모습이라고 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정한 생각으로 청정한 법을 따라 수행하는 불자님들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렵습니다. 경제도 어렵고 사회관계 만남도 어렵지요.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코로나19가 가고 나서 다가올 시대를 준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 마음이 바로 수행의 마음이며 정진의 마음입니다.

세상이 어려울수록 수행자의 힘이 드러나게 됩니다. 불자들은 자신들이 정진해온 과정을 중히 여기시고 더욱 자신에 맞게 사경하고 염불하고 기도하시면 됩니다. 불교를 처음 접한 그 마음을 항시 잊지 마시고 열심히 정진하는 신축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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