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가격)
세상의 모든 물건에는 값이 있습니다. 지금은 옛날엔 생각지도 못했던 공기나 물까지 값이 매겨져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북극의 얼음,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까지 다양한 가격으로 분류되고, 사람조차도 한때는 노예로 거래되었고 현재에도 다양한 형태의 몸값이 책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이차의 가격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니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습니다. 자본주의란 기본적으로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가 이윤 획득을 목적으로 여러 가지 생산활동을 하는 사회를 말합니다. 그런데 이윤을 추구함에 있어서 세상이 요구하는 보편적 기준에 부합하느냐 아니면 자신만의 독특한 기준으로 세상을 현혹하느냐의 차이는 있습니다. 유형무형을 막론하고 가치를 자본으로 규정하는 세상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가격은 제품의 가치를 표시하는 것임과 동시에 판매자의 양심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보이차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산수단이 결합되어 생산 유통되고 있습니다. 오운산도 처음 회사를 설립하고 제품을 출시할 때 적지 않은 고민을 했던 것이 가격 책정 문제입니다. 최종적으로 오운산에서 획정한 기준은 원료값에 가공과 유통 비용을 더한 생산원가를 산출하고 적정이윤? 곱하기 2 정도를 소비자 가격으로 책정하였습니다. 홍보 비용, 제고 비용 등을 책정하지 않아서 다소 빡빡하지만 꾸준히 견지하고 있는 정책입니다. 판매 가격은 전 세계에 통일하고 판매 단위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할인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본사에서 제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엄격한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본사의 제고가 소진되면 해당 제품의 가격 결정권은 소장자에게 자동적으로 인계됩니다. 그리고 매년 한번 일정 기간을 정해 선주문이라는 방식으로 오운산 제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운산 정규 제품의 가격은 대부분 이러한 기준에 따라 결정되고 있고 주문 제작한 제품은 주문자에게 가격 결정권을 드리고 있습니다.
보이차의 가공과 유통 비용은 모두 비슷합니다. 홍보 비용은 편차가 크기 때문에 논외로 하면, 보이차는 원료 값이 생산 원가를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입니다. 특히 고수차는 생산되는 지역과 차나무의 수령에 따라 가격의 편차가 아주 큽니다. 어떤 경우엔 솔직히 품질에 비해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이 유명해진 원인은 반드시 있고 그래도 찾으시는 분들이 있기에 오운산도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매년 소량의 특정지역 차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중엔 특정 지역의 고수순료라는 이름으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차들도 많습니다. 한국이나 중국 모두 마찬가진데, 제가 느끼는 차이는 중국은 판매하는 사람이나 구입하는 사람 대부분은 그 지역 차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한국은 파는 사람은 아는데 구입하는 사람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보이차를 판매하는 상인이라면 특정 지역의 고수차 가격이 얼마 정도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정 지역의 경계에 있는 차밭, 특정 지역 방향에 있는 차 등의 어설픈 이야기로 선량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저도 차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기타 업체의 영업 행태를 비판하기는 영 달갑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잡문을 쓰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타 업체에서 생산한 차를 공적인 자리에서 함부로 평가한 적이 없습니다.
모두들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념을 담아 정성껏 만든 차인데 한두 번의 시음으로 함부로 평가하는 것은 예의도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고수차라는 이름으로 그 지역 모차 가격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히려 정상 가격으로 판매하는 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씩의 말들을 서슴없이 하는 몰염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작금의 보이차 시장을 둘러보면 비단 이러한 문제뿐 아니라 희소성의 가치를 노리고 이상한 방법으로 생산된 이름뿐인 노차, 장사꾼과 금융자본이 야합하여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는 매가리 없는 생차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제가 굳이 이 시점에서 욕먹을 각오를 하고 '보이차의 불편한 진실'이란 제목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보이차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문제가 보이차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를 만들고 마시는 사람들은 달랐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이기도 합니다.
차도 세상의 상품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지만 차가 지닌 정결한 특성과 효능을 잘 개발하면 나날이 피페해져가는 현대 문명의 피로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삶의 근원을 돌아보게 하는 혜안을 선사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정직하고 맑은 차로 인하여 차를 만드는 사람, 마시는 사람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신뢰가 향상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운산 차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언제 어디서나 반품 및 교환이 가능합니다. 자신이 만든 제품을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오운산에서 2015년에 출시한 후 포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시음용 소포장 차들은 이유 불문 모두 리콜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형광물질이 발견된 2019년도 제품의 포장지도 리콜하여 전부 재포장 하기도 했습니다.
번거롭고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집니다. 훗날 문제가 있는 제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차는 마시기도 버리기도 난감합니다.
좋은 이름 하나 지어서 붙이고 판매하면 됩니다. 굳이 유명 지역의 이름을 넣어서 양심을 속이고 이상한 차를 판매하는 일들은 이제 사라졌으면 합니다.
■최해철 거사는
1965 경남 양산 출생
울산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96 전통찻집 ‘가시리잇고’ 창업
2001 ‘석남사가는길’ 창업
2005 중국 진출을 위해 ‘석가명차’ 로 상호변경
2009 진승차창 한국총판 역임
2011 해만차창 한국총판 역임
2011 진미호 한국총판 역임
2012 하관차창 한국총판(現)
2014 중국운남성 ‘오운산차업유한공사’ 설립
(現,석가명차차업유한공사)
2015 ‘오운산’ 브랜드 런칭
http://www.bulgyonews.co.kr/news/37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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