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와 불교의 대화>
김도일.유용빈 엮음/도서출판 장격각/400쪽값 30,000원
도서출판 장경각(대표 원택 스님)에서는 불교와 유교의 사상적 영향과 소통을 다룬 <유교와 불교의 대화>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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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간의의를 설명하는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 |
이책은 지난 2021년 11월 26일 성철사상연구원(이사장 원택 스님)과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소장 김도일 교수)는 '불교사상과 유교사상의 소통과 조화'라는 주제로 성균관대학교에서 공동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때의 성과물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다만 세미나를통해 발표된 논문들은 특정인물이나 이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송.명 유학에 집중되어 있어 유교와 불교의 대화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교와 불교의 대화' 편집위원회를 구성했다.
편집위원회는 <중국 역사를 통해 본 유학과 불교의 대화>를 총론으로 추가하고, 변희욱의 <송대의 간화와 격물>을 통해 송대 유교와 불교의 대화를 보강했다. 또한 진영혁의 <중국 전근대 유불 관계: 만명 불교의 양지심학론>과 유용빈의 <지욱 '논어점정'의 이불해유에 대한 고찰>을 추가해 명말청초의 대화 양상을 보완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냈다
<유교와 불교의 대화>는 유교와 불교의 교류 양상을 '격의와 '융합'을 화두로 삼아 거시적 관점에서 조망했다. 엮은이를 포함해 열 명의 학자들이 참여한 이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됐다.
첫째 부분은 동아시아 사상사에서 유교와 불교의 대화 양상을 개괄하는 총론으로, 중국 역사를 통해 본 유교와 불교의 대화가 서두에 두었다. 두 번째 부분은 불교의 중국화 초기부터 당대에 이르는 불성 개념을 통한 유불융합에 대한 탐구로 석길암의 <불성 개념의 중국적 변용 과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세 번째 부분은 이 책의 핵심으로 송:명대에 심화된 유불융합에 주목하는 내용들을 실었다. 이원석의 <유자휘에게 끼친 대혜종고의 영향>, 이해임의 <장구성은 대혜종고에게 무엇을 배웠는가?>, 변희욱의 <송대의 간화와 격물>, 정상봉의 <주희가 본 육구연의 심학과 선>, 김진무의 <조사선과 육왕 심학의 교섭관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네 번째 부분은 명말청초 불교계의 격의 양상을 고찰하며, 중국학자 진영혁의<중국 전근대 유불 관계:만명 불교의 양지심학론>, 유용빈의 <지욱 '논어점정'의 이불해유에 대한 고찰>이 이에 속한다. 다섯 번째 부분은 청말민초의 새로운 유학에서 시도된 유불융함에 대한 탐구로 김제란의 <현대 신유학에 나타난 유학불교 융합의 방식들: 웅십력, 당군의. 모종삼 3인의 철학을 중심으로>를 다루었다.
'유교와 불교의 대화' 편집위원회는 이책의 출간에 대해 첫째, 대화와 소통의 관점에서 불교와 유교의 관계를 바라보는 연구의 서막을 열었다. 근대 시기 중국에서는 불교와 유학의 접목을 통해 서세동점의 시대적 파고를 넘고자 하는 지식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개별적 연구나 접근은 있었다. 일례로 한국불교의 대선지식이었던 성철 큰스님 역시 유교 집안에서 태어나 유학을 통해 한학을 익혔으며, 법문에서도 왕양명을 비롯해 유학자의 가르침을 인용하며 불교와 유교를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대화와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학술기관이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고 여러 명의 학자들이 동일한 주제로 연구성과를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둘째, 불교와 유교의 사상적 변주와 융합이라는 사상적 교차를 보여주는 학술자료를 제공하는것이다. 유교와 불교의 대화 양상을 동아시이의 사상사적 맥락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조망한 연구는 우리 학계에서 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의를 지닌다. 이 책을 동해 독자들은 유교와 불교 간의 상호 작용과 그 영향력이 어명게 전개되었는가를 엿볼 수 있는 안목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셋째, 대립과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하는 것이다. 유교와 불교는 동북아 철학사에서 오랜 갈등과 대립의 관계였지만 그 과정을 통해 두 사상은 더욱 발전하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변모를 보여주었다. 겉으로는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처럼 보여도 내면을 살펴보면 서로를 보완하고 성장시키는 측면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교훈은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해한다. 넷째, 불교와 유교의 현대적 대화를 촉발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성별, 세대, 계층.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극한의 대립과 갈등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사상적 자원으로서 유교와 불교가 이바지할 수 있다면 두 사상의 현재적 가치를 다시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두 사상의 대화가 이렇게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지만 아쉽게도 현재 학계나 종교계에서는 이런 차원의 조명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런 공백을 메움은 물론 유교와 불교의 대화를 촉발하여 두사상의 현재적 가치를 입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랬다. 다섯째, 새로운 시대정신을 조형하는 멜팅팟이 되기를 기대했다.
유교와 불교는 인간의 본성,세계의 이치. 마음에 대한 새로운 이념과 규범을 융합해 왔다.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두 사상적 흐름인 유교와 불교가 바로 지금 여기에서도 또 다른 멜링팟을 형성하여 갈등과 대립을 해소할 수 있는 지혜를 제시는 단초가 되기를 기대했다. 편집위원회는 약 2천 년에 걸친 두 사상의 대립과 소통. 조화와 공존의 흐름을 한 권의 책으로 모두 담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으로 보고 이에 두 기관은 이후에도 관련 기관들과 협의하여 두 사상 간의 대화 시리즈를 기획해 나갈 계획이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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