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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5/07/23 11:34:02  이한규
서불암의 늦은 봄에 西佛庵 暮春


九十韶光靜裡過 到今信覺歲如波

花院嬌顏風後減 茶田潄舌雨前多

僻地却忘盃上樂 禪林未放(車+丑)頭歌

雖非呑吐無生味 要喜叨叅十種科

 

구십일의 봄빛이 조용히 지나가니

세월이 물결 같음 이제야 알겠네

곱게 핀 꽃이야 바람 불면 시들지만

차밭의 여린 잎은 비 내리면 피어난다.

외진 곳 선림에서 술 같은 건 모두 잊고

오로지 축두가를 붙들고 있네

무생(無生)의 깊은 뜻 알지 못하니

십종의 과목을 닦으오리다

 

이 시는 다송자선사가 송광사 서불암(西佛庵)에 기거할 때 지은 것이다. ‘구십일의 봄빛이 조용히 지나가니’ ‘차밭의 여린 잎은 비 내리면 피어난다’라고 했으므로, 이 시를 지은 시기가 동안거에서 하안거의 사이일 것으로 추측된다.

또 ‘무생(無生)의 깊은 뜻 알지 못하니’라고 했으니 다송자는 자신의 역량이 아직 익지 못했음을 고백하고 있다.

 

         문화예술학 박사 담원 김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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