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불교사
김경집 지음
운주사
23,000원
광복 이후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한국불교가 걸어온 역사적 여정과 사상적, 제도적 전환을 폭넓고 정밀하게 정리한 연구서이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은 광복 이전부터 21세기 초반까지 한국불교의 역사적 전개와 사상적 흐름, 사회문화적 대응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체계적으로 조망한다. 특히 이 책은 단순한 사건 나열이나 교단 연대기의 서술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불교가 마주한 내부의 갈등과 외부의 도전, 그리고 그 속에서 불교적 자각과 자주적 개혁의 실천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깊이 있게 탐색한다.
광복 직후 일제 식민 불교의 유산을 청산하려는 노력, 전쟁과 혼란 속에서 수행 전통의 회복을 위해 일어난 봉암사 결사, 정화운동을 거쳐 조계종 통합으로 이어진 승가의 재편, 그리고 이후 반복된 갈등과 화합의 역사까지, 이 책은 한국 현대불교가 정치, 사회, 문화적 격변 속에서 어떻게 정체성을 확립하고 종교로서의 본령을 회복해 왔는지를 조목조목 짚어낸다.
더불어 근대교육을 받은 불교인들의 참여, 신행문화의 다변화, 불교 출판 및 학문 체계의 확립, 무형문화재 지정 등 불교가 사회적 자원으로 기능하게 된 과정도 중요한 축으로 다루어진다.
이 책은 특히 불교계 내부의 이념 대립과 정치권력과의 관계도 치우침 없이 균형 있게 조명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불교가 겪은 갈등과 파행의 역사를 은폐하지 않는다. 폭력과 소송, 권력 투쟁, 정체성 혼란 등은 외면할 수 없는 역사이자, 향후 불교 발전을 위한 성찰의 거울이다. 종단 권력의 집중, 재가 신도의 소외, 사회적 대응력 부족 등이 반복되는 이유를 분석함으로써,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또한 이 책은 한국불교의 ‘지속가능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탈종교화, 인구 구조 변화, 청년 세대와의 단절 같은 시대적 과제를 직면한 지금, 이 책은 불교가 다시금 사상과 실천, 제도와 문화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불교의 현재와 미래에 관심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나침반 같은 책이다.
저자 김경집 박사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국 고대불교와 근대불교를 연구한 불교사학자다. 『한국불교통사』, 『한국 근대불교사』, 『한국불교 개혁론 연구』, 『역사로 읽는 한국불교』 등 20여 권의 한국불교 관련 전공서적을 집필했고, 한국 근, 현대불교를 연구한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411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