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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07/11/26 12:02:37  편집국
종교적 가치 평범한 인연법에서 찾아야
혜 덕 스님의 생 활 법 문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아는 것보다는 모르는 것이 훨씬 많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사람들은 모든 것을 과학이란 이름으로 평가하고, 여기서 벗어나는 일들은 억지로 꿰어 맞춥니다. 정말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일입니다.과학은 우리에게 의식주를 해결해줬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편리함을 안겨 줬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과학의 혜택인 물질문명을 맹신하는 동안 부작용도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무엇인가를 알리고 믿게 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종교보다는 단박에 모든 것을 의지할 수 있는 종교가 사람들 사이에 쉽게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들은 진리를 찾기 보다는 마술 같은 행위를 하는 집단에 현혹되는 것입니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들에게 모든 것을 주고 자신의 삶을 유지하려 하지만, 생로병사에 초연할 수 없는 인간에게 이런 일이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불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중생은 중생의 삶 속에서 정진할 때 부처를 이루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중생의 삶은 포기한 채 편법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부처는 영원히 이룰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세계가 연기(緣起)의 이치로 이루어진 진리를 깨우치셨습니다. 이 세계의 모든 만물이 서로 여러 가지 인연(因緣)에 의해서 함께 의지하고, 연관지어(相依相關) 존재하고 소멸해 나가는 이치를 깨우치신 것입니다. 《잡아함경》에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다’는 말씀은 바로 이 세계의 연기적인 구조를 설명하는 구절입니다.

이처럼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서 함께 존재해 나가는 곳이 바로 이 세상의 존재형태라고 부처님께서는 밝히신 것입니다. 이러한 이치는 우리의 현재 인생살이에 그대로 통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되는 것은 자식을 두었기 때문이고, 자식이 태어날 수 있는 것은 부모님이 계시기 때문이고, 사업체의 고용주가 되는 것은 피고용인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이러한 이치를 더욱 진전시켜보면 우리 개개인이 이 세상을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 역시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은덕이 있기 때문임을 깨닫게 됩니다. 스승이 있기에 배울 수 있고,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있기에 깨끗하게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설령 사회에 나쁜 영향만 미치는 악인이라 하더라도 그 역시 나에게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나와 본질적으로 한 몸인 것입니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나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들이 나와 한 몸임을 깨닫고 조그만 것이라도 더불어 나누는 삶, 그것이 바로 부처님께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일깨워주시는 공덕의 삶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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