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논의 없어…반쪽 토론회 전락
동출스님 “한쪽 잘못만 있는가” 일갈
“조계종 중앙종회는 대한불교진흥원과 지속적으로 대화하기를 원한다. 공개석상에서 서로 마음 터 놓고 이야기해 현안 문제를 풀고 21세기 불교 중흥을 위해 나가야 한다”
조계종 중앙종회 대한불교진흥원제자리찾기특별위원회(위원장 의연)가 1월 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조계종과 진흥원 및 불교방송의 관계정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내용의 주장을 한 목소리로 제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위원장 의연스님발제와 박준영 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박원식 불교방송보도국장, 허남오 10ㆍ27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회위원, 김영일 조계종총무원기획차장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의연스님은 그간 특위가 활동한 보고서를 근거로 진흥원과 종단과의 관계 변화를 조명했다.
의연스님은 발제를 통해 “진흥원은 故 장경호거사가 출연한 재산을 가지고 박정희 대통령이 설립한 공익법인 성격의 종교단체”라면서 “10.27법난을 기점으로 종단과의 관계에 변화가 생겼으며, 법난을 주도한 세력들이 진흥원이사회 구조변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어 “10.27법난 이후 임원은 종신제 형태를 취하고 있고, 2000년 정관 개정 이후에는 공익법인 성격마저도 불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는 진흥원이 참석하지 않아 구체적인 논의나 진척된 토론이 있지를 않았다. 다만 토론회 말미 불교방송 관계 정립 부분의 토론자로 박원식 불교방송 보도국장의 주장에 대해 객석 토론자인 도서출판 솔바람 대표 동출스님은 “한쪽 잘못만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갈해 눈길을 끌었다.
정해진 토론 시간에서 박 국장은 불교방송 직원들의 입장이라는 전제로 “조계종과 진흥원이 합심해 불교방송을 설립했다. 이제 조계종과 진흥원의 관계가 먼저 재정립된 후에 불교방송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교방송과 진흥원의 관계가 소원해진 점에 대해서 박 국장은 “일부 진흥원 이사 중 자신의 이익을 찾으며는 사람이 있다”면서 현 김규칠 상임이사를 지목하고 그가 관계 악화의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동출스님은 이런 토론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스님은 “그럼 불교방송에는 조계종 사들이 많았는데 제대로 견제 됐는가”라고 반문하며 “불교방송 이사들을 보면 사재, 조직 개인 소유 등의 문제도 많다. 그들 이사들이 제대로 역할을 했는지, 불교방송 직원들은 문제가 없는지 우선 순위를 따져 비판해야 그 비판이 올바르다”고 강하게 말했다.
스님은 이어 “불교방송을 보면 당장 과거 공금횡령한 사람도 아직 자리에 있다”면서 “불교방송 구원들이 총체적으로 객관화 시켜 평가받아라. 한쪽 잘못만 있다고 하면 누가 나서서 대화를 임하겠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결국 토론회는 어떠한 발전적 논의도 없이 1시간 40여 분만에 마무리가 됐다.이에 앞서 진흥원 김규칠 상임이사는 1월 26일 열린 진흥원 사업계획 간담회에서 토론회 개최와 관련 “1월 22일 총무원장 자승스님에게 예방인사를 갔을 때 대화를 적극 강조하면서 토론회 참가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 보다 진흥원과 대화를 통해 진행하라고 권했는데 예정대로 진행됐다” 면서 “일부 주장과 달리 진흥원이 조계종에 대한 지원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적이 없다.
군종교구 지원 등 지원 성격이 전환됐다. 1980년대 진흥원이 신군부 ‘불교정화기획자문위원회’에 지원금을 지원한 것은 법난 이후”라고 강변했다.
불교방송 사장 선출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동안 진흥원에서는 사회에서 나름 촉망받는 인사를 불교방송 사장 후보로 추천했지만 모두 외면 당했다”며 “혼란이 거듭되다보니 사회적으로 ‘불교방송 사장 응모해서는 안되겠구나’라는 인식이 커졌다. 한 두 명의 판단이 아니라 중의를 모아 사장을 선출해야 되는데 그것을 못해 오히려 불교방송 앞날과 진흥원 사장 추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중일 기자 bono98@jub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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