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부처님 자비심 발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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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곡 지음/종이거울 펴냄/1만6천원 |
사진과 글이 잘 어우러진 이 책은 하나의 자연이다. 양평 통방산에서 토굴 수행중인 정곡 스님의 렌즈를 통해 스님이 느낀 자연을 바라보다보면 자연의 속삭임을 느낄 수 있다. 스님은 속삭임을 인간의 언어로 바꿔놓았다. 스님의 하늘을, 스님의 냇물을, 스님의 꽃을, 스님의 장작불을 바라보고 있으면 언어는 다시 자연의 음성이 된다. 참 맑고 편안하며 위로가 되는 책이다. 책은 모두 다섯 묶음으로 나눠졌다. 그 묶음은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과 사계의 변화를 따른 것이다.
이 책은 모두 다섯 묶음으로 나눠졌다. 그 묶음은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과 사계의 변화를 따른 것이다. 첫 번째는 ‘날 바라보기’. 욕심으로 똘똘 뭉친 문명사회의 일원인 나에게 죽비를 내려치시는 데, 그 무게가 솜털 같다. 부드러운 말 죽비다. 너무 조곤조곤 말씀하셔서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 번 읽고 두 번 읽으면 스님의 죽비가 가슴을 친다. 스님은 자연에게서 마음 놓고 받으란다. 무엇을? 자연이 주는 은총을, 혜택을, 아름다움을. 그리고 느끼란다. 느꼈으면 그걸 혼자 감춰두지 말고 나누란다.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워내고 나누는 것. 그것이 첫 번째 묶음에서 스님이 주고 싶은 말이다. 받고, 느끼고, 나누는 것.
두 번째부터는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가을에서 겨울로’, ‘다시,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의 변화를 빗대, 봄과 여름의 생동하는 기운, 여름과 가을의 넉넉함, 가을과 겨울의 포근함, 그리고 다시 생명이 꿈틀대는 겨울과 봄을 빌려 화두를 던지신다. 스님이 느끼고, 스님에게 보이는 모든 봄은 예사롭지 않다. 여름은 싱그러우며, 가을은 넉넉하다. 겨울에 잉태된 봄은 다시 시작이다. 그것들에서 부처님의 자비를 느끼고, 인간의 나약함을 깨달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배운다.
스님의 하늘을, 스님의 냇물을, 스님의 꽃을, 스님의 장작불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언어는 다시 자연의 음성이 된다. 참 맑고 편안하며 위로가 되는 책이다.
김주일 기자
▲정곡스님은?
마곡사로 출가해 수덕사서 혜가스님을 은사로 득도, 범어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은 스님은 1984년 봉암사에서 용맹정진결사 수행 후 서암 스님으로부터 ‘망명’이라는 당호를 받았다. 이후 운수행각으로 수행정진하다 ‘마음 하나 쉬어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수행자’가 되고자 ‘정곡’이라 정해, 2006년 경기도 양평의 통방산 자락에 수행처 이름도 정곡사라 짓고 터를 다지던 중, 2010년 종달노사님 제자인 법경 법사님으로부터 <무문관>과 <벽암록>에 있는 공안 점검을 모두 마치고, ‘통방’이라는 선사호를 받았다. 현재 양평 정곡사에서 〈통방불교참선학교〉를 열고 신심 있는 불자들과 정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