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로 보살행의 실천 앞장
 |
| 혜철 지음/운주사 펴냄/1만2천원 |
충북 옥천에 자리한 ‘대성사 혜철 스님’은 ‘중매쟁이 스님’, 혹은 ‘커플매니저’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특이한 이력의 스님이다. 스님에게 ‘중매쟁이’라니? 어찌 생각하면 출가자로서의 수행과는 거리가 멀고, 또 자칫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들릴 법도 하건만, 스님은 이미 수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다. 게다가 벌써 870여 쌍의 부부인연을 맺어주어 ‘중매의 달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중매사찰 옥천 대성사 주지 혜철 스님이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며, 속세에서의 삶과 출가, 그리고 출가 후의 다양한 활동과 인연들, 스님 중매쟁이가 된 사연과 일화,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 불교의 가르침 등을 진솔하게 써내려간 자전 에세이이다. 스님은 왜 이리도 ‘선남선녀 짝 맺어주기’에 열성적인 것일까?
그것은 스님이 “인연이야말로 모든 것의 시작이고, 좋은 인연을 맺는 것은 행복한 삶으로의 지름길이며, 이것이야말로 사회를 밝히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은 매주 일요일마다 법회를 열어 ‘선남선녀 만남’을 주선하고 있는데, 이 비용을 모두 자신이 부담하니, 이는 한편으로 보시행의 실천이기도 하다. 즉 스님에게 있어 ‘중매’ 역할은 수행의 또다른 방편인 것이다.
이렇듯 ‘오작교’ 활동에 적극적이어서 대외적으로 중매쟁이라는 타이틀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본분사는 출가자이다. 중매쟁이로서의 모습은 그의 다양한 수행과정, 혹은 출가행 중 하나일 뿐이다. 실제로 스님은 인터넷언론인 ‘불교공뉴스’ 대표, ‘kcrp종교인평화회의’ 충청북도 상임대표, ‘충청북도 교육청 홍보대사’, 사회적 기업인 ‘누리뜰 IT’ 이사, 사)원봉문화복지회 이사 등 다양한 종교 및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책에는 이렇게 ‘중매스님 혜철’뿐만 아니라 ‘출가자 혜철’로서 오늘이 있기까지 주요한 삶의 궤적과 활동 등이 간결하면서도 힘있게 그려져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병약했던 한 어린 소년이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거쳐 생활인이 되고, 다시 출가 수행자가 되어 대중 속에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아픔을 감싸안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스님은 자신의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는 스님이셨다. 어린 시절, 나는 아버지가 스님이신 게 너무나 싫었다. 아니, 부끄러웠다.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이번엔 어머니가 스님이 되셨다. 나는 스님이 되기 싫었다.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두었다. 그러나 운명처럼 나도 스님이 되었다. 그렇게 내가 받았던 아픔을 내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넘겨주었다. 그리고 아들 역시 운명처럼 스님이 되었다. 스님은 나의 운명이다”
이렇듯 스님은 이 작은 책 속에, 선뜻 밝히기 힘든 개인사를 비롯, 출가자이자 사회활동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응축해 담아놓았다. 비록 짧은 글들이지만 스님이 안고 있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출가 전의 삶과 우여곡절이 많았던 출가의 과정,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애절함과 그리움, 중생의 아픔을 보듬어 안고 살아가는 출가자로서의 삶의 모습이 때로는 애잔하게, 때로는 가슴 따뜻하게 다가올 것이다.
김주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