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재우/주간불교편집부장 |
조계종 호계원의 기능과 권능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 툭 하면 심리연기, 심판연기, 정치이해 관계에 따라 양형이 들쭉날쭉 한다.
호계원은 종단 사법기능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으며, 호계위원은 사회에 준하는 판사이다. 특히 재심호계위원은 정부기관의 차관급 이상이며, 고위직 공무원이다. 그 위상은 대단하다.
종단 호계위원도 스님신분으로서 전문직이다. 범계나 비위 등을 저지른 스님을 재판하는 일이다. 스스로 그 직에 걸맞게 도덕성과 청렴성 언행에 있어 타의 수범이 되고 지도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계위원들에게 거는 기대는 거품 빠진 맥주처럼 밋밋하기만 하다. 아직도 백양사 도박사건도 그렇고 전 주지 시몽스님과 전 재무국장 보연스님 문제도 그렇다. 한쪽에는 자성과 쇄신을 위해 힘써 노력하는 곳이 있는 반면 사법기능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볼멘소리가 종도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마디로 무딘 칼날 앞에 자성과 쇄신의 서릿발은 찾아 볼 수가 없다.호계원이 77차 심판부를 개정해, 초심에서 제적과 변상금 8,130만원을 선고받은 전 백양사 주지 시몽스님에 대해 심리를 종결했지만, 시몽스님은 이날 심판부에서 기소내용에 대한 반박 준비시간을 달라며 심판연기를 요청했다. 비리가 완연하게 드러난 마당에 무슨 궤변이 필요할까 싶다.
호계원은 또 다시 심판연기를 받아 들였다. 시몽스님에 대해 시간을 갖고 검토해 보자는 취지로 해석해 보지만, 종단감사를 노골적으로 거부하고, 종무행정을 문란 하게 한 행위만 놓고봐도 호계원의 결정은 쉽게 받아들일 종도들이 누가 있겠는가?
또한 백양사 도박현장 촬영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제적선고를 받은 보연스님도 심판을 연기했다. 특히, 두 차례 심판이 연기됐던 황운스님의 심판을 또다시 연기한 것은 호계원이 무능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지탄의 목소리가 드높다.
호계원이 황운스님의 항소 결과를 지켜 본 후 심판을 해도 늦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신중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성매매 혐의 등 승풍실추로 기소돼 1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어느 때는 종단이 사회법의 형량에 따라 할 필요가 있냐며, 종단 종헌·종법에 따라 형량을 결정하면 된다는 논리를 펴던 호계원의 입장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때그때 마다 잣대를 달리 하는 호계원의 논리에 종단 사법기능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초심에서 변상금 4,200만원을 선고받은 각범 사미도 심리가 연기됐다. 어디 이 뿐인가?재산비위사건으로 공권정지 3년을 선고받은 도관스님이 신청한 특별재심청구를 받아들여 한차례 심리를 연기했다. 도관스님은 재심판결에서 제척사항에 해당하는 위원이 포함되어 있어 다시 심판을 해달라고 특별재심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적인 물타기다. 언제부터 종단 사법기능이 이 정도에 이르렀는가? 호계원의 독립된 사법기능과 독립성을 바라보는 종도들의 열망이 굳이 이부중만의 종단 형태는 아닐 것이다. 자성과쇄신 호계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