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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1/02/22 11:28:50  이한규
‘대통령 염장이 연화회 대표 正行 유재철 거사’
‘불교상장례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일’이 나의 서원

장례는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유하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장례는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유하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양자를 모두 편안하게 하고, 산 자가 앞으로 살아갈 힘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본인이 할일이라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일 중에 가장 힘들고 큰 일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낼 때 합당한 절차와 의식을 갖추어 보내는데, 그것이 장례이다. 장례는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유하는 시간이며 공간이다. 양자를 모두 편안하게 하고, 산 자가 앞으로 살아갈 힘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장례지도사가 할 일이다.

 

▲유재철 거사는 불교장례를 통한 생활불교활동으로 다양한 불교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장례지도사는 국가공인자격으로 선호하는 전문직 중의 하나라고 한다. 염습은 고인을 마지막으로 목욕시키고 깨끗한 옷을 입혀 관에 모시는 일이다. 장례지도사가 하는 일들 중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절차 중 하나여서 염장이가 직업인 적도 있었다.

 

장례지도사는 고인의 염습 외에도 매장이나 화장, 봉안하는 일을 진행하고, 장례 관련 행정적인 일처리를 돕는다. 그리고 가족과 상담하여 고인의 삶이 잘 드러나도록 장례식을 기획하는 일, 가족의 황망함을 최소화하여 고인과 잘 이별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큰스님 · 대통령 염장이로 널리 알려진 연화회 대표 정행(正行) 유재철 거사를 만났다.


1994년 조계사앞에서 연화회 설립해 지금까지 한우물만 파

그는 11녀의 자식을 둔 가장으로 젊어서 꽤 잘나가던 사업에 실패하고 앞일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자포자기한 채 지내던 때가 있었다. 그런 자식이 걱정되어 부처님 전에 기도하던 어머니의 힘으로 100일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때 그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 준 인연이 바로 개운사 주지 범산 스님이다.

 

▲보성 스님 영결식 장면
 

그는 불교 공부를 시작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면서 사찰과 불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던 중 1994년 광주불교청년대회에서 불교장례를 하는 능인회를 만나게 되었다. 능인회에서 불교장례 일을 배우면서 드디어 해야 할 일을 찾았다는 결심이 섰고, 그래서 조계사 앞에 조그만 사무실을 차려 연화회라는 간판을 걸었다. 이후 지금까지 불교장례의 한 길만을 묵묵히 걸어오고 있다.

 

불교장례문화 발전을 이루겠다는 커다란 서원 세워

유재철 거사는 가장 절망적인 시절 불교와의 인연으로부터 시작해 생활 속의 불교’, ‘불교장례문화 발전을 이루겠다는 커다란 서원을 세우고 지금까지 열심히 쫓아다니며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

그는 서경보 스님, 석주 스님, 숭산 스님, 법정 스님, 지관 스님 등 불교계 큰스님들 장례진행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네 분의 대통령 국가장 의례를 진행했고, 그 내용을 정리하여 2013년에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서 한국의 국가장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당시 조계종 문화부에서 전국 다비현황보고서를 기획했는데, 그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해인사, 범어사, 백양사, 수덕사, 봉선사, 선암사 등 다비를 맡은 스님들과 인터뷰를 통해 사찰별 전통 다비의 특징과 장단점을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적명 스님 영결식

그동안 스님 장례를 봉행하면서 다비를 가까이 지켜볼 수 있었는데, 특히 법정스님 다비(2013. 3) 때 정오에 거화해서 다음날 10시경 유골을 수습할 때까지 많은 분들이 추위를 견디며 밤새 지키는 것을 본 후 왜 저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강의가 없는 여름방학 동안 연구에 몰두하여 전통 방식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연화다비를 개발해 20131021일 처음으로 시도했다. 그리고 12월에 2번 더 봉행을 하면서 단점을 보완하여 3시간에 마칠 수 있는 연화다비를 완성했다. 현장에서 다비를 지켜본 스님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2014년에는 6, 2015년에는 7회를 실시하였고, 20167월에는 장맛비 속에서도 진관사 진관스님의 다비를 봉행하여 눈, 비에도 가능한 기술을 가지게 되었다. 2017년 이후 국내에서 치른 스님 다비는 대부분 그가 주도했다.

 

과거엔 밤새 불길이 치솟고 비용도 많이 들었지만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3시간에 마치는 출장 다비를 개발했어요. 법적인 문제, 유해가스 배출 등의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세 건의 특허도 냈죠.”

 

 
▲법정 스님 발인 현장

다른 곳에서 하는 다비를 보면 대부분 4~5말 석유를 사용하는데, 유재철 거사가 개발한 연화다비는 석유를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고 불을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전국 스님다비 중 연화다비의 비율을 살펴보면, 201716회중 15, 201817회중 13, 201920회중 16, 202017회중 14회로, 최근 4년간 총 70회중 58, 83%를 차지한다.

이는 몇몇 사찰에서 넓은 공간에서만 할 수 있었던 다비가 이제는 스님이 거주하는 혹은 거주하셨던 사찰경내의 마당, 주차장, 텃밭을 활용하여 할 수 있는 출장다비로 활성화된 결과치일 것이다.

 

전통방식을 유지하되 효율적인 현대식 연화다비 개발

연화다비는 전통으로 내려오는 여법한 형식은 유지하되 효율적인 현대식 다비단을 제작하여 원하시는 스님 누구나 희망하는 장소(사찰 경내 200)에서 최단 3시간에 마칠 수 있는 출장다비이다. 다비 하루 전에 다비단을 제작하여 법구를 모신 후 5분 내에 거화가 가능하며 석유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냄새나 검은 연기가 없다. 전통소재인 참나무, 소나무, 숯만을 사용하여 습골이 용이하며 특히 눈이나 비가와도 걱정 없이 봉행할 수 있다고 한다.

 

▲김영삼 대통령 국가장 안장식 장면
 

출가수행자라면 누구나 생의 마지막이 여법하기를 기원할 것이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2008)에서 승려노후복지설문조사 결과 스님의 85%가 입적 후 다비하기를 원하나 현실은 5% 큰스님만 시행하고 있다. 특히 비구니스님들의 다비는 전체 다비 중에 1/4정도이다. 다비시설의 부족, 비용부담 등으로 다비는 희망사항일 뿐인 것이다. 또한 조계종 다비현황조사보고서(2013) 및 교계신문 기사에 의하면 다비전수자가 없어 전승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고도 한다.

사찰경내에서 하는 다비는 법으로 보장되어 사찰 주변 환경(도심, 주거지) 및 민원 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서울 성북동과 방배동 소재 사찰 경내에서도 다비를 봉행한 사례가 있다.

 

불교장례를 통한 생활불교활동은 더 다양한 불교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밑바탕

유재철 거사가 유독 불교장례에 힘쓰는 이유는 종교는 우리의 생활 속에 녹아 있어야 진정한 종교이며, 힘들고 고통 받을 때 위안이 되고 힘을 주는 것이 종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슬픔뿐만 아니라 즐거움까지도 같이 나눌 수 있을 때 그 종교는 최고의 목표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불교장례를 통한 생활불교활동이 더 다양한 불교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해 줄 것이라 믿고 있다.

 

그의 좌우명은 늘 궁리하기라고 했다. 잠시라도 쉴 때면 궁리를 한다는 것이다. 그의 향후 계획은 사찰 스님들을 중심으로 신도들의 모임을 꾸리도록 돕는 것이다. 그 모임에서 사찰의 구성원과 그들의 가족, 이웃들의 대소사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큰일을 미리 준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도반들끼리 나서서 내 집안일처럼 서로 돕는다면 신도 간의 화합은 물론, 이웃종교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뿐만 아니라 그것이 부처님의 뜻이 아니겠냐고 했다.

 

 
▲노무현대통령 국민장 MBC 생중계 장면

불교장례문화에 대해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불교장례의식에 대한 모델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불자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통일법요집이 만들어져서 사용되고 있듯이 종단차원에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통일된 불교장례의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한다.

이 시대에 맞는 불교생활의례를 정립해 놓는다면 불자들이 어디서든 필요한 것을 얻기가 쉽고 편할 뿐만 아니라 여럿이 모여도 같은 의식을 행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간의 믿음이 커지기 쉽다. 이는 곧 포교활동에 커다란 힘이 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재철아! 지금 하려는 일이 정말 바른 길이냐?

유재철 거사는 이완용을 염했던 전설의 염장이 김봉회 선생같이 한 번에 옷맵시 나게 입혀드리는 건데 아직도 잘 안 돼요. 올해 63살인데 70살까지 염하면 될라나 모르겠어요?”라고 한다.

그는 앞으로도 몸 관리 잘해서 매일 한분씩 칠순까지 3,000분 염습해 드리는 것이 꿈이자 서원이라며, 그동안 모아둔 자료들을 정리해서 책으로 출판해서 장례일을 함께하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그는 지금도 어떤 일을 할 때면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습관이 생겼다. 법정스님이 준 법명 正行같이 재철아! 지금 하려는 일이 정말 바른 길이냐? 라고.


·사진 이한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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