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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시: 2021/12/29 12:34:39  이한규
이 시대 ‘민족의 얼과 혼 ’도편수 遍鼎(杢賱) 이광복 명인
장군으로 말하자면 ‘덕장(德將)’ , 포용력으로 문화재기능인협회 이끌어

어느새 辛丑년이 저물고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2022壬寅年은 검은 호랑이(黑虎)의 해다. 산군(山君)으로 일컬어지는 호랑이의 기개와 강인한 추진력을 기약해 본다.


▲이광복 명인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한국 건축물의 3대 기문을 잇는 '도편수'로 수천년 이어온 한국적 전통건축을 가장 아름답게 짓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수들이 해마다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에 묘서동처(猫鼠同處)와 인곤마핍(人困馬乏)을 뽑았다. 하나는 도둑 잡을 사람이 한패가 됐고, 또 하나는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과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세태가 그대로 비유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우리는 말로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면서 행위는 不信시대에 살고 있다.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새해에 거는 기대가 더 큰지도 모르겠다.

장군으로 치면 덕장(德將)입니다.”

목운한옥대표 이광복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이사장을 만난 날 여주시 일원에는 봄처럼 안개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여기서 우연히 함께 한 차화신 황토온돌 명인과 한국만다라김경호 명인은 목운 이광복의 인물 됨됨이를 이구동성(異口同聲) 이렇게 소개해 주었다.

첫인상이 마치 근심 걱정 없이 편안히 산다는 고침안면(高枕安眠)의 옛말과 다름 아니고, 동성상응(同聲相應)의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광복 명인은 늘 사찰 불사를 시작하기 전 '天地神明' 네글자를 부처님전에 올리고 1080배를 한 후 작업을 한다.


도편수라면 목수, 토수, 석수, 와장, 단청, 소목장, 창호, 도배, 온돌 등 그야말로 여러 분야 각각의 장인들과 출발부터 마무리까지 아우르는 당사자다. 짐작컨대 1365일 심사가 편안할 수가 없을 터이고 더구나 지금은 대선을 앞두고 다시 거리두기가 시작된 코로나19’의 어두운 분위기가 아닌가.

문화재청은 현재가 없고 과거만 있는 것 같습니다.”

24개 직종의 기능인협회서 수석부이사장 6, 그리고 이사장이라는 중임을 맡으면서 그는 기능인들의 설 땅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일반인이 가지지 못한 포용력,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있습니다.”

202223년 단임 임기가 끝나는 사단법인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 이사장으로서 목운은 라이센스 소유자만 1만 명이 넘는 이 시대 장인들을 위해 해야 할 일 등을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대작불사 상량식에 앞서 나각으로 시작을 알리는 전통의식을 하는 이광복 명인

  

전통 기문 잇는 제3대 도편수

한국건축 가장 아름답게 짓는 사람

 

편정(遍鼎) 이광복 대표, 조선 말 이후 우리나라 한옥의 전통을 잇고 있는 제1대 이광규, 2대 신응수 조희환에 이어 이 시대를 대표하는 3대 도편수의 자리에 우뚝 섰다. 조희환의 제자로 23, 그 후 또 다른 스승 신영훈 선생으로부터 새끼 목수 이광복은 목운(杢賱)’이라는 호와 이 시대 최대의 호칭 한국건축물의 기문을 잇는 도편수라는 영광을 받았다. 수천년 이어온 한국적 전통건축을 가장 아름답게 짓는 사람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을축 4월 갑자일에 경복궁을 이룩하세. 도편수(都邊手)의 거동을 봐라. 먹통을 들고서... ”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강화도 전등사 대웅보전을 짓던 목수와 아랫마을 주모와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는 법당의 나상(裸像)에 얽힌 전설은 천년을 넘나드는 도편수의 역사 그 자체다.

전등사와 경복궁 타령가사 일부에 등장하는 도편수란 조선 후기 궁궐이나 사찰 건축 공사를 책임지는 최고로 숙련된 기술자였다.


▲본인이 직접 사찰을 설계한 후 수차례 검토를 거쳐 한치의 오차없이 만족할 때까지 수정 작업을 한다.

▲사찰 설계도면을 만들 때는 '佛事一念'의 삼매에 빠져들기도 한다.


진도(珍島)는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예향으로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목운이 태어난 영원한 고향이다. 광주이씨 21대손임이 자랑스럽고 아버지(부모)의 정신을 이어 전통 한옥에 평생을 살아온 자신이 자랑스럽다.

어린 시절 목수였던 부친 덕분에 대패와 자귀(짜구)로 깎아 만든 팽이와 세 발 구루마 솜씨는 동네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습니다. 아버지는 나무와 목수가 가지고 있던 연장을 시간 날 때마다 갖다 썼어도 아무 말씀 안 하셨습니다.”


▲1979년 목포공고 2학년때 기능올림픽에 출전, 박찬현 문교부장관으로부터 기능장증서를 받았다


편정은 목포공고 건축과 3년 재학중 매년 학생회비 1.000원만 달랑 내고 졸업했다. 2 전국학생기능경기대회목공분야서 다섯 시간 작업 끝에 지붕 모서리를 완성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목포공고가 생긴 이래 50년만에 처음 있는 경사였다. 1979년에는 기능올림픽에 출전, 박찬현 문교부장관으로부터 기능장증서를 받아 목공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았다.

만약이라는 가정이지만, 편정이 목포공고를 졸업하자마자 목공을 주업으로 삼았다면 아마도 도편수라는 호칭은 훨씬 이전에 받았을 거라고 짐작된다. 80년 목포직업훈련원 건축목공직업훈련 교사, 93년 고창캠퍼스 신축을 시작으로 목포 폴리텍 신축공사 총감독으로 발령나면서 목공의 길은 점점 멀어졌다. 오늘의 도편수 이광복은 어느 날 갑자기 98IMF로 인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구조조정의 산물로 기능대학교원의 신분을 떠나 그 덕분(?)에 비로소 고교졸업 후 39세에 목공의 길에 들어섰다.

 

완벽한 중층건물 광제사 대웅전

2022년 조계종 세종시 거점도량 완공    


▲세종시 조계종 광제사 대웅전은 중층건구조로 건립하는데 무려 2만3천개의 부재가 들어간다

▲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중층건물 구조로 완벽하게 짓고 있다는데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도편수는 남에게 복을 빌어줘야 합니다. 또 집 한 채 지었다면 그 집 일 모두 도와줘야 합니다.”

지금까지 편정의 손으로 완성된 궁궐, 사찰, 한옥 등은 250채를 헤아린다.

석촌호수 인근 불광사,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 강화도 학사재, 서울 은평구 진관사 향적당, JAS유엔사 법당 무량수전, 신륵사 선회당 등 대작불사와 해체수리 참여 등은 한결같이 명품 소리를 들었다. 미국 입성 10년을 기록한 뉴욕 원각사 대작불사, 영국대영박물관 한국실, 독일 자유대학 정자, 프랑스 파리 이응로 화백 고암서방 한옥, 298평에 기둥 100개를 세워 건축된 중국호텔 연길 연성각 한옥 등을 통해 전통양식의 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써 동서양인들로부터도 갈채를 받았다.

특히 독일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당시 남·북한대사가 함께 상량식에 참여하여 절을 하도록 만든 당사자였다.

한 치의 오차도 허락않는 대작불사에 임하게 될 때 마다 그 건축물이 사람의 인격을 만들어내야 하고, 생명력을 불어넣어야 하며, 사람한테 이()로 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아가 단 한 채라도 한() 민족의 얼과 혼을 담긴 집을 지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작업에 임해왔습니다.”

“‘짠다는 하나의 못도 들어가지 않는 것을 말하고 건다는 대장간서 벼린 못을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짜고 걸고 수많은 과정을 거쳐 편정이 완성한 250채는 한 번도 같은 집이 없이 만들어졌고 각각 250편의 소설 같은 사연이 담겨 있다.

360년 전 지은 창덕궁 존덕정을 해체 수리하면서 자신이 지켜온 전통기문의 법칙이 그대로 전승됐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쾌재를 불렀다.

숫자 개념은 없어도 공간구성개념은 누구도 따를 사람이 없다.”


이는 편정 자신도 인정하는 천부적인 재능의 한 단면이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 도감 현고 스님을 모시고 2021년 시작된 조계종 세종시 포교거점도량인 광제사 대웅전은 96평 규모로 20226월 완공될 계획이다. 편정으로서는 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중층건물 구조로 완벽하게 짓고 있다는데 대해 큰 보람을 느끼는 대작불사의 하나다.

광제사는 자그만치 23천개의 부재가 들어간다. 승용차보다 부품이 더 많다는 계산이다. 거기에 한 치(3Cm)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다.

임실 천지원에 세워진 기둥없이 지었다는 팔각정은 제가 봐도 신의 한 수라고 탄복할 정도로 도편수의 면모를 극명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꼽힌다.

 

삐뚫어진 왼손 등 영광의 상처

나무와 한 평생, 사찰 짓다보니 불자가 돼


   
▲도편수 20여년 세월 속에 수없는 대패질로 왼손이 비뚫어져 있다 이것은 연륜의 상징이자 영광의 흔적이다


도편수 20여년 세월 속에 본인도 모르게 자라난 소 구레나루, 즉 목도(목 위 경추)라는 굳은 살과 수없는 대패질로 왼손잡이 왼손이 비뚫어져 있는 모양은 수백채의 한옥을 지은 연륜의 상징이자 영광의 흔적이 아닌가 싶다.

새끼 목수 시절 부편수 몰래 현도(도판)를 가져와 베끼다가 혼이 났던 일화도 있었다. 조희환, 신영훈 등 그 당시 스승들은 칭찬에 무척 인색했다. 지나치게 까다로워 접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대패질 하다 기스라도 날라치면 네 살 뜯어 붙이라며 호된 꾸지람과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렇게 살아온 도편수 인생은 나무와 한 몸이 되어 대패질 할 때마다 콧속으로 스며드는 그 향기에 취하고, 때로는 250년 된 적송을 만나 기를 받고 대화를 나누는 희열을 맛보면서 고달픔을 잊었다.

남자는 소나무와 가까이 해야 합니다. 의 기운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소나무 향기를 맡으면 정신적 안정을 느끼게 됩니다.”

나무와 평생을 살아온 편정은 소나무의 매력 중 하나는 어린이 피부와 같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진천 보탑사에서 전해지는 일화 하나, 초파일에 올린 수박을 동짓날에 잘라 먹는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소나무가 예사 나무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편정은 미국 뉴욕시에 원각사 대웅전을 지을 때 1.5톤짜리 상량보 마룻대를 끼우면서 자연의 긍궁한 이치를 꿰뚫는 사람이 곧 도편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토록 애 먹이던 상량보를 마룻대에 끼우는 작업이 먹구름을 향해 용 오른다며 외침을 하자마자 깜쪽같이 쏙 들어가는 것을 보고 이것이 바로 기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좌우명은 옳고 그름을 꽃 본 듯 하라


▲도편수는 남에게 복을 빌어주고 반드시 그 집 일을 도와줘야 하는데 도편수의 역할이라고 했다
 

  

목운한옥 공방에 들어서면 추사 김정희의 그 유명한 세한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나무는 100년 이하, 오른쪽은 150년 이상이죠. 소나무 껍질만 봐도 나이를 알 수가 있습니다.”

자른 나무 마다 또 다른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 편정은 세한도를 가리키며 그림 속의 소나무와 잣나무의 나이를 설명했다.

세한도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추사 김정희의 작품이자 국보다. 세월이 흘러도 어떤 역경 속에서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 추사와 이상적의 이야기는 우리들 가슴에 파고들고 있다.

歲寒松柏’, 즉 어떤 역경 속에서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 깊은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도편수는 산, , 물과 밀접하고 반풍수(風水)가 돼야 합니다.”

20세 때 목포문화원서 우리의 가락 창()을 배웠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트럼펫, 기타 등 음악에 대한 장르는 동서양을 넘나들 정도로 다양하다. 뉴욕 원각사 상량식 때는 김용림의 정선아리랑’, JAS무량수전 상량식에서는 한밤의 트럼펫을 행사 음악으로 사용했다. 세계적인 작곡자이자 연주가인 Yanni어머니를 위한 곡을 특히 좋아하고 진주(眞珠)가 고통 속에 생성된다는 사실을 실천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목수는 치매 환자가 없다?”

   

▲추사 김정희의 '歲寒圖'를 보고 소나무와 잣나무의 나이를 설명했다


소나무의 미칠 것 같은 향기에 취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우주의 집으로 일컬어지는 한옥과 삶을 함께 하니 건강할 수 밖에 없다는 거다.

대작불사 상량식에 앞서 티벳과 네팔서 가져온 나각(螺角)’으로 天 地 人을 상징하는 세 번의 시작을 알리는 전통의식은 도편수만이 가질 수 있는 권한이자 매력입니다.”

집 지을 때마다 상량식에서 天地神明네 글자 앞에 합장하고 트럼펫 불듯 나각을 부는 편정의 모습을 상상해 보자. 한민족의 얼이 있고 한옥의 전통이 있고 진정 멋스럽지 않은가?

사찰을 많이 짓다 보니 저절로 불자가 됐습니다. 지금은 내 몸속에 불교가 저절로 동화되었습니다.”

목운공방에 들어서자마자 잡히는 佛事一念이라는 글씨, 이 글 네 글자가 편정의 대작불사 마다 임하는 믿음이 아닐까. 옳고 그름을 꽃본 듯 하라는 시비여대화(是非如對花)’라는 좌우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덕장의 지혜로 보인다.

목운공방서 나각(螺角)을 힘차게 부는 편정의 모습이 더 위대한 대작불사를 향한 도편수 편정의 천 년을 내다보는 포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여주 = /길주 전문위원

        사진/이한규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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