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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 |
2014년 한국 방문 시 종교간 화합 강조했던 교황 추모
선종 직전까지 가자·우크라 평화 촉구한 '행동하는 교황'
"오늘, 인류의 큰 스승이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선종하셨다는 비보를 접하며 깊은 슬픔에 잠깁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애도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진우 스님은 "교황께서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 겸손과 자비로 인류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분이었다"며 "높은 자리에서 낮은 이들을 살피시며,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셨다"고 추모했다.
특히 "2014년 대한민국 방문 당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시고, '삶이라는 길을 함께 걷자'는 말씀으로 종교 간 화합의 길을 밝혀 주셨다"며 "우리 불교와도 인연을 맺으시며 따뜻한 우정을 나누셨다"고 회고했다.
진우 스님은 "큰 별이 지고 세상은 다시 어두워졌지만, 교황께서 남기신 사랑과 헌신의 길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남아 있다"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여러분께 깊은 위로를 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인류와 함께 애도한다"고 밝혔다.
'빈자의 성인'으로 불린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2013년 3월 제266대 로마 가톨릭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미주 지역 출신의 첫 교황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 서기 8세기 이후 1300년 만에 비유럽 지역에서 배출된 교황이었다.
교황은 가톨릭의 고질적 병폐를 바로잡기 위한 개혁에도 적극 나섰다. 취임 직후 아동 대상 성범죄를 은폐한 주교를 해임하는 법안에 서명했고, 2014년 교황청 산하에 아동보호위원회를 설치했다. 바티칸 은행에 대한 개혁 조치도 단행했다.
또한 임신중지, 여성, 성소수자 문제에서도 전향적 태도를 취했다. 2023년 12월에는 '동성 결합은 교회의 교리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기존 방침을 깨고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허용했다. 난민 문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으며 2016년 11월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특별미사에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온 노숙인과 빈민, 피란민 6000여명을 초대했다.
교황은 2023년 10월7일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 중 벌어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을 "잔학행위"라고 비판했으며, 매일 밤 가자지구 내 성가족성당에 전화해 성직자와 피란민들의 안부를 묻고 이들을 위로했다. 그는 선종 직전까지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평화를 촉구했다.
지난 2월 폐렴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생사의 고비를 넘겼던 교황은 선종 전날인 20일, 부활절 대축일에 바티칸을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비공개 면담하고 미사에도 깜짝 등장하는 등 정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이날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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