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도난 불화 43년 만에 본래 자리로 귀환 의식
시카고 스마트미술관, 조건 없는 반환 결정해 귀감
대한불교조계종은 4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예천 보문사 신중도 환수 고불식'을 여법하게 봉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직지사 주지 장명 스님, 보문사 주지 도문 스님, 최응천 국가유산청장,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김정희 이사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직지사 주지 장명 스님은 고불문에서 "제석천과 위타천이시여, 다행히 좋은 인연을 만나 제자리로 돌아오셨으니 먼 길을 떠돌던 나그네가 고향에 온 것과 같습니다. 이곳은 당신의 도상을 조성한 이들이 머물고 당신을 찬탄하고 또 예배하는 이들이 머무는 곳이니 이제 이곳에서 편히 머무소서"라며 신중도의 귀환을 환영했다.
이번에 환수된 신중도는 지난 2023년 6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미국 시카고 스마트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것을 확인하고 도난성보임을 인지하면서 환수 절차가 시작됐다. 조계종은 8월 총무원장 스님 명의로 서신을 보내 반환을 요청했고, 스마트미술관은 검토 끝에 2024년 7월 영구 소장품에서 제외하고 반환 의사를 밝혔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치사에서 "신라 의상대사께서 창건하신 예천 보문사는 천년을 이어온 도량으로 수많은 불자들의 신심을 키워온 성지이나, 격동의 현대사를 지나며 귀중한 성보들이 유출되고 도난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며 "2014년에는 아미타불회도와 삼장보살도가 환수되었고, 오늘은 또 하나의 소중한 불화인 신중도가 도량으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시카고의 스마트미술관은 이 성보가 도난품임을 인지한 즉시 조건 없는 반환을 결정했다"며 "이는 문화예술기관으로서 윤리적 책임을 다한 숭고한 실천이며, 앞으로 세계 각국에서 도난문화재 문제를 대하는 하나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과보고를 맡은 혜공 문화부장 스님은 "2024년 11월 19일 조계종 문화부장을 단장으로 종단 대표단이 스마트미술관을 방문하여 신중도 반환에 대한 협약을 완료했다"며 "스마트미술관은 신중도의 종교적인 가치 회복에 공감하고, 국제박물관협의회의 박물관 윤리 강령에 따라 조건 없는 반환을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장 최응천은 축사를 통해 "역사적·학술적·회화사적으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인 만큼, 원래의 자리로 환지본처되는 신중도가 성보의 역할로 충분히 예경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원활한 환수를 위한 개선책과 제도를 다각도로 마련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도난 문화유산들이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환수에 기여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이민선 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으며, 보문사 주지 도문 스님은 환수기금을 전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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