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적 근거 제시하며 사회적 의미 분석
 |
| ▲ 9월 21일 열린 제7회 정평포럼(왼쪽부터 양한웅 전문위원, 박경준 교수, 이도흠 교수, 김광수 교수, 이희선 공동대표) |
“문수 스님은 2010년 5월 31일 경북 군위군 군위읍 사직리 위천잠수교 앞 하천 둔치에서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했다. 유서 내용은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하라,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었다.”
‘문수 스님 소신공양의 사회적 의미’를 주제로 9월 21일 오후3시 서울 종로구 문화공간 온에서 열린 제7회 정평포럼에서 첫 번째 발제자인 김광수 전 한양여대 명예교수는 문수 스님을 이렇게 소개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상임대표 최연) 주최로 이희선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은 이날 포럼에서 김 교수는 “문수 스님은 치열한 구도자였다. 무문관에서 3년 결사를 했다. 스님은 입적 후 남긴 재산이 10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철저히 무소유를 지켰다. 평소 스님이 기거하던 방에는 텔레비전 1대, 서랍장 하나가 전부였고, 식사도 하루에 한 끼만 먹을 정도로 수행에 정진해왔다. 방 한 귀퉁이엔 50cm 높이로 스님이 보던 신문이 쌓여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틱낫한 스님, 정원 스님, 전태일 열사 등의 소신공양 과정도 소개한 김 교수는 “이들의 소신공양은 이웃을 위하고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이유가 개인적인 것이라면 그것을 소신공양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모든 소신공양은 그 목적이 사회적인 것이고, 불교적으로 말하면 보살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화경 악왕보살본사품, 대승법망경, 산티데바의 입보리행론 등 경전 속에서의 소신공양을 살핀 김 교수는 “보살은 중생의 아픔을 덜어주고, 그 원인을 제거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보살이 해야 할 일이다”라면서 “그러한 보살도의 온전한 실천을 위해서 자기 몸을 스스로 태움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소신공양의 의미는 너무도 위대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이도흠 한양대 명예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사업의 본질을 대운하 사업으로 규정하면서, “결국 4대강 사업은 수십조 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하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무수한 생명을 죽이고 국토를 파괴했다. 유일하게 이익을 보는 세력이 있다면 4대강 공사, 또 공사비의 5~10배에 달하는 복구 공사로 배를 채운 토건 카르텔 뿐이다”라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식(識)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를 죽이는 것이 소극적 살생이라면 그들과 수억 년 동안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온 대지와 대기 등 자연환경을 훼손하여 조화와 균형을 깨뜨려 수억의 생명을 죽게 하는 것은 적극적 살생이다”라면서 “전자가 개체적 살생이라면 후자는 생태적 살생이다. 스님과 불자 가운데 개체에 대한 불살생계를 철저히 지키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만 수천, 수만 마리의 생명체를 학살하는 환경 훼손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움을 현실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과 관련해 “문수 스님은 자신의 몸을 내던져 4대강에서 뭇 생명이 나고 자라고 사랑하고 죽는 영겁 순환을 되풀이하도록 길을 열었다. 개인으로서는 육신의 집착을 버려 열반을 얻었으며, 사회적으로는 수많은 중생 속에 부처를 드러내 자신도 부처가 되는 동시에 중생도 구제하는 보살행을 구현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 교수는 “이는 관념에 머물고 있는 한국불교에는 보살행을 실천할 것을, 정부에는 죽음의 토건 사업을 멈출 것을, 국민들에게는 생명 살림의 불성을 싹틔울 것을, 시민운동과 진보진영에는 진속불이의 보살행에 나설 것을 언명한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와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이 토론자로 나서 발제에 대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http://www.bulgyonews.co.kr/news/39427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독자의견 (총 0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