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청년 세대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통과 의례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고, 청년 문화와 공명하며 확장되는 ‘힙불교’ 현상은 이제 일시적 유행을 넘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월간 「불광」 10월호 『스님 불교 재밌나요?』(통권 612호)는 불교가 종교를 넘어 청년들의 문화적 흐름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변모하고 있는지, 다양한 인터뷰와 칼럼을 통해 살펴본다.
불교, “힙한 불교”로 변모하다
2025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렸고, 그중 70% 이상이 2030세대였다. 미혼 청년 대상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신흥사 편’은 2,620명이 신청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버튜버 ‘불법(佛法) 스님’이 집전한 아이돌 그룹 천도재 라이브 방송에는 4,000명 이상 몰려 화제가 됐다. 2024년 불교박람회를 시작으로 각지에서 열린 불교 굿즈 팝업스토어는 2030세대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불교는 어떻게 청년 세대와 공명할 수 있었던 걸까?
팔상도로 본 청년 붓다와 한 가족의 ‘깨닫다!’ 수행법
붓다는 29세에 출가해 35세에 깨달음을 얻었다. 싯다르타 태자가 성 밖에서 마주한 생로병사, 환락을 누리던 청춘의 끝에서 찾은 허무. 붓다의 출가 선택은 청년기의 치열한 질문이 낳은 전복적 행위였다. 오늘날 불안정한 청년 세대에게 붓다의 고뇌는 여전히 유효하다. 고전평론가 고미숙 필자의 글은 붓다의 생애를 ‘청년기의 고뇌와 질문’으로 재조명한다.
2024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청년들에게 핫했던 ‘깨닫다’ 티셔츠를 만든 장본인 주여진 씨, 2024년 62년차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이하 대불련) 중앙회장을 역임한 주현우 씨, 그리고 남매의 아버지인 행복자비선원 주지이자 불교 명상음악가 태현 스님을 만나 가족의 특별한 수행 여정을 들여다봤다.
JustBe 홍대선원 주지 준한 스님과 <나는 절로> 기획한 묘장 스님 인터뷰
홍대 도심에 자리한 JustBe 홍대선원은 전통 예불과 좌선·차담은 물론 요가·드로잉·채식 파티까지 운영하며 청년들에게 “새로운 불교”로 다가서는 대표적인 곳이다. 주지 준한 스님은 “불교는 본래부터 힙했다”며, “부처님이 여성 출가를 허락한 사건은 당시 사회에서는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스로 발심해 도전하는 삶을 권했다.
<나는 절로>를 기획한, 대한불교조계종 기획실장 묘장 스님을 만나 프로그램을 기획할 당시의 이야기를 들었다. 묘장 스님은 요즘 청년들이 굿즈·힙한 행사·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접하는 불교는 자칫 낯설고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수행·깨달음·자비라는 불교의 핵심 가치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학생과 청년 불자들의 이야기도 가까이서 들어봤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간사, 동국대학교 중앙 불교동아리 ‘동불’, 조계사 청년회 법우들을 만나, 불교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를 물었다. ‘MZ세대의 불교 인식 설문조사’ 코너에서는 청년들이 어떻게 불교를 접하게 됐고, 불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156명의 응답을 통해 분석해 봤다.
한편, 이번 호의 제목은 “‘스’님 ‘불’교 ‘재’밌나요?”라는 밈에서 영감을 받았다. 스불재는 ‘스스로 불러온 재앙’의 줄임말로 자신이 벌인 일을 후회하거나 자책할 때 쓰는 신조어다. 한 방송에서 개그맨 문세윤이 “스님 불교 재밌나요?”라고 ‘스불재’의 뜻을 잘못 유추해 폭소를 자아냈고, 그게 밈(meme)이 됐다. 표지는 해탈컴퍼니의 ‘중생아 사랑해’, ‘깨닫다!’ 도안을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책은 월간 「불광」 공식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월간불광’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정기구독 신청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온라인 서점과 주요 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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