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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종 중앙종회제236회 정기회는 모든 안건을 처리하고 폐회했다. |
"사부대중 평등 실현" 재가자 추모법회 종단 차원 추진 합의
은적사 특위 구성은 부결…종정감사특위 조사 결과 보고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가 11월 19일 서울 조계사 안심당에서 제236회 정기회를 속개하고 재가불자 예우 제도화,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지원 특별법 철회 등 주요 안건을 처리한 뒤 폐회했다. 이날 회의에는 비구니 초심호계위원 신설 종헌 개정안 부결 이후 불참을 선언했던 비구니 종회의원 스님들이 전원 참석해 재적의원 81명 중 63명이 성원을 이뤘다.
의장 주경 스님은 속개에 앞서 "종단 발전과 한국불교의 사활이 걸린 주요 안건을 마무리하기 위해 참석해 준 의원 스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올해 마지막 종회인만큼 의미 있는 논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구니종회의원 모임 대표 정운 스님은 신상발언을 통해 "종헌 개정안 부결 이후 서운함을 표현한 것은 종회가 시대정신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 때문이었다"며 "동료 의원 스님들과 종도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것에 대해 비구니 스님을 대표해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정운 스님은 "종회의원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모두 참석했다"며 "건강한 종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오늘부터 다시 한 분 한 분 의원 스님들을 찾아다니면서 비구니 호계위원 신설 종헌 개정안 동의 서명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종회는 종책질의를 통해 66건의 질의를 다뤘다. 가장 주목받은 질의는 재가불자 예우 제도화에 관한 것이었다. 선광 스님은 "국회 정각회를 조직하고 국회의사당에 법당을 건립하는 산파역을 한 권익현 거사나 부처님오신날 공휴일 지정에 큰 역할을 한 용태영 변호사 등은 불교계 전체에서 1년에 한 번이라도 재가자 공적 추모법회를 개최해 선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광 스님은 "이를 통해 재가자 후손들도 자긍심을 갖고 유족도 불자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순기능이 있을 것"이라며 "집행부에서 입법이 미비하다고 답변했는데, 종회 차원에서 입법을 진행해 불교 위상을 높인 재가자에 대해 종단이 예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정 스님도 "동국대에서 범산 김법린 선생 추모 다례를 봉행하고 있고, 해인사에서 김영환 장군, 화엄사에서 차일혁 경무관에 대한 예우를 매년 하고 있다"며 "종단에서도 이한상 거사나 장경호 거사 같은 분들은 조계사 법당에서 추모 법회를 봉행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총무부장 성웅 스님은 "재가자 예우 필요성에 깊이 공감한다"며 "종단 차원의 추모·예우 사업을 추진하려면 대상자 선정 기준, 관련 부서 협력, 예산 마련, 종법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성웅 스님은 "교구본사와 중앙신도회와도 논의해 추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종회는 또 2027년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지원 특별법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종교편향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 선광 스님은 "해당 법안은 헌법 위반 사항이며 국민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주는 법안"이라며 "천주교 세계청년대회 지원 법안이 국회에서 철회될 수 있도록 의원 스님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특정 종교 행사에 국가가 공식적으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은 특정 종교 특혜를 넘어 국가 행정이 종교에 귀속되는 사례로서 매우 이례적"이라며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특정 종교 행사에 국가가 직접적이고 공식적인 지원을 한 사례가 없기에 국민과 국가 통합을 저해하는 지원 법안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승적관련특별조치법 논란도 제기됐다. 대진 스님은 "종단이 2013년 제정한 승적관련특별조치법은 형식적 기록만으로 실질 자격까지 일괄 인정하는 방식을 취해 법률적 정당성이나 실질적 합헌성에 상당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총무부장 성웅 스님은 "해당 법안은 제193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의원 스님들의 심도 깊은 숙의와 합의를 거쳐 제정된 고도의 입법적 결단"이라며 "종단 안정과 화합이라는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과거의 행정적 공백을 메우고 혼란스러운 법률관계를 정리한 합헌적 입법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직선제 여론 수렴 방안도 논의됐다. 대진 스님은 "일부 종도들이 직접민주주의 방식의 직선제를 여러 차례 요구해 왔다"며 "선거제도에 대한 공감대를 폭넓게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총무부장 성웅 스님은 "공청회나 토론회 등 공론의 장을 마련해 종단적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불자회장 논란도 제기됐다. 대진 스님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가톨릭 신자임을 밝힌 만큼 불자회장을 맡는 것에 대한 종도들의 의구심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획실장 묘장 스님은 "현재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다음 주까지 의견을 조정해서 정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종회는 특별위원회 활동 보고를 통해 10월 16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종정감사특별위원회 조사 보고를 받고 문제점이 확인된 사찰에 대한 총무원 특별 감사를 요청했다. 은적사비리진상특별위원회 구성 건은 토의 끝에 거수 표결을 진행해 의원 56명 중 찬성 13표, 반대 22표로 부결됐다.
중앙종회는 모든 안건을 처리하고 이날 오후 12시 25분 정기회를 폐회했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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